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포 파인드N 100만대 예판
아너 매직V 구매대기자 3만명
화웨이 P50 포켓 글로벌 출시
삼성, 폴더블용 S펜 고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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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3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이 드디어 본게임에 돌입했다. 올해 전세계 폴더블폰 판매량은 1690만대를 기록,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1%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전인미답 시장을 홀로 개척해온 삼성전자 뒤를 이어 오포,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가 참전하면서 본격적인 외형 성장과 더불어 단말 생태계가 풍부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폴더블폰은 성능 상향 평준화로 차별화 경쟁 요소가 줄어든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다. 삼성전자는 한발 앞서 세계 무대에서 갤럭시Z 시리즈 상품성을 검증, 일종의 기준점을 역할을 했다. 비슷한 폴딩 방식과 디자인을 벤치마킹하면서도 다양한 화면비율과 힌지 구조, 폴더블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적용한 제품이 후발주자로 등장하며 소비자 선택권이 넓어지고 있다.

올해 폴더블폰 시장은 상반기 중국 제조사 공세로 전국시대 개막을 예고했다. 하반기에는 혁신기술이 집약된 삼성전자 갤럭시Z 시리즈 신제품이 출시, 폴더블폰 대중화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中 폴더블폰, '안방'서 완판 행렬

폴더블폰 대전 본격화에 가장 열렬한 반응을 보이는 시장은 중국이다. 삼성전자 갤럭시Z 시리즈에는 다소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던 반면에 제대로 된 자국산 폴더블폰이 등장하자 구매열기가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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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포 파인드N

신호탄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선두 자리에 오른 오포가 쐈다. 지난달 23일 첫 폴더블 스마트폰 '파인드N' 1차 판매 시작 5분 만에 준비된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온라인 쇼핑몰 진둥닷컴과 티몰 등에서 판매된 물량만 3만여대로 그날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이자 가장 높은 판매액을 기록한 제품으로 집계됐다. 지금까지 파인드N 온라인 예약 판매량은 10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리우 주어후 오포 최고제품책임자는 웨이보를 통해 “제품 발표 이후 가장 감격스러운 순간”이라며 “예판 100만대는 폴더블폰 시장뿐 아니라 스마트폰 산업 전반에 변화가 시작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화웨이로부터 분사한 아너가 선보인 '매직V' 역시 18일 판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됐다. 온라인몰 사전 접수된 구매 대기자는 3만여명에 이른다. 현지 출고가 999위안(약 187만원)으로 높은 가격에도 초반 흥행 분위기를 살리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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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너 매직V

오포 파인드N과 아너 매직V는 모두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3와 같은 인폴딩 방식에 비슷한 외관 디자인이 적용됐다. 다만 제품 크기와 화면 비율로 차별화, 폴더블폰 약점인 무게와 두께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 폴더블 패널을 활용한 파인드N은 화면 크기는 작지만 손에 잡히는 그립감이나 휴대성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매직V의 경우 접었을 때 외부 화면이 21대9 비율 6.45인치로 일반 바형 스마트폰과 거의 차이가 없는 점이 특징이다.

화웨이는 미국 정부 제재가 지속되는 와중에도 화면을 위·아래로 접는 'P50 포켓'을 세계 무대에 출시했다. 5세대(5G) 이동통신 대신 롱텀에벌루션(LTE) 버전으로 개발, 퀄컴 칩셋 탑재가 가능했다. 샤오미도 클램셸(조개껍데기) 방식으로 폴더블폰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에 맞서 '레이저' 폴더블폰을 선보였던 모토로라도 신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 하반기 S펜 수납 등 혁신 기대

삼성전자는 올해 폴더블폰 목표 출하량 1300만대 가운데 1000만대를 하반기 신제품으로 채울 계획이다. 기존 플래그십 라인업인 갤럭시노트 시리즈 물량을 상회하는 규모다. 3세대 걸쳐 축적한 폴더블폰 노하우와 혁신 기술을 하반기 선보일 갤럭시Z 폴드4와 플립4(가칭)에 집약, 시장을 주도해 나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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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Z 폴드4에 가장 기대가 쏠리는 부분은 S펜 수납 여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Z 폴드3에 첫 S펜 필기 입력을 지원, 폴더블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술력과 내구성을 입증했다. 상대적으로 강도가 약한 폴더블 디스플레이에 스타일러스 펜 필기 입력을 지원하는 것은 후발주자인 중국 제조사가 아직까지 엄두도 내지 못하는 기술이다. 디스플레이 가장 바깥 쪽을 보호하는 초박형유리(UTG)와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 폴더블용 S펜 내부에 적용한 충격 완화 기술 등이 복합적으로 요구된다.

다만 갤럭시노트와 달리 S펜을 별도로 휴대해야 하는 점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이에 삼성전자가 구조적 특성상 내부 공간이 협소한 폴더블폰에 S펜 수납을 구현, 다시 한번 '초격차'를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내부 화면에 적용된 언더디스플레이카메라(UDC) 품질 개선 수준도 관전 포인트다. 갤럭시Z 폴드3에 적용된 UDC는 노치나 홀 없이 몰입감 높은 대화면 경험을 제공했지만, 카메라 화질 저하와 눈에 띄는 격자무늬가 단점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갤럭시Z 플립4는 올해도 폴더블폰 대세화를 촉진하는 선봉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일반 바형 스마트폰과 큰 차이가 없는 가격으로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인기 요인인 디자인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폴더블 대전에도 국내 시장은 삼성 독무대

세계 시장에 다양한 폴더블폰이 출시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한동안 삼성전자 독무대가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모토로라도 한국 시장이 갖는 상징성을 감안해 레이저 폴더블폰 출시 의향을 국내에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제품 완성도와 상품성은 물론이고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도 국내 이동통신 시장 진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갤럭시Z 플립3의 경우 최근 일부 판매점에서 이통사 공시지원금에 불법·초과지원금을 얹어 현금 완납가 '0원'까지 등장했다. 단말기 구매 비용을 할인해주는 지원금은 이통사와 제조사가 비용을 분담한다. 해외 스마트폰 제조사가 갤럭시Z 시리즈보다 낮은 가격에 폴더블폰을 공급하면서 삼성전자에 준하는 판매 장려금을 투입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분석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가 바라보는 폴더블폰의 기준점은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3와 갤럭시Z 플립3로 눈높이가 맞춰졌다”며 “외산 폴더블폰이 한국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이에 못지 않은 성능과 품질은 물론이고 소비자가 납득할 만한 가격 경쟁력도 갖춰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