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인공지능(AI)센터를 설립한다. 주요 유통 대기업 중 독립된 AI 연구 조직을 두는 것은 처음이다. 각 계열사에서 AI 기술을 개별 사업에 활용했다면 앞으로 그룹 차원에서 인재 확보를 비롯한 AI 사업전략을 수립하고 실행까지 맡는 등 중추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이재현 회장이 10조원 투자의 중장기 계획 가운데 4조3000억원을 디지털 전환(DT) 등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첫 행보다.
CJ그룹은 전사적 AI 통합 연구개발 조직인 'CJ AI센터' 구상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룹 내 정보기술(IT) 계열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 손종수 AI코어연구소장을 지주사 경영리더(상무)로 승진 발령했다. 손 경영리더와 전략기획팀을 이끌고 있는 이승화 경영리더(부사장)를 축으로 조직 세팅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AI센터는 각 계열사에 흩어져 있는 빅데이터, AI, 클라우드 등 미래형 신기술을 아우르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프레시웨이, CJ올리브영 등 계열사에서도 AI 기술 활용에 나서지만 연구개발(R&D)이나 인력 확보에 한계가 있었다. 제조, 유통, 물류, 문화 등 사업 전 영역에 걸쳐 디지털 전환을 하기 위해선 AI 기술 역량 강화가 필수다. 제품 개발부터 비대면 판매, 생산 효율화 등 전 사업전략과 맞닿아 있다. 특히 스마트팩토리 구축과 공정 고도화를 위해 AI와 사물인터넷(IoT) 등 기술을 활용하면 생산성 향상과 품질 개선을 이룰 수 있다.
이보다 앞서 이재현 회장은 중기비전에서 브랜드, 미래형 혁신기술, AI·빅데이터, 인재 등 무형자산 확보와 AI 중심 디지털 전환에 3년간 총 4조3000억원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번 AI 센터 추진으로 미래형 혁신 기술 투자의 첫 단추를 끼우는 셈이다.
CJ AI센터를 이끌 수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AI 기술에 정통한 차인혁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가 겸할 수도 있지만 제3의 전문가를 영입할 수도 있다. 글로벌 거점으로 AI센터를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AI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라면서 “구체적인 시기나 조직 규모 및 인력 등은 아직 구상 중이며,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