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 '통 큰 배당'…상속·증여세 재원 마련 포석

주주친화 정책 일환 규모 확대
롯데, 배당총액 1073억원 책정
신세계, 배당금 갑절 이상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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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롯데와 신세계가 주주 환원 정책 일환으로 배당 규모를 대폭 늘렸다. 배당금 확대에 따른 주주가치 제고뿐 아니라 오너일가 상속·증여세 재원 마련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신세계는 지난해 결산 배당금을 전년 대비 2배 늘어난 보통주 1주당 3000원으로 책정했다. 배당총액은 295억원이다. 신세계의 이번 결산배당은 역대 최대 규모다. 작년만 해도 신세계는 배당금을 2000원에서 1500원으로 줄였다. 올해는 백화점 호조에 힘입어 1년 만에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배당을 확대했다. 배당금 총액이 150억원가량 늘면서 시가배당률도 0.6%에서 1.2%로 뛰었다.

이마트도 보통주 1주당 2000원의 배당을 했다. 배당금 총액은 556억원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야구단과 이베이코리아 인수,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매입 등 투자 부담이 컸다. 올해도 디지털 전환 투자를 위해 현금 보유를 늘릴 필요가 있었지만 전년과 동일한 수준의 배당을 유지했다. 영업이익의 15%를 주주에게 환원하는 배당정책에 따른 것이다.

롯데그룹도 배당 확대에 나섰다. 롯데지주는 보통주 1주당 15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롯데지주 배당은 2019년 주당 800원에서 2020년 1000원, 지난해 1500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배당총액도 1073억원까지 확대됐다. 롯데쇼핑 역시 실적 부진에도 1주당 2800원의 배당을 유지했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7.7%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2868억원에 달한다. 순이익이 없어 배당금을 사내유보금으로 충당했다. 롯데쇼핑 배당금 총액은 792억원이다.

롯데와 신세계의 배당 확대는 주주친화정책 일환이지만, 이면에는 오너일가 상속·증여세 마련을 위해 배당수익을 늘리려는 판단이 작용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지주 보통주와 우선주 포함 약 1376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지주로부터 200억원가량의 배당금을 수령한다. 롯데쇼핑 등 계열사를 포함하면 신 회장이 받는 배당금은 290억원이 넘는다. 배당금 증가율은 30%다. 이는 상속세 납부 재원으로 활용된다. 신 회장의 국내 계열사 지분 상속세만 2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신세계그룹 역시 증여세 재원 마련이 시급하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지난 2020년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8.22%를 각각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에게 증여했다. 두 사람이 납부해야 하는 증여세는 모두 3000억원에 달한다. 이를 5년에 걸쳐 연부연납해도 매년 수백억원 재원이 필요하다. 정 부회장은 이번 결산 배당으로 103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하게 된다. 정 총괄사장 역시 배당금 수령 규모가 전년보다 2배가량 늘어난 55억원이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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