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담대 심사 완화…가계대출 숨통 트인다

대기업엔 대출 내주려는 경향
중기 대출은 전분기와 같은 수준
가계 신용대출 심사 여전히 깐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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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은행들이 올해 1분기 가계 주택 관련 대출 심사를 완화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대출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다만 가계 일반신용대출 심사만큼은 여전히 깐깐하게 볼 것으로 예상됐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은행들은 1분기에 대출태도를 다소간 완화하겠다고 답했다. 차주별로 대기업 대출태도는 6, 중소기업은 0, 가계 주택부문은 0, 가계 일반은 -6으로 집계됐다.

이번 설문은 지난해 12월 13일부터 같은 달 31일까지 국내 17개 은행을 비롯해 총 203개 금융기관 여신업무 총괄담당 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은행들은 대기업 대출은 영업실적 개선 기대로 완화할 방침이다. 대기업 대출태도가 플러스(+)를 기록한 건 2019년 3분기(10) 이후 10분기 만이다. 대출태도가 '+'라는 건 지난 분기에 비해 다음 분기 대출을 완화하겠다고 답한 응답자가 더 많았다는 뜻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 종료를 앞두고 차주의 신용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한 경계로 전분기 수준인 보합을 보일 전망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하자 금융당국은 은행 예대율 완화와 같이 유동성 규제를 풀어줬고 중소법인·소상공인 대상 만기연장 등의 대출지원 조치를 폈는데 오는 3월 말 끝날 예정이다.

가계 대출태도는 가계대출 관리 정책에 따라 직전 2분기 연속 큰 폭으로 강화된 이후 연초 강화 기조가 축소될 전망이다. 다만 담보에 따라 다른 태도를 보였다. 주택자금 대출태도 지수는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기록한 -35에서 이번 분기 0을 기록했다.

가계 일반자금 대출은 -6으로 전분기 -41에서 강화 정도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태도여서 상환 능력에 따른 선별적 대출이 진행될 전망이다.

이렇듯 은행들이 대기업엔 대출을 내주려는 경향이 강하고, 중소기업이나 가계엔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는 건 경제 주체별 신용위험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1분기 대기업 신용위험 지수는 0으로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중소기업은 전분기 12에서 18로 높아질 전망이다.

가계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취약차주의 상환능력 저하,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대 등으로 전분기 12에서 15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위험 지수가 '+'가 되면 그만큼 신용위험이 커질 것으로 응답한 여신 담당자가 더 많았다는 뜻이다.

은행들은 기업대출 수요는 증가세로 전환할 것으로 봤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경기회복 기대에 따른 설비투자 자금 수요, 유동성 확보 필요성 등의 영향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가계대출 수요는 보합을 예상했다. 주택 관련 대출 신규 취급 재개와 실수요자 대상 신용대출 재개 등 영향으로 주택자금과 일반자금 수요 모두 전분기 큰 폭의 감소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기관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1분기 신용위험이 커지고 대출태도가 강화될 것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김민영 기자 my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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