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인치 파운드리 예약 마감, 가격 상승 불가피

국내 8인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의 올해 예약분이 사실상 마감됐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파운드리 생산라인 부족으로 반도체 공급난이 예상된다. 8인치 파운드리는 전력관리반도체(PMIC)와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UC) 등 자동차와 전자기기에 필요한 품목을 생산한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완성품 생산 차질, 파운드리 가격 인상 등 악순환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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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파운드리는 올해 반도체 생산라인 예약을 완료했다. 키파운드리는 1년 단위로 반도체 팹리스의 위탁생산 주문을 받는다. 연말까지 생산을 맡긴 고객사로만 라인을 가동할 예정이다. 6개월 단위로 예약을 받는 DB하이텍도 2분기까지 생산라인이 마감됐다. 3분기 이후 주문 현황을 조사한 결과 수요가 줄어들지 않았다. 3~4분기 파운드리 예약도 접수와 동시에 마감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시스템IC 역시 비슷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8인치 파운드리는 첨단 공정을 활용하진 않지만 반도체 공급 병목 현상의 진원지로 꼽힌다. 지난해 소화하지 못한 주문량에 신규 물량까지 합쳐 병목 현상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키파운드리와 DB하이텍 등은 신규 장비 도입과 생산라인 효율화, 인력 동선 개선 등으로 생산능력(캐퍼)을 추가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추가분이 웨이퍼 기준 월 5000장에서 최대 1만장 수준에 그쳐 수요 대응에 미흡하다. 신규라인 증설이 대안으로 꼽히지만 조 단위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해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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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하이텍 부천 팹 연구원 모습

국내 팹리스는 웃돈을 줘 가며 파운드리 생산 라인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반면에 파운드리는 기존 고객 등 고려할 요소가 많아 신규 고객을 쉽게 수용하지 못한다. 8인치 파운드리 가격 상승도 불가피하다. 작년 한 해 8인치 파운드리 가격은 20~40% 인상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역시 주문이 몰리면서 파운드리 공급자 우위 시장이 지속될 전망이다.

해외로 눈을 돌려도 상황은 비슷하다. 대만 TSMC와 UMC가 월 88만장 이상의 8인치 파운드리를 생산한다. 국내 전체 월 62만장보다 많지만 수요가 집중됐다. TSMC도 올해부터 파운드리 서비스 가격을 최대 20% 인상했고, UMC도 가격을 계속 올려 팹리스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 제시한 하반기 반도체 공급난 해소는 '희망 사항'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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