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조재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AI+x 인재가 디지털 대전환 이끈다”

대담=양종석 전자신문 산업에너지환경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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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은 전자신문과 대담에서 "직업교육 훈련 분야 퍼스트 무버로서 AI 기술을 전 산업분야에 접목할 수 있는 AI+x 인재를 양성해 디지털 대전환을 이끌다"고 밝혔다.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기존 성공 사례를 따르며 성장해온 시기는 지났고 새로운 상상이 필요할 때입니다. 직업교육 훈련 분야 '퍼스트 무버(First Mover)' 폴리텍이 AI 기술을 전 산업 분야에 접목할 수 있는 'AI+x' 인재를 양성해 디지털 대전환을 이끌겠습니다. 신기술 적응과 생애 직업능력 개발을 지원해 일하고자 하는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일할 수 있는 사회를 구현하겠습니다.”

조재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은 전 산업에서 AI 기술을 접목해 디지털 대전환을 이뤄야 저출산 고령화 시대 대한민국이 지속 성장 동력을 얻어 초일류 국가로 나아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조 이사장은 “기술 변화 속도가 더 빨라지는 환경에서 새로운 상상력으로 AI, 메타버스 등 기술 변화를 선제적으로 수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1968년 '국립중앙직업훈련원'으로 출발한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 직업교육훈련기관 한국폴리텍대학은 민간에서 담당하기 어려운 국가기간·전략산업, 신성장 산업 분야 기술·기능 인력을 양성한다. 전국 40개 캠퍼스에 246개 학과를 운영하며 지난 53년간 270만여명을 양성했고, 지난해 기준 학생 정원은 6만7360명으로 국내 대학 중 최대 규모다. 취업률 80.3%(2020년 12월 대학정보공시 기준)에 취업유지율 90.1%로 코로나19에도 취업 강자로서 면모를 이어오고 있다.

작년 3월 조재희 이사장 취임 직후 '글로벌 AI+x 인재 양성 프로젝트'를 발표, 기존 산업 기술 'x'에 AI 기술을 융합한 AI 융복합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전 과정에 'AI+x' 교과를 편성해 기존 전통 산업 분야 전공자도 누구나 AI 일상 시대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AI 기술 리터러시(AI Literacy)' 역량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2022학년도 AI, 소프트웨어(SW) 관련 10개 학과 신설·개편을 위해 내부 공모 절차를 진행 중이다. 장기적으로 AI+x 인재 양성을 위해 2024년까지 3개년 총 450억원 예산을 확보했다. 매년 5개씩 총 15개 학과를 신설한다. 또 기존 전문기술과정, 학위과정을 SW 관련 전공 하이테크 과정으로 매년 5개씩 총 15개 학과를 개편한다. 3개년 예산 150억원을 확보했다. 이달 20일 '메타버스 연구센터'를 개소하고 '메타버스캠퍼스(가칭)'를 통해 디지털 대전환 시대 새로운 직업교육 방안을 제시할 방침이다.

-폴리텍대학은 일반 대학과 어떤 차이가 있는가.

▲한국폴리텍대학은 '일하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나 일할 수 있는 사회'를 위해 공공 직업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2년제 학위과정, 공학사 학위과정, 대졸 청년 대상 고급 기술교육과정 등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 인력을 양성하고, 근로자의 직업능력개발을 지원한다. 기계, 산업설비, 금형 등 뿌리기술 분야부터 반도체, 바이오 등 국가기간·전략산업, AI, 가상현실, 핀테크, 빅데이터 등 디지털 신기술 분야를 아우르며 기술교육의 최전선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회진출 시기의 청년층, 직무능력을 향상하고 싶은 재직자, 재취업에 나선 신중년·경력단절여성 등 재학, 구직, 재직, 재취업에 이르기까지 생애 주기별 맞춤형 교육훈련과정을 운영한다. 연간 10만여 명의 기술 인재를 키워내는 '국민의 일자리 특화대학'으로 일하고자 하는 누구에게나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많은 대학이 학령 인구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폴리텍은 어떤가.

▲우려보다는 기회로 보고 있다. 피할 수 없는 학령인구 감소 현상은 산업 동향, 일자리 변화와 함께 오히려 대학의 혁신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폴리텍은 기존 학제의 정원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학과 신설개편을 통해 시대변화에 대응하는 '탄력성'을 지녔다. 다른 대학들이 가지지 못한 강점이다. 폴리텍은 2년제 학위과정 이외에도 청년, 중장년, 여성, 재직자를 위한 직업교육훈련 과정을 운영하는 전 생애주기 맞춤형 직업교육 플랫폼이다. 원하는 국민은 누구나, 언제든지, 어디서든 직업교육훈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입학전형 제도를 개선하고, 생애주기별 맞춤형 직업교육을 확대하기 위해 공정한 교육훈련 기회 제공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폴리텍은 취업률이 높다. 졸업생 취업만족도는 어떠한가.

▲코로나19에도 작년 3월 전문기술과정 수료생 취업률이 73.6%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0.9%포인트(P) 높다. '좋은 일자리'인지 취업의 내실을 보여주는 취업유지율은 87.1%에 달했다. 교육이 진행된 2020년 한해 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해 비대면 수업 비중이 45%에 달하는 교육훈련 여건 속에서도 '취업하면 폴리텍'이라는 브랜드를 공고히 했다.

지난 10개월 동안 전국 40개 캠퍼스를 모두 방문했다. 대학 임직원뿐 아니라 다양한 졸업생들을 직접 만나 일자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졸업생들은 폴리텍의 현장형 기술 교육이 취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은다. 취업뿐 아니라 창업 지원 역시 성공적이다. 남녀노소 일하고자 하는 국민에 필요한 기술 교육 플랫폼, 그것이 폴리텍의 역할이다.

핀테크 기업인 크레디트라인에서 IT 기술자로 근무 중인 32세 남성 김재영(32세, 남)씨 사례가 인상적이다. 그는 건국대에서 기술경영학 석사를 수료하고, 박사 과정을 밟던 중 빅데이터 분야 가능성을 보고 과감히 박사 과정을 중단, 서울강서캠퍼스 스마트금융과에 입학했다. 10개월 만에 취업까지 성공했다. 이장원(26세, 남)씨는 포항캠퍼스 산업설비과에 입학해 1년 동안 국가기술자격증 8개를 취득하고 실력을 인정받아 수자원기술에 공채 입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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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왼쪽)과 양종석 전자신문 산업에너지환경부장.

-작년 3월 이사장 취임 이후 AI+x 인재 양성을 강조해왔다. AI+x 인재란 어떤 의미인가.

▲'인공지능(AI)'은 사람처럼 학습하고 추론할 수 있는 지능을 가진 컴퓨터 시스템을 만드는 기술이다. 'AI+x'(인공지능융합기술) 인재는 기존 산업 기술(x)에 이러한 AI 기술을 융합해 산업현장에서 기술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AI융·복합 역량을 갖춘 인재를 의미한다.

AI가 일상생활에 깊이 스며드는 시대가 도래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등장 이후 경제, 산업, 문화 전반이 혁신적인 변화를 맞이한 것처럼, 산업 전반에서 기존 산업과 AI 결합을 통한 지능화가 이뤄지고 산업구조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폴리텍은 모든 입학생이 수준별 AI 기술 교육을 받아 뿌리기술과 기존 전통 산업 분야 기술을 전공하더라도 AI 일상 시대에서 생존할 수 있는 'AI 기술 리터러시' 역량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AI+x' 인재 양성 성과가 있다면.

▲2022학년도 신입생부터 폴리텍에 입학하면 누구나 AI 기술을 배우고 졸업할 수 있도록 학과 신설·개편, 교원 연수, 교과 운영 준비 등 AI+x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훈련체계 준비를 마쳤다. 작년 학위과정 재학생들도 78.9% 이상이 AI 관련 수업을 이수했다.

올해부터 학위과정뿐 아니라 하이테크과정, 전문기술과정, 신중년과정에도 AI+x 교과를 100% 편성한다. AI 전공 이외의 모든 학과를 비IT계열인 'AI 친화학과'와 IT계열 및 AI융합학과인 'AI 심화학과'로 나누고 수준별, 교과군을 기초로 일정 학점 이상의 AI 기술 수업을 이수하도록 했다.

폴리텍은 AI 기술의 급격한 발달과 비대면 수업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폴리텍형 AI 이러닝 콘텐츠 개발을 마치고 올해부터 적용한다. 제작된 딥러닝, 친환경·지능형 자동차, 스마트 공장 제어, 가상현실 기술 분야 180개 콘텐츠는 학기 내 정식 수업에 활용한다.

딥러닝 과목의 경우 구글의 웹 기반 프로그래밍 서비스 '코랩(Colab)' 환경에서 파이선 프로그램으로 케라스(Keras) 같은 인공신경망 라이브러리를 다뤄 '개와 고양이를 구별할 수 있는 AI 구현'을 실습한다. 폴리텍은 모든 학생이 과정과 전공을 불문하고 AI 기술 '적용 능력'을 갖춤으로써 기계, 전기, 전자, 자동차, 설비 등 다양한 기존 산업기술 'x'에 AI 기술을 접목해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선도하는 기술 역량을 갖추도록 한다. AI 전공학과를 포함해 모든 기술 전공자들에게 'AI 리터러시' 역량 개발을 지원하는 구체적인 대규모 액션플랜 적용 사례는 국내 대학 최초다.

-남은 임기 동안 'AI+x'와 함께 역점을 두고 추진할 계획이 있다면.

▲메타버스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작년 11월 국내 대학 최초로 '도전! 폴리텍 메타버스'라는 메타버스와 AI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및 아이디어 콘테스트를 개최했다. 메타버스 콘텐츠 개발 부문에서 혁신상(1등)을 수상한 대전캠퍼스 VR미디어콘텐츠과 강다은(34) 학생은 '가상 공간 메타버스 상에서 구현하는 갤러리 서비스 방법'으로 특허를 출원하고 창업을 준비 중이다. 김현돈 로봇캠퍼스 교수는 메타버스 상에서 학생 졸업작품 프로젝트 활동 온라인 지도 방법으로 플랫폼 활용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올해는 기술인력 고도화를 위해 '메타버스캠퍼스(가칭)'를 구축하고 디지털 대전환 시대 새로운 직업교육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달 20일 제천 폴리텍 다솜고등학교에 개소하는 '메타버스연구센터' 내 구축될 '메타버스 Fab Lab'은 메타버스 관련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연구하는 오픈형 연구실이다. 전국 40개 캠퍼스에 근무하는 폴리텍 교수진은 이곳에서 대내외 기술연구 과제를 수행하고 메타버스 산업의 다양한 협업과제를 진행할 것이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증강현실(AR)·가상현실(VR)을 활용한 가상 실습환경을 구축하고 재학생들이 참여하는 '메타 에듀케이션(Meta Education)', 축제와 동문 활동, 동아리 활동이 이루어지는 '메타 캠퍼스 라이프(Meta Campus Life)', 가상 기업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확장현실 기업 플랫폼(XR Industry)'을 2024년부터 완성도 있게 운용할 계획이다.

◇조재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은…

조재희 이사장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동 대학에서 비교정치학 석사, 노동정치학 박사를 취득한 후 1996년 영국으로 건너가 옥스포드대 켈로그칼리지에서 포스트닥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대통령비서실 국정과제비서관을 지냈고, 중국 베이징대학 정부관리학원에서 초빙연구원을 역임했다. 2017년부터는 고려대 노동대학원에서 연구교수로 근무하며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을 맡았다.

조 이사장은 “1980년대는 학생운동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당시 많은 학생이 노동 현장에 투신할 때, 한국 최초로 시간강사 노조를 조직해 위원장을 맡았다”면서 “열악한 노동 현장을 쫓아다니며 '왜 한국의 노동자는 가난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노동자의 정치참여'를 외치며 청춘을 보냈다”고 말했다.

현재 대한민국은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고 노동환경도 많이 개선됐다. 그러나 노동문제 본질적 질문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사회적 약자로서의 노동자는 '저임금' '산업재해' '고용 불안정'이라는 세 가지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노동정책 전문가인 조 이사장은 폴리텍대학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해답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질의 일자리를 보장하는 양질의 기술교육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폴리텍에 오면, 평생 살아가는데 필요한 직업 기술을 배울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하고, 일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것에 앞장서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작년 3월 한국폴리텍 이사장 임기를 시작하며 취임사를 통해 '선난후획(先難後獲)' 정신을 강조했다. 조 이사장은 “어려운 일을 먼저 해내고, 성과는 나중에 받겠다는 마음으로 이사장에 취임했고, AI+x 인재 양성 체계 도입, 메타버스연구센터 설치 등 쉼 없이 달려왔다”며 지난 300일 소회를 전했다.

이제 그는 '새로운 상상이 필요한 시기'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대한민국은 선진국 대열에 진입해, 세계 경제 부흥의 새로운 심장이 됐다”면서 “기존 성공 사례를 따르며 성장해온 시기는 갔고, 이제 기술 변화 속도가 더 빨라지는 환경에서 새로운 상상력으로 AI, 메타버스 등 기술 변화를 선제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이사장은 남은 임기 동안 폴리텍이 직업교육 훈련 분야 '퍼스트 무버'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전사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폴리텍이 신기술 적응과 생애 직업능력 개발을 지원하는 교육훈련기관으로서 '일하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나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폴리텍을 '글로벌 최고 직업기술교육대학'으로 혁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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