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글로벌 5G 특화망 확산

스마트공장-항공-교육에 적용
독일 보쉬 등 기업이 자체 구축
자동화 검사-자율운송에 활용
영국 등 제조업 분야 수요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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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특화망

5세대(5G) 이동통신 특화망(Local 5G) 글로벌 시장이 열리고 있다. '이음 5G' 서비스를 시작한 우리나라를 비롯, 미국과 일본, 독일, 영국에서 스마트공장과 물류, 항공, 교육 등 분야에서다. 5G 특화망을 이용한 다양한 기업용(B2B) 서비스를 상용화하며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5G 특화망은 기업이 제한된 지역에서 특정 목적을 위해 5G 표준기술로 자체 무선망을 구축해 활용할 수 있게 한다. 세계 주요국 정부는 3~4㎓, 28㎓ 대역 등 5G 특화망 전용 주파수를 앞다퉈 공급하며 시장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이 자체 구축하는 5G 망은 '프라이빗 5G' '로컬 5G' '5G 특화망' 등으로 명칭이 다양하다. 프라이빗 5G는 기업이 자체 필요에 따라 보안성을 강화해 구축하는 모든 5G 기반 무선망을 의미하는 광의의 개념이다. 로컬 5G는 정부가 제공한 특정 주파수 대역을 이용해 자체 5G 망을 구축하는 서비스로 한국 5G 특화망과 거의 같다.

◇유럽, 5G 특화망으로 제조업 경쟁력 제고

독일은 2019년 3.7∼3.8㎓ 대역, 26㎓ 대역을 분배해 기업이 자체 구축하는 방식의 로컬 5G 서비스인 '5G캠퍼스'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123개 이상 기업이 면허를 획득했을 정도로 가장 활발하다. 로컬 5G 주파수에 대해 이용대역폭과 기간·면적에 비례해 주파수 이용대가를 부과한다. 도심과 그 외 지역에 따라 차등 적용한다는 점에서 한국과 유사하다.

제조사 보쉬는 자사 반도체 공장에 3.7~3.8㎓ 대역 5G 코어망을 갖춘 스탠드얼론(SA) 방식 5G 캠퍼스를 구축했다. 보쉬는 5G와 연결된 인공지능(AI)과 최첨단 카메라 등을 활용해 자동화 검사 시스템과 자율운송시스템 등을 로컬 5G로 구현해 사용한다.

루프트한자 테크닉과 에어버스는 항공기 격납고에서 3.7㎓ 대역 SA 방식 5G 캠퍼스를 운영, 비행시설 유지·보수에 활용 중이다. 5G를 활용해 격납고뿐만 아니라 항공기 동체 내부에서도 끊김 없는 네트워크 사용이 가능하다. 대용량 데이터 전달이 가능한 5G 특성을 활용, 설계 데이터를 증강현실(AR)로 구현해 구성 요소 배치 등을 사전 점검하고 있다.

영국은 3.8~4.2㎓(390㎒ 폭), 1800㎒(2×3.3㎒ 폭), 2300㎒(10㎒ 폭) 및 24.25~26.5㎓(2.25㎓폭) 대역에 대해 면허를 발급하고 있다. 2021년 현재 약 35개 이상 기업이 면허를 획득했다. 5G 주파수 관리에 소요되는 비용을 주파수 대역별 면허료 형태로 부과한다. 케임브리지 와이어리스와 화웨이는 케임브리지 사이언스 파크에 프라이빗 5G를 구축했다. 혁신 기업들이 5G 망을 활용해 자율주행 이동체를 활용한 모빌리티 서비스, 병원 원격 수술 등 다양한 실증을 진행하는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고 있다.

독일과 영국은 제조업 분야 기업이 자체 수요에 따라 네트워크 장비기업, 통신사 등과 협업해 구축하는 게 특징이다.

◇일본, 5G 특화망으로 사회문제 해결

일본은 한국과 동일한 대역인 28㎓, 4.7㎓ 대역을 제공하고 있으며 기존 주파수 이용료 체계와 동일한 대가를 적용해 기업이 원하는 지역 한정 면허를 발급한다.

후지쯔는 오야마 공장에서 4.7㎓ 대역은 SA 방식으로 28㎓대역은 논스탠드얼론(NSA) 방식으로 로컬 5G를 구성했다. 4.7㎓ 대역은 광범위한 제어가 필요한 자율주행을 통한 운송 및 적재 자동화 시스템에 활용한다. 28㎓ 대역은 대용량 이미지와 영상 전송 등에 활용해 AI 이미지 분석을 통한 실시간 작업관리에 사용하고 있다.

도쿄도립대학은 도쿄 미나미 오사와 캠퍼스와 히노 캠퍼스에 로컬 5G를 운영할 예정이다. 28㎓ 대역은 온라인 강의나 로봇 연구 등에 이용하고 4.7㎓ 대역은 자율주행차량 및 드론 연구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특화망을 이용한 실증 서비스를 적극 진행하며 인구 감소와 고령화, 생산성 하락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로컬 5G 활용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미국, 서비스형 5G 특화망 모델, 글로벌 시장 성장 가능성

미국은 2020년 민간광대역무선서비스(CBRS) 주파수를 경매해 5G 특화망 활용 물꼬를 텄다. CBRS는 특정 지역에서 군사용으로 사용하는 3.55~3.7㎓ 대역을 주파수 공유 기술을 사용해 간섭 우려가 없는 지역에서 민간에 개방, 기업 자체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미국은 5G 특화망 구축·운용 전문기업이 등장해 경쟁을 시작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기대를 불러모으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AWS 프라이빗 5G(AWS Private 5G)'를 지난해 12월 출시했다. 기업이 온라인으로 5G 특화망을 구축할 장소와 네트워크 용량을 지정하면 AWS가 무선기지국 등 무선접속망(RAN) 인프라를 구축, 월 요금을 내고 클라우드서비스와 연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일본 NTT 도코모도 미국 시장에서 CBRS 주파수를 이용, 네트워크슬라이싱을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P5G' 서비스를 출시했다. 기업이 스마트공장 등 원하는 기능에 맞게 5G 인프라를 가상화 기술로 최적화해 사용하는 맞춤형 서비스다. 버라이즌은 5G 또는 롱텀에벌루션(LTE)을 기업 수요에 적합하게 맞춤형으로 구축하는 '온사이트 고' 서비스를 출시했다.

미국 농기계 전문기업 존 디어는 CBRS를 이용한 자체 5G 특화망을 미국지역 내 2개 공장에 상용화했다. 미국은 클라우드기업, 통신사, 산업별 전문기업이 5G 특화망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을 시작했다. 5G 특화망 시장이 확대되고 이동통신사도 수익을 확보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방증이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글로벌 사설 무선통신 인프라 시장은 2019년 9억4500만달러에서 2024년 57억달러(약 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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