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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전자신문 DB]

국내 정유업계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재개할 전망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긴장감 고조로 정제 마진은 오른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는 이란 국영 석유업체(NIOC:National Iranian Oil)와 원유 수입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우리나라는 이란으로부터 원유를 수입해 왔으나 2018년 미국의 핵 합의 탈퇴 이후 수입이 금지됐다. 양사는 수입 금지 이전까지 총 원유 수입량 대비 10~13%를 이란에서 조달했다. 2017년 이란으로부터 원유 1억4787만배럴, 78억2284만6000달러(약 9조3287억원)어치를 수입했지만 2019년에는 3323만배럴, 20억6994만3000달러(2조4684억원)어치로 크게 감소했다.

양사는 이란산 원유 수입 재개에 선제 대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달 미국과 이란의 핵 합의(JCPOA, 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아졌다. 연내 이란산 원유 수입길이 열릴 공산이 커졌다.

이란산 원유는 경쟁 유종과 비교해 경제성이 있다는 평가다. 값은 저렴한 반면에 고품질이기 때문이다. 이란산 원유 황 함유량은 API(미국 석유협회 기준 경질도) 29~36도 수준이다. 또 국내 수입 이란산 원유 가운데 80% 안팎은 콘덴세이트(초경질원유·API 40~50도 이상)로, 가공 시 석유화학제품 주원료인 나프타를 약 80% 추출할 수 있다. 일반 원유에서는 나프타가 약 20%만 추출된다.

정유업계는 겹호재가 예상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정제 마진이 시황보다 배럴당 2달러 이상 높게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천연가스 가격 상승이 국제 유가를 끌어올렸고, 원가 부담이 커진 글로벌 정유사가 가동률을 낮춰 정제 마진 개선 효과가 커졌다. 다만 수입 협상 재개는 공개적으로는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가 풀려야 거래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이란산 원유는 기존에 도입한 적이 있어 공정 운영상 별도로 검토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아직 이란과 미국 핵 합의가 이뤄진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