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오미크론으로 날개 단 비대면 진료, 생태계 정착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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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블루앤트 CEO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감염 확산세에 방역 당국이 의료체계를 재택치료 위주로 전환했다.

재택치료 대상자가 급증하면서 비대면 진료 수요도 자연스럽게 늘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재택치료 전환은 한정된 의료자원을 고위험군에 집중 투입해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한 조치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한시적으로 허용했던 비대면 진료가 본격적으로 제도권 안으로 들어왔다.

이달 10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오미크론 특성을 고려한 방역·재택치료 체계'에서는 60세 이하 일반관리군은 정기적인 모니터링 없이 동네 병·의원 등 의료기관에서 전화 처방이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의사, 약사 등 의료진도 방역 당국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상운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은 “재택치료를 받으면서 아픈 증상이 있다면 언제라도 동네 병·의원에 전화해 달라. 친절하게 상담과 처방을 해 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대업 대한약사회 회장은 “보건복지부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민·관 협력 체계를 공고히 하고, 처방의약품 조제와 전달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의료진이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비대면 진료가 필요하다는 데 이견을 달지 않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을 제도적으로 안착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이달 10일 열린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주최로 열린 '디지털 전환 시대, 비대면 진료의 미래' 정책 세미나에서 왕규창 대한민국 의학한림원장은 “궁극적으로 사용자들에게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의료가 제공된다면 개인 건강 유지 및 향상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의료비용을 대폭 감소시키고, 의료 소비에서 나타나는 불평등을 완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왕 원장은 “모든 제도는 도입할 때 장단점과 함께 나타날 수 있는 동반 작용을 면밀히 예측하고, 이를 보완할 계획을 세워야 한다”면서 “시범사업을 통해 계획을 수정·보완하고, 그 결과를 보고 나서 제도 시행 여부와 시행 범위를 정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현장의 거의 모든 전문가가 비대면 진료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이런 과정은 비대면 진료가 제도권에 편입하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도 의료계가 우려하는 사항들을 적극 수용하면서,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이용자 경험이 폭넓게 확산하는 것이다.

'올라케어'는 최근 재택치료 안정화를 위해 '재택치료 전담 서비스'를 구축했다. 코로나 재택치료 서비스를 신설하고, 진료·조제와 약 배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자 부담을 지원하고, '코로나 자가 진단 키트'를 제공하는 등 방역 정책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똑딱'을 운영하고 있는 비브로스는 코로나19 재택 격리 환자의 화상·전화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서 연결하는 '코로나 재택치료 병원찾기' 서비스를 출시했다.

민간사업자들도 사회 일원으로서 수익보다 재난에 대응하고 이용자 편의를 도모하는 것이다.

비대면 진료는 더 이상 '할지 말지'를 다투는 논란거리가 아니다. 시대 요구에 따라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생태계로 이해해야 한다.

비대면 진료는 서비스를 공급하는 의료진 등 전문가와 이용자 양쪽 모두가 진보된 기술을 활용해서 손쉽게 사회구성원들의 건강을 챙길 수 있는 도구다. 편리한 도구는 마땅히 써야 한다는 공감대 위에서 이를 어떻게 잘 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

코로나 확산 방지 목적으로 2020년 2월 시작된 비대면 진료와 약 배송 서비스는 이제 만 2년을 맞았다.

그동안 350만명 이상 환자들이 비대면을 통해 진료받았고, 그 가운데 일부는 원외처방 약재에 대해 배송받는 것이 일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를 한 번 경험한 이들이 서비스를 다시 찾는 재방문율은 80%가 넘는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동시에 인류가 어떻게 생존해야 하는지 질문거리와 숙제도 던졌다.

비대면 진료는 지난 20년간 허용할지 말지 수준에서 반복된 논의만 이어져 왔다. 코로나19로 인해 지지부진한 논의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모습이다. 한국 의료 생태계에 비대면 진료가 정착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김성현 블루앤트 대표 mark.kim@bluean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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