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을 육성·지원하는 대선주자 공약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국내 은행은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융합하는 등 데이터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해 '금융의 넷플릭스'로 성장해야 합니다. 새 정부에서 국내 금융산업에 더 관심을 갖고 지원방안을 마련해주기를 바랍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26일 개최한 온라인 간담회에서 올해 핵심 과제를 '은행의 데이터 경쟁력 강화'로 꼽았다. 데이터 경쟁력이 갖춰져야 초개인화한 금융 상품·서비스를 추천하고 더 나아가 미래 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새 정부에서 금융산업 자체를 육성하고 지원하기 위한 방안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회장은 은행이 데이터 경쟁력을 갖추려면 빅테크에 유리하게 조성된 소위 '기울어진 운동장' 규제를 가장 먼저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초개인화 상품을 개발하고 최신 시장 흐름을 파악하는데 가장 중요한 원재료는 데이터”라며 “이를 위해 금융 데이터 외에 비금융 데이터까지 확보해 데이터 경쟁력을 높여야 하지만 현행 규제상 은행은 빅테크 대비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김 회장은 구체적으로 금융사의 비금융 사업 진출 제한과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정보불균형 문제를 꼽았다. 빅테크는 전자금융거래법과 인터넷은행법을 적용받고 있어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모두 쉽게 확보할 수 있다. 반면 은행은 비금융업 진출이 제한됐다. 마이데이터 서비스에서 은행은 상세한 적요정보를 제공하지만 빅테크는 대분류 정도만 제공해 사실상 의미있는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회장은 “은행의 데이터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핀테크·생활서비스 투자가 가능하도록 15% 출자제한을 완화하고 부수업무와 고유업무간 연관성 판단 기준을 완화하는 등의 방안을 당국에 지속 건의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존 은행의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진입에 대해서는 고객 편의 측면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이 이미 인터넷은행 업무를 모두 수행하고 있지만 타깃 고객층을 세분화해 애자일하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적 선택 차원에서 길을 열어주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넷플릭스의 성공은 단순히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보유해서가 아니라 방대한 고객 데이터 기반으로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고 트렌디한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이 주효했다”며 “은행도 데이터 경쟁력을 강화해 금융의 넷플릭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임기 중에 최대한 데이터 관련 규제를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