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완성차 업체가 각각 운용체계(OS)를 개발하면서 소비자 관심사는 이들이 만들어 갈 앱 생태계로 쏠린다. 스마트한 자동차 유지관리는 물론 승객이 이동 중 다양한 서비스를 즐길 시간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를 채택한 업체는 구글 앱 생태계를 사용하면 된다. 하지만 자체 OS를 개발한 곳은 상황이 다르다. 자동차 시장은 스마트폰 대비 판매대수가 턱없이 낮아 자체적인 앱 마켓을 구축하기 쉽지 않다.
이들을 대상으로 원활한 앱 서비스 추가를 지원하는 업체도 나오고 있다. 국내 스마트카 소프트웨어(SW) 스타트업 오비고는 다양한 앱 서비스가 자동차 환경에서 원활하게 구동되도록 하는 앱 프레임워크, 개발 툴킷, 브라우저를 개발하는 업체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프랑스 르노그룹을 포함한 판매량 상위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미국 인릭스가 관련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마땅한 경쟁사도 없는 상황이다.
현재 완성차 제조사는 사용자 경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앱 서비스를 추가하고, 나아가 신사업으로 앱 스토어를 만드는 데 관심이 크다. 하지만 판매대수가 적다면 앱 개발자 또는 앱 서비스 업체가 해당 업체에 맞춰 개발할 유인책이 없다.
스마트폰은 구글과 애플의 두 종류 OS가 연간 14억대가량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반면 자동차는 연간 판매량은 8000만대 수준에 불과한 데 OS마저 다르다면 개발에 투입되는 인적·물적 낭비가 크다.
오비고가 제공하는 앱 프레임워크와 개발 툴킷을 사용하면 한 번 개발만으로 다양한 차량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차량별로 앱 구동을 최적화하는 작업은 오비고가 담당한다. 스마트폰 기반의 앱 서비스 업체는 사업 영역을 자동차로 넓히는데 드는 개발 비용과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오비고는 나아가 여러 완성차 업체를 통합하는 앱 스토어 플랫폼 구축도 추진한다. 앱 스토어 내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완성차 제조사와 나눠 갖는 게 특징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앱 스토어 수익을 제조사와 나누지 않고 독식했던 구글, 애플과 차이가 있다.
오비고 관계자는 “완성차 제조사가 보다 쉽게 앱 서비스를 추가하도록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며 “올해 선보일 앱 스토어 플랫폼은 완성차 제조사와 상생을 통해 규모를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