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고용량 장수명 배터리 음극소재 개발

조재필 특훈교수, 신개념 '실리콘 카바이드계' 음극재
전기차 주행거리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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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량 장수명 실리콘카바이드 음극재를 개발한 조재필 특훈교수.

전기차 주행거리를 대폭 늘릴 수 있는 고용량 음극소재가 개발됐다.

UNIST(총장 이용훈)는 조재필 에너지화학공학과 특훈교수팀이 전기차 배터리용 '고용량 음극소재(실리콘카바이드계 음극재) 양산 합성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실리콘은 리튬이온배터리에 널리 쓰이는 흑연보다 이론적 용량이 10배 크지만 내구성이 떨어진다. 충·방전 때 실리콘 부피가 수배 이상(360%) 부풀어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면서 구조적 손상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이다. 팽창 때 발생하는 가스에 의한 폭발위험도 있다.

현재 흑연에 섞어 쓸 수 있는 실리콘계 소재 한계 함량은 5%(400mAh/g급) 정도다. 급격한 부피 변화를 막으려면 실리콘 음극재 입자를 최대한 작게 만들어야 한다.

조 교수팀은 실리콘 입자 크기를 1나노미터 이하(10억분의 1미터)로 줄일 수 있는 새로운 합성기술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가스형태 원료물질을 증착해 소재를 합성하는 기상증착과정에서 핵 성장을 억제하는 방법으로 입자 크기는 줄이고 입자 수는 크게 늘렸다.

이 기술로 합성한 실리콘카바이드계 음극재는 실리콘 입자 크기가 작아 양산이 쉽고 실리콘카바이드가 실리콘 입자를 보호해 내구성이 뛰어나다. 실리콘 입자를 실리콘카바이드가 둘러싸고 있어 전해액과의 불필요한 반응을 막아 내구성과 배터리 용량을 크게 높일 수 있다. 기존에는 보호구조체로 감싸는 별도 공정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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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카바이드 음극재 합성 과정.

합성 음극재의 부피 팽창률은 상용 흑연소재와 유사한 15% 내외로 나타났다. 상용 수준의 각형 셀(cell) 평가에서는 2800회 충·방전을 반복해도 초기 용량의 91%를 유지했다.

합성 음극재를 배터리에 적용하면 전기차 주행거리를 대폭 높일 수 있다. 한번 충전해 달릴 수 있는 최대 거리는 탑재 배터리 용량과 비례하는데 합성 음극재 용량은 상용 흑연소재 대비 3배 이상 크다.

전기차뿐만 아니라 고용량 에너지저장시스템(ESS)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이 연구 성과는 '네이처에너지(Nature Energy)' 13일자(런던시간 오후 4시)에 게재됐다.

조재필 특훈교수는 “실리콘 음극재 나노 입자를 만들기 위해 습식공정이나 기계적 파쇄 공정이 보편적으로 쓰였지만 이는 원가 상승 문제뿐만 아니라 성능 개선에도 한계가 있었다”며 “개발 합성기술은 모든 공정이 건식 공정이라 대량 생산이 쉽고 비용 절감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