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무겁고 값비싼 헬멧이나 고글 대신 기능성 콘택트렌즈로 홀로그램 영상을 선명하게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광기술원은 이진수 공간광정보연구센터 박사팀이 국내 최초로 콘택트렌즈 환경에서 홀로그램 입체영상을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는 '기능성 콘택트렌즈 기반 홀로그램 증강현실(AR) 영상 구현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박사팀이 개발한 기능성 콘택트렌즈는 안구 질환 검진용으로, 장시간 착용해도 안전하고 산소전달률과 높은 회절 효율을 모두 확보했다. 기존 평면에서만 가능했던 홀로그램 영상을 콘택트렌즈 형태나 굴곡과 상관없이 사각형, 원, 다면체, 매트릭스, 모자이크 형태에서도 기록할 수 있다.
연구팀은 사각형, 모자이크형, 매트릭스형 등 특수한 기하학적 구조 형태인 다중패턴 체적 홀로그램 광학 소자를 개발하고 콘택트렌즈 내부에 삽입·접착했다. 홀로그램 영상 구현에 필요한 빛의 경로를 제어할 수 있는 간섭무늬를 해당 구조에 기록했다. 영상 재생은 홀로그래픽 프로젝터로부터 영상정보가 담긴 빛(정보광)을 기능성 콘택트렌즈에 투사하고, 정보광은 콘택트렌즈에 기록된 홀로그램 패턴과 만나 회절해 관찰자 안구 내부로 들어가서 망막 상에 상을 맺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최종 관찰자는 해당 콘택트렌즈를 통해 공간상에서 재생된 홀로그램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XR·홀로현실(HR)·메타버스를 구현하기 위한 고해상도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관심이 커졌다. 하지만 헬멧, 안경, 고글 등 형태로 구현된 기존 웨어러블 AR디스플레이는 고중량·고비용과 복잡한 광학계 문제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구팀은 메타버스 주도권을 잡기 위해 기존 웨어러블 디스플레이 기술의 고정관념을 극복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AR·HR 웨어러블 디스플레이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이광훈 센터장은 “산소전달률과 회절 효율을 모두 확보하면서도 구면이나 비구면 등 콘택트렌즈 형태나 굴곡과 관계없이 사각형, 원, 다면체, 매트릭스, 모자이크 등 형태로 홀로그램을 기록할 수 있다”면서 “기존 웨어러블 AR기술 대안을 제시하고 AR·VR·메타버스 산업 확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