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부품 양대 산맥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냈다. 올해도 삼성전자, 애플 등 주요 고객사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늘고 기판·전장 사업까지 호황기에 접어들면서 신기록이 예상된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연간 매출 9조6750억원, 영업이익 1조4869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25%, 영업이익은 63% 성장했다.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고치다. 삼성전기는 2018년 이후 3년 만에 영업이익 1조원 고지를 넘어섰다. 작년 4분기는 매출 2조4299억원, 영업이익 316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삼성전기 '효자 상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가 호실적을 이끈 '1등 공신'이었다. 매출 절반을 책임지는 컴포넌트사업부는 지난해 5세대(5G) 이동통신, 서버, 전기차향 고부가 MLCC 공급을 확대했다. MLCC는 글로벌 공급난으로 단가가 꾸준히 상승함에 따라 수익성이 높았다.
카메라 모듈이 핵심 제품인 광학통신 솔루션 부문도 해외 거래처 확대와 고성능 카메라 모듈, 전장용 고성능 카메라 모듈 확대에 힘입어 성장을 이어 갔다. 삼성전기는 렌즈·액추에이터 등 핵심 내재화 기술을 바탕으로 한 고화소, 고배율 광학줌, 초광각, 초슬림 고성능 제품을 지속 출시하며 시장에 대응했다. '초호황기'에 접어든 기판 사업을 이끄는 패키지 부문에서도 전년보다 성장한 탄탄한 실적을 보여 줬다. 삼성전기는 베트남 1조원 투자와 별개로 서버용 FC-BGA 추가 대규모 투자도 이날 예고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15조원에 육박하는 매출 신기록을 세웠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두 배가 늘어나는 기염을 토했다. 매출은 14조9456억원, 영업이익은 1조2642억원이었다. 사상 첫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1조원대를 돌파했다. 4분기는 전년 대비 매출이 48.9%, 영업이익은 25.6% 늘어난 5조7231억원 및 429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카메라 모듈 사업이 실적 성장을 주도했다. LG이노텍 최대 고객사인 애플 내 카메라 모듈 공급 점유율이 70%에 육박하며 큰 폭의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LG이노텍 전체 매출의 약 70%가 애플에서 나왔다. 고객사 신모델 공급 확대와 멀티플 카메라 모듈, 3D 센싱 모듈 등 고부가 제품이 판매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 LG이노텍은 광학솔루션 시설에 1조 561억원을 투입하고 신모델 생산시설을 확보할 계획이다. 기판 소재 사업과 전장 부품 사업도 매출 증대를 뒷받침했다.
두 회사는 올해도 '역대급' 실적을 기대한다. 5G 스마트폰 시장 확대와 서버, 네트워크용 등을 포함한 세트 수요 증가 추세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핵심 고객사의 카메라 모듈 스펙이 개선되면서 단가와 수익성 상승도 기대된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