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만난 이재명 "능력주의 팽배가 경제 양극화 불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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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 이벤트홀에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와 대전환의 시대, 대한민국은 어떻게 공정의 날개로 비상할 것인가의 주제로 화상 대담을 하고 있다. 이번 대담에는 온라인을 통해 공개 모집한 국민참여단 현장 패널 15명도 참석했다.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영상 대담에서 능력주의가 평등보다는 사회전반의 불평등을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1일 샌델 교수는 이날 이 후보와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온라인 영상 대담을 갖고 한국과 미국의 '공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이 후보가 한국의 청년들이 '능력주의'에 과하게 몰입되어 있다고 운을 뗐다. 이 후보는 “청년 세대는 능력주의에 상당히 몰입돼 있다. 오로지 현재 가진 최종적인 능력치에 따라 결론을 내자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지방 인재·성·취약계층 할당이 불공정하고 능력주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샌델 교수 역시 평등 사회을 위한 능력주의의 시작이 불평등을 오히려 더 악화시킨다고 설명했다.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입학생 중 상류층 1% 자녀들이 하위 99% 계층의 입학생보다 많은 다수를 차지하는 현상을 거론했다. 샌델 교수는 “입시 경쟁은 부유한 계층에 더 좋은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능력주의는 결국 평등보다는 사회 전반의 불평등을 더욱 가져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 드라마 'SKY캐슬'과 '오징어게임'을 언급하며 “SKY캐슬은 치열한 한국의 입시경쟁을 보여준다. 오징어게임은 능력주의의 결함과 체제에서 밀려난 사람들에게 주는 패배감을 잘 나타내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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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능력주의 현상은 결국 '경제 양극화'를 불러온다고 진단했다.

샌델 교수는 “경제의 심각한 불평등을 보면 승자와 패자가 극명하게 나뉜다. 기득권 계층이 자신들의 성공을 노력의 결과로 믿고 자만심을 갖는 것이 빈부격차 심화의 원인”이라며 “자신이 스스로 만든 결과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책임 의식이나 부채 의식을 갖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 후보는 “능력주의로 포장되는 사회는 각자가 만들어 낸 결과물이라고 생각해 부채 의식을 갖지 않을 수도 있다”며 “능력주의는 경쟁을 촉발하고 개인의 성취욕을 채워가는 수단으로 유용하지만, 경쟁이 격화되고 성장이 떨어지면서 부작용이 많아진 것 같다”고 공감했다.

샌델 교수는 “우리는 평소에 일상생활에서 마주치는 노동자들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기여 하는지 간과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에서 그들이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가 시사점을 던져줬다. 우리는 이들이 기여하는 바에 대한 마땅한 사회적 인정과 존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나의 성공이 나 혼자만의 결과물이 아니라 모두에게서 온 것이라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현실적으로 집행하는 일은 결국 정치인의 몫”이라고 말했다.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2010년 국내 출간 이후 밀리언셀러가 됐다. 이후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공정하다는 착각' 등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저술했다. 이날 대담은 2시간가량 이어졌고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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