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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을 구합니다' '직업을 구합니다'. 완전히 상반된 상황에 상반된 외침이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구직자와 기업 간 이야기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기업은 전문인력이 절실한데 기존 교육시스템에서 양성된 구직자들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기업이 필요한 능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나도 개발자부터 기획, 인사, 영업, 홍보, 마케팅 등 거의 전 분야에 걸쳐 인재를 채용하고 있지만 막상 인력 채용에서 관련 업계의 이해도와 경력을 기본적으로 요구한다.

기업은 당장 실무에 투입할 경력자만 채용하는 게 대부분이다. 채용 후 최소 6개월을 교육해야 하는 신입사원을 뽑기엔 시간 여유가 없다. 이직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있다.

4차 산업혁명 인재 양성이 국가 과제가 되면서 각 대학은 관련 학과를 꾸리고, 정부에서도 다양한 인재양성사업을 펼치는 등 인력 양성에 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그러나 기업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학교나 전문교육기관 등을 통해 실제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기르기는 어렵다. 이유는 여러 가지 있겠지만 무엇보다 전문 교수·강사가 부족한 영향이 크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 그대로 '혁명' 시대이기 때문에 관련 분야의 진정한 전문가는 대부분 필드에서 전투를 치르고 있다. 이들에게는 지금 서류를 정리하거나 시험 샘플을 옮기거나 에러 메시지를 찾아 줄 고양이 손이라도 아쉬운 상황이다.

나는 경일대 교수로서 회사를 창업해 3년이 지난 지금 약 80여명의 인력을 채용했다. 당사는 대학교의 현장실습제도와 정부의 인건비 지원사업 등을 적절히 활용했다. 인력을 양성·유치하면서 관련 제도를 활용, 부담을 줄였다. 3~6개월 정도 시간이지만 이들 가운데 일부는 실무 능력을 쌓아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인재 양성이라는 과업은 교육업계에만 요구할 게 아니라 우수한 전문가가 모인 기업들도 참여해야 한다. 넘쳐 나는 인력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는 현행 인재 양성 시스템의 한계는 이미 드러났다.

정부가 지원하는 인재 양성 사업비의 일부를 현업 기업에 지원해서 신입사원을 교육하게 하고, 교육 후 우수한 교육생을 우선 채용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거나 교육생을 채용할 경우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도 고려가 필요하다. 일자리를 늘리는 데 기여한 기업을 정부사업 수주 시 가산점을 주는 방법도 좋은 아이디어다.

기업은 당장 몇 개월 동안 무료로 고양이 손을 빌릴 수 있고, 신입사원 채용 시 검증된 인력을 채용해서 빠르게 실무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생 입장에서도 학교나 교육기관에서 배울 수 없던 실무교육을 받을 수 있다. 또 산업 현장을 겪으면서 해당 업계의 정보도 얻고 본인과 맞는 업종인지도 알게 돼 이직 확률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지금도 계약학과·현장실습 등과 같이 다양한 산학협력제도가 있지만 이는 기존의 제조업, 연구소, 중견·대기업 등 일부 업계에 한해 적용된다. 그 주체가 대학·교육기관 중심으로 돼 있다 보니 지금의 시대와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기존 제도를 보완하고 전적으로 생각을 틀을 바꿔야 한다. 교육계만이 아니라 산업계에서도 인재 양성에 주도해서 참여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할 시점이다.

한지형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대표 hjh@autoa2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