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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게임산업은 올해 유독 긴 한해를 보냈다. 트럭시위로 대표되는 이용자 행동주의 발현을 시작으로 확률형아이템 논란과 자율규제, 셧다운제 폐지, 3N+2K 재편, 게임에만 적용된 앱수수료, 메타버스, 플레이투언(P2E) 등 갖가지 이슈가 쏟아져 나왔다.

한 동안 모바일 신작에 매몰돼 산업 '판'을 흔들 이슈가 드물었지만 올해는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진 덕에 게임사마다 새로운 판 짜기에 한창이다.

넥슨은 기존에 내놓은 게임과 다른 '프로젝트 모드'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스테디셀러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 그래픽 리소스를 활용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유할 수 있는 게임이자 플랫폼이자 공간이다. 국내 게임사 중 첫 번째 시도다. 샌드박스 게임에서 나아간 새로운 '놀이공간' 시대를 개척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던전 앤 파이터 모바일' 중국 출시 시기는 넥슨 기업가치를 좌우할 분수령이될 전망이다. 1년 실적과 던파 지식재산권(IP)가치 증대는 물론 향후 미래가치에도 영향력이 크다.

엔씨소프트는 새해 '프로젝트 TL' 출시를 가시화한다. 한국형 MMORPG를 정립한 엔씨가 내놓는 플래그십 타이틀이다. PC와 콘솔에 대응한다. 콘솔에서도 이용자간대결(PvP)와 사냥을 통한 득템의 재미 그리고 공성전 등의 재미를 어떻게 풀 것인지가 관건이다. 지금까지 엔씨소프트가 노하우를 가지고 있던 PC기반 이용자경험(UX)과 인터페이스(UI)를 전면 원점에서 다시 설계하는 작업이다. 향후 10년 엔씨소프트의 글로벌 및 콘솔 진출 전략의 밑바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게임 시대 개화를 알린 넷마블은 자신들이 깔아놓은 판을 사수하기 위해 '레볼루션' 카드를 다시 꺼내 든다.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은 흥행 문법에 맞게 잘 닦인 게임이다. 가장 세련된 모바일MMORPG를 지향한다. 애니메이션 '영웅의 계승자'로 세븐나이츠 세계관 형성 지원사격도 받는다.

코웨이와 소셜카지노로 안정적인 자금흐름을 만든 넷마블은 새해 스튜디오드래곤과 IP를 공동개발한다. IP 갈증 해소에 나선다. 초기 기획부터 세계관과 시나리오를 함게 만들어 게임과 드라마로 제작한다. 방탄소년단(BTS) 등 넷마블 밖에 할 수 없는 IP 활용도도 높인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를 새해부터 무료로 전환한다. e스포츠, 아시안게임과 연계해 밀도를 높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IP가치, 제품생애주기 증대가 예상된다. 출발 선상 공정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매출을 극대화할 수익모델 개발이 관건이다.

신작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펍지 유니버스를 구성한다. 펍지 유니버스는 장르를 넘나드는 방식으로 세계관을 전개하는 크래프톤 전략 사업이다. 지금까지 배틀그라운드 유지보수에 집중했다면 게임에서 엔터테인먼트 영역 전반을 아우르는 확장을 노린다. 또 인도를 주축으로 아프리카로 이어지는 신흥시장 공략도 진행한다.

카카오게임즈는 '비욘드게임즈'를 기치로 걸고 시즌2를 맞이한다. 가장 차별화된 부문은 일상과 게임을 결합한 신사업이다. 실제 일상을 게임처럼 즐겁게 만들기 위한 게이미피케이션 프로젝트다. 위치기반 시스템을 기반으로 일상에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기존 게임사에 도전하지 않았던 영역이다. 자회사 카카오VX의 인공지능, 증강현실, 가상현실 등을 접목한 '스크린골프'와 '스마트홈트' 확장도 기대된다.

메타버스와 대체불가능토큰(NFT)은 새해 게임산업 신규 비즈니스 모델로 부상한다. 올해가 비전을 선포하는 자리였다면 새해에는 실제로 구현해 성장동력으로서 검증을 받는다.

컴투스홀딩스와 컴투스는 새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기업 방향성을 전환했다. 모바일 전문 게임회사 타이틀로 지난 10년을 성장했던 두 회사는 새해에는 가상자산으로 원동력을 바꿨다. 투기로써 자산이 아닌 가상 세계를 유지하고 지속시키는 경제 중추다. 기존 게임과 신작에 P2E 개념을 접목한다.

컴투스는 새해 하반기부터 임직원이 가상세계 '컴투버스'로 출근하는 구상을 내놓았다. 컴투버스는 가상세계에 오피스월드를 비롯해 제품 구매, 의료, 금융서비스 등을 이용하는 '커머셜 월드', 게임·음악·영화·공연 등 여가를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 월드', 소통 공간인 '커뮤니티 월드'로 구성된다. 컴투스는 이 곳에서 원격 의료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국내 게임사 중 가장 성공적인 P2E 모델을 구축한 위메이드는 내년 플랫폼 확대에 집중한다. 자체 개발 게임 외에도 외부 블록체인 콘텐츠를 수혈해 위믹스 플랫폼을 키운다. 새해 100개 게임을 위믹스 블록체인에 올린다. 강력한 선점효과로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우위를 지키는 전략이다.

와이제이엠게임즈는 관계사 원이멀스를 중심으로 생활과 가상현실을 잇는 '라이프 커넥티드 메타버스'에 나선다. 성형, 다이어트, 치과 등 의료 서비스를 메타버스 플랫폼 '심포니'에서 제공한다. 자회사 액션스퀘어를 통해 P2E 게임에 대응한다.

새해에는 글로벌 이용자에게도 사랑받는 국내 첫 AAA급 콘솔 탄생도 기대된다.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X'로 펄어비스는 '붉은사막'으로 올해의 게임(GOTY)에 도전한다. GOTY는 BTS의 빌보드나 '기생충'의 오스카에 버금가는 위치다. 그동안 한국 게임사에게 멀게만 느껴졌던 상이다. 획일화된 국산 게임에 변화를 주고 가능성을 일깨워줄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