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나·세라믹 이용 열 차폐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 내열성 ↑
화재현장 드론·로봇에 적용 예상
금속 대체 기대..."연료 효율 향상"
최근 운송 기기 및 에너지 산업 등에서 연료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가벼우면서 강도가 높은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 소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을 구성하는 수지는 열에 약하므로 250도 이상 고온에서 사용할 수 없어 열을 차단하는 코팅이 꼭 필요하다. 그러나 기존의 열 차폐 코팅 방식은 보통 500℃ 이상의 고온에서 이루어져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에 적용할 수 없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이민욱 구조용복합소재연구센터 박사팀이 열에 약한 탄소섬유 복합소재를 100~150도 온도에서 코팅, 500도가 넘는 고온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열 차폐 코팅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진은 알루미나(내열성, 강도가 우수한 알루미늄 산화물) 입자와 본드를 이용해 스펀지처럼 구멍이 있는 세라믹 판을 만들고, '진공수지이송성형법'으로 탄소섬유 복합소재를 제작했다. 세라믹 판은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으로 전해지는 열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특히 세라믹 판의 미세한 구멍에 액상 수지가 들어가면서 탄소섬유 복합소재와 물리적으로 연결돼 고온에서도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과 높은 접착력을 가질 수 있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샘플은 500~700도 화염으로 가열해도 실제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의 온도는 약 200도로 유지하며, 가열된 이후에도 원래 강도의 90%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화재 현장에서 사용되는 드론 및 로봇에 적용하거나, 고온의 엔진에 사용되는 무거운 금속 부품을 대체해 연료 효율을 높이는 등 탄소섬유 복합소재 활용분야를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이민욱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고온에서 탄소섬유 복합소재를 적용할 수 있는 경제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열 차폐 능력을 더욱 향상시켜 응용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