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내년 반도체 공급 안정화와 신차 효과 등을 바탕으로 연간 영업이익 8조원대에 재진입할지 주목된다. 영업이익 8조원대를 달성하면 2013년 이후 9년 만이다. 수익 기반은 현대차가 추진하는 2025 전략 등 모빌리티 신사업 동력이다. 다만 내년부터는 새 강성 집행부가 노조를 이끌게 돼 파업 등 노조 리스크가 실적 달성의 변수로 부각될 전망이다.
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 내년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올해보다 13.2% 증가한 8조420억원이다. 연간 매출액은 7.4% 늘어난 126조2520억원으로 점쳐진다. 내년 경영실적이 컨센서스에 부합하면 영업이익률은 6.3%로 높아진다.
현대차 영업이익은 2014년 7조5500억원을 기점으로 하향 곡선을 그렸다. 2015년 6조원대(6조3579억원)로 하락한 후 2016년 5조원대(5조1935억원), 2017년 4조원대(4조5747억원)까지 떨어졌다. 2018년에는 2조원대(2조4222억원)에서 2019년 3조원대(3조6055억원), 2020년 다시 2조원대(2조3947억원)로 등락을 반복했다.
올해부터는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7조1019억원으로 작년보다 196.5% 증가가 예상된다. 세단 중심이던 모델 라인업을 수요가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으로 개편하고,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은 제네시스가 국내외 시장에서 강력한 신차 효과를 내며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실적 상승에 힘을 보탠 결과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반도체 수급난 상황에서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 없이 판매를 꾸준히 늘린 점도 주목된다. 올해 들어 11월까지 현대차는 355만2180대를 판매해 작년 동기 대비 5.4% 증가했다. 국내 판매는 8.2% 줄었지만, 해외 판매를 9.1% 늘렸다.
현대차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생산이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3년 연속 무분규 임금 협상을 이어갔다. 빠른 출고가 가능한 모델을 우선 생산하는 등 공장별 일정 조정을 통해 공급 지연 영향을 최소화했다. 실제 9월부터는 차량 생산이 증가하는 추세다.
내년부터는 노조 집행부가 강성으로 바뀌면서 파업 등 노조 리스크가 변수로 꼽힌다. 이날 결과가 발표된 현대차 노조 9대 임원(지부장) 투표 결과 내년부터 안현호 지부장이 새 집행부를 이끌게 됐다. 안 후보는 전체 투표 참여 조합원 절반이 넘는 53.3% 지지를 얻었다. 현대차 노조는 강성 집행부가 노조를 이끌던 2012년부터 2018년까지 7년 연속 파업하며 생산 차질을 가져온 전례가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내년 현대차 판매 전망치를 420만대 수준으로 보고 있다. 올해 현대차가 제시한 판매 목표치 400만대보다 5%가량 높은 수치다. 내년 아이오닉6와 신형 그랜저 등 신차 효과, 신흥 시장 회복, 인도네시아 신공장 본격 가동 등으로 수요가 지속될 전망이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