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가 화산 폭발 “벼락 59만회 내리쳤다”

지난달 14일, 남태평양 인근 섬나라를 덮친 해저화산 ‘훙가 하파이’ 분화가 총 59만건 이상의 낙뢰 현상을 동반했다고 바이살라의 글로벌 번개 탐지 네트워크(GLD360)을 인용해 로이터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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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 번개를 동반한 통가-훙가 하파이 화산 분화. 사진=Potungaue Koloa Fakaenatula/ 통가 지질국

핀란드 소재 환경기술기업 바이살라의 기상학자 크리스 바가스키는 “(화산 폭발과 동반한) 번개가 통가 주변 섬들을 거의 집어 삼킬 뻔했다”며 “지구 종말을 경험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훙가 하파이 화산은 통가 수도인 누쿠알로파에서 북쪽으로 약 65km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다. 이 화산은 1월 13일 분화를 시작했다. 이틀 뒤 섭씨 1000도에 달하는 마그마가 20도의 해수와 만나며 엄청난 폭발을 일으켰다.

당시 화산 폭발은 화산재, 지진, 쓰나미뿐만 아니라 59만회에 달하는 번개를 동반해 큰 통가 국민들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 바가스키 기상학자는 “화염이 성층권(고도 50km까지의 대기층)을 강타했고, 이 여파가 위로 올라가며 대기를 파도치게 만들어 번개를 유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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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15일 통가 해저화산 분화에 따른 번개를 시각화한 자료. 사진=핀란드 환경기술 기업 바이살라

본격적인 분화를 일으킨 15일, 6시간 동안 관측된 낙뢰는 40만 건에 달한다. 분화 조짐을 보인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 간은 59만 건으로 이는 2018년 인도네시아에 발생한 아낙 크라카타우 화산(낙뢰 34만 건 감지)을 뛰어넘는다.

GLD360 자료에 따르면, 통가 주변의 56% 번개가 육지나 해수면을 강타했다. 본섬인 통가타푸 땅에 떨어진 낙뢰만 1300여 건이다. 나머지 44% 번개는 화산재 기둥(Plum)과 구름 사이에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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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가-훙가 하파이 화산 분화 당시 화산재·수증기 기둥. 사진=통가 지질국

바가스키는 이번 화산 폭발 당시 낙뢰가 유독 많이 떨어진 이유가 바닷물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화산재와 바위, 갈라진 용암 입자가 마찰하며 충전되는 ‘건식(dry-charging)’과 물이 얼 정도로 차가운 높이까지 도달한 화산재 • 수증기 기둥으로 충전되는 ‘빙식(ice-charging)’이 엄청난 낙뢰를 유도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13일에는 건식으로, 15일에는 빙식으로 충전된 번개가 통가 주변에 내리쳤다.

이어 바가스키는 “현재까지 화산 분화가 낙뢰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입자의 상호작용에는 몇 가지 의문을 남아있다”며 “더 많은 연구를 통해 화산 분화, 쓰나미, 번개의 관계를 입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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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가-훙가 하파이 분화.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지구 관측소

한편, 미 항공우주국(NASA)는 통가 해저화산 위력에 대해 “TNT 폭약 기준으로 약 10Mt(메가톤)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전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리틀보이’의 600배에 이르는 위력이라는 설명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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