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 우주로 쏘아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 이하 ‘웹’)이 가장 위험한 고비를 넘겼다.
미 항공우주국(NASA, 이하 ‘나사’)는 원격 조종으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태양 차광막 5겹을 모두 무사히 펼쳤다고 4일(현지 시각) 밝혔다.
모두 펼치면 테니스장 크기의 태양 차광막(sun shield)은 웹의 배치 단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작업이지만 필수적이다. 태양에너지와 지구, 달에서 반사되는 햇빛 등을 차단하고, 적외선(열)을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도록 웹을 섭씨 영하 230도의 극저온으로 낮춰주기 때문.
그러나 21X14m 넓이를 가진 이 차광막은 두께가 사람 머리카락 정도에 불과하다. 쉽게 찢어질 것 같은 이 차광막 5장은 모두 팽팽하고 빈틈없이 당겨져야 하기 때문에 과학자들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단계다.
과학자들의 염원대로 차광막 5겹은 모두 무사히 펼쳐졌다. 이날 나사가 진행한 생방송에서 키스 패리시 JWST 관측소장은 “딱 한 장만 펼치려고 했던 차광막이 예상보다도 더 잘 펴졌다”며 5겹이 모두 펼쳐진 순간 “정말 중요한 순간이다. 팀 전체를 격려하고 싶다”고 기쁨을 드러냈다.
웹은 각 층별로 하루가 소요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첫 날 2겹을 무사히 배치하고 다음 날 3겹을 모두 배치했다. 웹은 지구에서 약 87만 9000km 떨어진 곳에서 한국 시각으로 5일 오전 2시 9분 배치를 모두 완료했다.
패리스 관측 소장에 따르면, 태양 차광막은 층별로 약 섭씨 55도를 떨어뜨린다. 5장을 모두 펼치면 외부보다 최대 330도를 낮출 수 있다.
차광막은 전체 임무의 약 70~75%에 해당한다. 다음 단계는 반사거울 전개다. 이 단계는 주말 동안 진행될 전망이다. 오늘 저녁부터 2차 거울 전개를 위한 모터 가열에 들어간다. 지구로부터 150만km 떨어진 최종 목적지, 라그랑주2(L2)에는 이달 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곳에서 총 지름 6.5m, 18개 금빛 육각거울(1차 거울)이 완전히 펼쳐진다.
L2에 무사히 도착하게 되면 웹은 작동을 위해 100일 간 온도를 식힌다. 정교한 이미지를 찍을 수 있는 정렬과 조정 과정을 거친 웹은 여름 내 지구로 첫 영상을 보내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미 항공우주국(NASA), 유럽 우주국(ESA), 캐나다 우주국(CSA) 등이 참여한 가운데 30년 간 진행된 12조원짜리 프로젝트다. 허블 우주망원경의 2.7배에 달하는 웹은 135억년 전 초기 우주의 빛을 관측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