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케시그룹이 올해 'B2E 페이' 비즈니스 확대에 전사 역량을 총동원한다. B2E(기업내 임직원) 페이는 기업이 판매관리비로 지출하는 내역 관리를 자동화하는 솔루션이다. 그간 쌓아온 B2B(기업간 거래) 역량과 노하우, 핀테크 원천기술 경쟁력을 살려 서비스 시장 안착에 나선다.
웹케시는 IMF 이전 부산, 경남 지역을 연고로 전자 금융을 선도하던 동남은행 출신들이 설립한 핀테크 전문 기업이다. 지난 1999년 설립 이후 20년간 국내 최고 기술 및 전문 인력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소프트웨어(SW) 분야 혁신을 이뤄오고 있다.
웹케시는 설립 후 지금까지 다양한 혁신 기술과 서비스를 선보여 왔다. 2000년 편의점 ATM 및 가상 계좌 서비스, 2001년 국내 최초 기업 전용 인터넷 뱅킹, 2004년 자금 관리 서비스(CMS) 등은 현재 보편화한 기업 금융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그뿐만 아니라 업계 최초로 B2B 핀테크 연구 센터를 설립해 사례 조사, 비즈니스 상품 개발 및 확산, 금융 기관 대상 핀테크 전략 수립 컨설팅 등 분야 전반에 걸친 연구 및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며 B2B 핀테크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웹케시 대표 서비스인 CMS는 초대기업부터 공공기관, 대기업, 중소기업까지 특화해 있으며 기존에 마땅한 SW가 없던 소기업용 경리 전문 SW '경리나라'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중국, 캄보디아, 일본에 3개의 현지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2001년 웹케시 대표이사를 맡은 이후로 20년 이상 회사를 이끌고 있는 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을 만나 올해 경영 목표와 중장기 계획을 들어봤다.
대담=길재식 디지털금융부장
-웹케시그룹의 올해 경영 목표, 중장기 사업계획은.
▲올해는 지난해 대비 20~25% 매출 성장을 경영 목표로 잡고 있다. 그룹사 전체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약 20% 성장한 420억원 영업이익 수준이다.
중장기로 현재 상품을 '송곳'처럼 더 단단하게 만드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경우 쿠콘 증시 상장과 더불어 성장과 내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한해였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성장과 내실 전략은 그대로 가져간다.
이와 더불어 B2B 핀테크 기업 인프라를 활용한 'B2E 페이' 비즈니스 시장 안착이 현재 그룹사 전체 전략 과제다. 그룹 전체 영업력을 동원해 확대할 계획이다. B2E 페이는 기업들의 판관비 지출에 대한 관리를 자동화하는 서비스다. 기업 임직원을 위한 식권페이, 복지페이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와 더불어 글로벌 시장 진출도 본격화한다. 3년 전부터 투자해 왔던 경리나라 해외버전 '와북(WABOOK)'이 완성됐다.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시작으로 매년 1개 이상 나라에 시장을 확장할 계획이다.
-웹케시그룹은 국내 금융플랫폼 지주사 자리를 확고히 했다는 평가다. 경쟁력과 차별화 요인은 무엇인가.
▲웹케시그룹은 핀테크 기반 원천 기술이 경쟁력이다. 한때 전 시중은행 인터넷뱅킹 구축 시장 70%를 혼자 담당했을 정도로 원천 기술을 인정받았다.
많은 이들이 자주 이용하는 가상계좌, 편의점 ATM, 전 기업이 필수 사용하는 기업 인터넷뱅킹, 기업 자금관리 솔루션, 지방자치단체 및 교육청에서 사용하는 지방재정 세출 시스템 등이 모두 당사에서 최초로 연구 개발해 보급한 시스템이다.
차별화 요인은 비즈니스 구조조정이다. '버리자, 빼자, 바꾸자'라는 경영혁신 슬로건 아래, 지난 2016년 공공 SI(시스템통합개발) 시장 철수, 2017년 금융 SI 철수를 결정했다. 이와 더불어 대다수 비즈니스를 '경리나라'나 '비즈플레이'처럼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비즈니스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전체 조직을 사업, 상품, 서비스 개발, 연구 조직을 분리된 B2B SaaS로 조직화했다.
쉽게 말해, 기존 SI 시장에서 삽질, 곡괭이질을 잘 하는 직원이 필요했다면, 고객 서비스를 직접 하는 SaaS 비즈니스에서는 다이아몬드 가공 기술이 필요하다. 지난 5~6년 동안 많은 직원의 생각이나 습관이 B2B SaaS 비즈니스에 걸맞게 바뀌었다.
마지막으로 모든 것은 고객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고객은 항상 성공 신호와 실패 신호를 우리에게 준다. 성공 신호를 받고 실행하면 성공하고 실패 신호를 받고도 고치지 않는다면 실패로 직결된다. 이를 우리 임직원들은 알고 있으며, 이것이 웹케시 차별점이자 경쟁력이다.
그룹사 회장이 출근하자마자 가장 먼저 하는 업무가 고객 게시판 새 게시물을 확인하는 일이다. 고객은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다. 고객 이야기를 듣고 맞는 이야기면 솔루션에 반영해야 한다.
-웹케시그룹이 제로페이 사업에 참여했던 계기는.
▲지금은 제로페이가 성장기로에 있다. 하지만 3년 전만 생각해 보더라도 그렇지 않았다. 매일 언론에서는 '잘 돌아가지 않는다, 관치페이다'라며 공격을 해 사업이 좌초 위기에 빠졌다. 내 주변 모든 지인들도 제로페이 성공을 부정했다.
그 당시 제로페이 참여를 요청받았다. 매출 8억원 이하 소상공인에게 수수료 '제로'라는 구조를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자세히 보니 소상공인 결제 시에는 금융기관의 양보를 통해 '금융수수료' 원가를 절감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가 참여해 5년만 투자하면 성공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은 결제 선진국이었다. 우리 국민이 중국, 말레이시아, 일본을 카드문화가 자리 잡히지 않았다며 결제 후진국이라 업신여겼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중국, 말레이시아 국민이 한국에 관광오면 우리를 결제 후진국이라 한다. 제로페이 망은 또다시 결제 선진국으로 가는 범국가 차원의 망이라 생각했다.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제로페이 사업의 출연금 40% 이상을 웹케시가 출연한 이유는.
▲일각에서 이를 가지고 잘못된 주장을 한다. 한결원에 출연한 웹케시 출연금 40%는 아무런 의결권이 없다. 주식회사 지분과는 다르다. 단지 한결원이 지역사랑상품권 판권을 갖고 있을 뿐이다. 출연금을 돌려받을 수만 있다면 차라리 돌려받았으면 좋겠다.
제로페이 초기, 언론의 관치금융 비난 때문에 금융기관 출연이 막혔었다. 윤완수 한결원 이사장 요청으로 인해 100억원까지 출연하게 됐다
지금도 한결원이 출연금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금융기관들이 소상공인을 위해서 많이 출연 해줬으면 한다.
-서울시 서울사랑상품권 운영대행사가 바뀌면서 시장 오해도 생긴 듯하다. 웹케시 입장은.
▲웹케시그룹은 서울사랑상품권 정보 이관과 관련, 서울시나 신한 측과의 협의 과정에서 현재 어떠한 문제도 없다.
이번 사태로 서울시 포함 타 지자체 지역화폐 사업에도 관심이 없어졌다. 타 지자체가 지역화폐 사업자를 선정하더라도 웹케시그룹은 주사업자 혹은 어떤 컨소시엄 형태로도 참여하지 않을 생각이다. 지난 2년간 지역화폐 사업에 100억원 이상 투자했다. 그럼에도 지역화폐 사업에 불참 선언을 하는 것이다.
최근 서울사랑상품권 결제 대란 문제에 대해 '웹케시그룹이 사적 이익 때문에 불복한다'라는 잘못된 프레임을 일부 언론 등에서 부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지난 20년간 B2B 핀테크 혁신 솔루션만 시장에 제공해 왔던 당사 경영 철학과 맞지 않다. 또한 지역화폐 외에도 너무나 할 사업이 많다. 수많은 사업자들이 일단 '선정되고 보자' 식으로 접근하고 있는 레드오션 시장에 발 담그고 싶지 않다.
다만 현재 참여 중인 경남과 전남, 강원에서 사업을 철수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모든 기술력을 동원해 최고의 지역화폐를 선물해 주고 싶다.
-지역화폐, 모바일 결제 사업에 대한 웹케시그룹의 관점은.
▲모바일 지역화폐는 카드형과 달리 다양한 노하우와 시행착오, 경험이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당사가 약 85%, 그 외는 KT나 한국조폐공사만이 모바일 지역화폐 운영 경험이 있다. 당사가 향후 지역화폐사업자 선정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당사가 가진 모바일 지역화폐의 기술경험이 필요한 사업자에게 충분한 노하우나 운영경험을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할 생각이다.
서울사랑상품권의 경우, 현 신규 운영사인 신한카드는 모바일 운영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완벽한 플랫폼이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서울시에 제안을 했다고 본다.
지난해 말, 이로 인해 앞으로 시민과 소상공인이 겪을 10여가지 혼란에 대해 신한 측에 방안을 제시했었다. 이런 어필이 사적인 이익을 위한 불복으로 여겨졌다면 내가 오지랖이 넓었다고 생각하겠다.
올 상반기 내내 신한이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여러 시행착오와 에러, 크고 작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급하게 임시방편으로 일부 막을 수는 있지만, 이 또한 중장기적으로 결국은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현재 당면한 문제점은 신한이 독자적으로 수개월 안에 해결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신한 측은 서울시민과 소상공인을 위해, 기존 경험이 있는 한결원과 필요하다면 TF를 구성해서라도 조기에 안정화할 필요가 있다. 당사 입장에서도 도움 요청이 오면 서울시민과 서울 소상공인이 겪을 혼란을 최소화한다는 전제 하에 지난 3년간 시행착오 경험을 지원할 예정이다.
-회장으로서 웹케시그룹을 어떤 그룹으로 육성하고 싶은가.
▲웹케시그룹은 '좋은 회사'를 지향한다. 좋은 회사란 첫째, 직원이 좋아야 하는 회사다. 직원들이 좋아하는 연봉과 복지, 근무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둘째, 명확하고 투명한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모델이 있어 점점 성장할 수 있는 회사가 좋은 회사다. 셋째, 우리에게 수익을 주는 고객에게 충분히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좋은 회사다. 넷째, 지속적인 사회공헌과 우리에게 투자한 주주에게 투자 이익에 대한 충분한 가치를 실현시켜 주는 회사가 좋은 회사다.
마지막으로 좋은 경영자와 직원이 많은 회사다. 좋은 경영자가 좋은 직원을 키우고, 다시 좋은 직원이 경영자가 돼 좋은 직원을 키우는 회사가 좋은 회사다.
개인적인 목표는, 앞으로 2년 안에 어느 회사도 따라올 수 없는 국내 최고의 직원 복지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기업 규모에 비해 사회공헌을 지속적으로 가장 많이 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영업이익 5%는 지속적으로 사회공헌에 기부나 지원하는 것으로 임직원과 뜻이 공유돼 있다. 올해의 사회공헌 목표는 21억원이다.
-KT와 전방위 협업이 진행 중이다. 어떠한 사업전략을 갖고 있는지.
▲KT는 엄청난 인프라와 저력을 가진 회사다. 현재는 웹케시가 가진 송곳같은 SaaS 서비스를 KT와 협력해 서비스하고 있다. 중소기업을 위한 KT경리나라, 중견 및 공공기관을 위한 KT비즈플레이, KT플로우, KT세모장부 등이다. 그 외 KT인공지능 기술과 통신 인프라를 결합한 다양한 서비스도 확대해 나갈 것이다.
KT는 당사 외에도 많은 벤처기업과 협력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상생 문화의 철학을 가진 구현모 KT 회장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비즈플레이, 세모장부, 플로우 등 시장에서 혁신적인 서비스를 속속 라인업하고 있다. 이 혁신 DNA의 원동력은.
▲중소기업인 웹케시그룹이 기존 대기업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상품 경쟁력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웹케시 '본류'인 B2B 핀테크 상품은 송곳처럼 더 날카롭고, 그리고 기업 고객이 편하도록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B2B 핀테크 기술과 인프라를 이용한 명품 상품과, 명품 서비스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나 경영진의 디테일의 관심이 원동력이다.
또 다른 원동력은 '사내벤처문화'다. 회사에서 개발 투자는 하지만 B2B 핀테크가 아닌 영역은 사내벤처로 육성, 직원을 오너로 만들어주는 제도다. 이를 통해 탄생한 사내벤처가 '플로우'를 포함 5개 정도 된다. 지난해 약 500억~600억원 밸류로 투자를 받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사내벤처를 제외하고도 웹케시 출신 임직원들이 세운 회사가 10여개나 있다. 지속적으로 웹케시와 협력해 잘 운영되고 있다. 웹케시 출신 임직원 중에 사장이 20명이나 나온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웹케시그룹의 인재상은
▲별다른 게 없다. 앞서 말한 '좋은 회사'가 되면 직원 또한 좋은 직원이 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직원 채용 시에는 자주 이직하는 경력직보다 신규 공채 위주로 채용해 교육시킨다.
부산에 개발센터를 건립해 부산 출신의 개발자를 많이 뽑을 생각이다. 향후 2년 안에 200명 정도 수용할 수 있는 개발센터가 만들어진다. 캄보디아 소재 개발센터도 현재 100명 수준 규모인데 이를 200명 수준으로 2배 가까이 확대할 예정이다.
○…석창규 회장은
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은 1962년 8월 태어났다. 부산대 전산통계학과를 1988년 졸업했으며 이후 부산대 대학원에서 멀티미디어를 전공해 2001년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1년부터 국민은행, 부산은행, 동남은행 등에서 전자금융 컨설팅, 프로젝트 매니저로 근무했다. 이후 1999년 피플앤커뮤니티 대표이사, 2001년 8월 웹케시 대표이사직을 맡았다.
2016년부터 현재까지 웹케시그룹 회장을 맡아 그룹 전반을 지휘하고 있으며, 동시에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부회장도 겸하고 있다.
2005년 정보통신 중소기업상 특별상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SW 사업자대상(최우수상) 및 기업경쟁력 대상(정보통신부장관상, 최우수상)을 다수 수상했다. 이후 2009년 대한민국 벤처기업대상(지식경제부장관상), 2010년 중소기업기술혁신대상(기술혁신대상), 2019년 대한민국중소기업·스타트업 대상(금상)을 수상했다.
정리=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사진=박지호 기자 jihopre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