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사 위메이드가 사전 공시 없이 코인 물량을 대거 매도해 논란에 오른 위믹스(WEMIX) 관련, 업비트 상장 과정에서의 부적절한 조치도 도마에 올랐다.
위믹스 팀은 업비트 상장 시점을 시간까지 특정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지했는데, 이는 거래소가 알려주지 않는 내용이다. 이 때문에 사전에 부적절한 정보 공유가 있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업비트는 지난 11일 오후 1시 18분 위믹스 거래지원(상장)을 개시한다고 최초 공지했다. 이후 1시 52분 위믹스 팀은 공식 트위터 채널을 통해 상장 시간을 오후 6시로 특정해 게시했다. 이를 확인한 업비트 운영팀이 2시 23분 위믹스 측에 해당 게시글을 삭제할 것을 요청했고, 위믹스 팀은 2시 45분 해당 게시글이 '내부적인 미스 커뮤니케이션에 의한 것'이라고 해명해며 삭제 조치했다. 해당 글이 삭제된 이후 오후 3시 30분 경 업비트에서 위믹스 거래가 시작됐다.
원칙적으로 업비트는 상장 이전에 상장여부와 상장 시점 등 정보를 재단과 일체 공유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위믹스 측이 상장 시점을 특정해 발표한 점을 두고 업비트가 정보를 사전에 유출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상장 정보를 사전에 입수할 경우 이를 거래에 악용할 수 있어 시세에 큰 혼란을 미칠 수 있다.
단순 실수로 상장 시점을 유출했다는 위믹스 측의 해명에도 석연찮은 점이 많다. 위믹스는 업비트 이전에 이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주요 가상자산거래소에 상장 경험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다.
상장시점이 재단 측에 의해 공개됐음에도 전후 사정에 대한 자세한 조사 없이 상장을 강행한 업비트에도 비난이 집중됐다. 양 측이 상장 시점에 대해 정보를 공유했고, 위믹스 측의 실수로 인해 정보가 노출되자 업비트가 상장 시점을 앞당겼다고 의심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위믹스는 업비트 상장 직전에도 발행사 위메이드가 사전 예고 없이 시장에 코인 물량을 대거 매도해 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위메이드는 가상자산 거래와 관련해서는 보유물량 대량 매도에 대한 공시 의무가 없고, 보유 물량을 '블록체인 생태계 성장' 등에 사용할 수 있다고 백서에 명시한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발행사가 보유한 코인 물량을 대거 매도할 경우 시세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먹튀'로 볼 개연성이 크다고 반발하고 있다. 통상 주식 시장에서도 상장사가 보유 지분을 시장에 대량 매도할 경우 장기적인 악재로 여겨진다.
업비트 관계자는 “업비트는 재단과 거래개시 시점 관련 일체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며 “재단 측의 트윗은 업비트와 무관하며, 거래지원을 취소하거나 미룰 경우 투자자 피해가 더욱 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