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트윈 자동 구축 '기술 우위'
싱가포르 정부 디지털 트윈 사업 참여
글로벌 지도·車 R&D 업체와도 협력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기술 스타트업 모라이가 싱가포르 지사를 설립한다. 싱가포르 정부가 추진하는 '가상 싱가포르' 사업에 참여하면서다. 모라이는 자율주행차, 로봇,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도입 검토에 활용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 '모라이 SIM'(이하 SIM)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수관 모라이 공동창업자 겸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올해 싱가포르 법인 설립을 앞두고 있다”며 “현지 정부와 논의 중인 디지털 트윈 사업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17일 밝혔다.
싱가포르는 지난 2018년 구축한 싱가포르 3차원(D) 가상 세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제한적인 토지 자원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합리적 도시 계획을 수립하는 데 활용하는 게 목적이다.
모라이는 자율주행 기술 검증에 특화된 시뮬레이터를 개발하는 업체다. 정밀지도(HD맵) 데이터를 입력하면 현실세계와 동일한 가상세계를 자동으로 구축하는 기술이 강점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다양한 모빌리티 도입 방안 검토에 활용하기 위해 모라이와 협력한다. 앞서 모라이는 싱가포르 일부 지역에 대한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며 기술검증(PoC)을 끝냈다. 기구축된 가상 싱가포르 공간정보를 활용해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환경을 완성했다. 현재 구체적 협력 범위를 협의 중이다.
SIM은 사용자가 정밀지도 기반으로 구축한 가상 세계에서 모빌리티에 다양한 센서를 부착해 기술을 검증하는 도구다. 현실 세계 검증과 병행할 경우 연구개발(R&D)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고 보행자 충돌 위험성 등 실제로는 검증 불가능한 시나리오 테스트도 가능하다.
SIM은 각종 센서별 프리셋을 제공하지만 보다 정확한 기술 검증을 위해 사용자가 입력값을 수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모라이는 센서 업체와 협업해 시뮬레이션 정확도를 높이고, 동시에 사용자가 수정한 수치에 따라 센서가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 CPO는 “정밀지도 데이터에 인공위성을 통해 수집한 빌딩 정보를 넣으면 빌딩 높이까지 반영한 가상 세계를 자동으로 구축할 수 있다”며 “자율주행차 시뮬레이터뿐 아니라 드론·UAM 시뮬레이터로도 활용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라이는 싱가포르뿐 아니라 미국, 일본, 독일 등 다른 해외시장도 공략한다. 미국에서는 글로벌 지도 업체와 협력해 여러 차례 PoC까지 마무리한 상태다. 독일 디스페이스, 미국 앤시스 등 시뮬레이션 업체들과도 파트너십을 맺었다.
엔진, 서스펜션 등 자동차를 모사하는 데 전문성이 있는 이들 업체와 통합 툴체인을 구성해 고객사 발굴에 나선다.
모라이의 현재 고객사는 100여곳이다. 현대모비스, 현대오토에버 등 현대자동차그룹, 네이버랩스, 포티투닷, 자동차안전연구원,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아직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이 대부분이다.
이 CPO는 “해외 시장 공략에 있어 자체적으로 고객사를 늘려나가는 것을 물론, 파트너사와의 협력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기술력을 토대로 싱가포르, 미국뿐 아니라 자동차 산업 강국인 독일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라고 자신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