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마이크로가 실리콘 카바이드(SiC) 반도체 웨이퍼를 8인치 기반으로 대전환한다. 기존 6인치보다 높은 생산 능력을 확보, 전력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부다.
ST마이크로는 스위스에 노스텔 AB 생산 공장을 건설, 8인치 SiC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다. 2024년 가동이 목표다. 노스텔AB는 ST마이크로가 2019년 인수한 SiC 웨이퍼 업체다. 전성환 ST코리아 파워&디스크리트 부문 총괄 이사는 “기술 파트너와 협력해 자체 8인치 SiC 제조 장비 및 공정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SiC 반도체는 실리콘 반도체보다 고온에서 안정적이다. 높은 열전도도와 낮은 저항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일반 전력 반도체 대비 에너지 손실을 70% 줄일 수 있어 차세대 전력 반도체로 주목받고 있다.
ST마이크로는 지난 8월 8인치 SiC 시제품 생산에 성공했다. 노스텔AB 공장 구축으로 본격적인 8인치 양산 인프라를 확보한다. 현재 이탈리아와 싱가포르 공장에서 6인치 웨이퍼로 SiC 반도체를 생산하는 ST마이크로는 2024년이 되면 제품 중 40%는 8인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SiC 웨이퍼를 6인치에서 8인치로 바꾸면 칩 생산량을 두 배 가까이 늘릴 수 있다. 공정 단계는 유지하면서 생산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의미다. 반도체 제조사는 이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국내외 SiC 반도체 제조사가 대부분 6인치 웨이퍼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만큼 선제적인 8인치 전환으로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ST마이크로는 8인치 전환으로 늘어나는 SiC 반도체 수요에 대응한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SiC 수요도 함께 급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와 욜디벨롭먼트에 따르면 올해 세계 SiC 전력 반도체 시장은 7680억원 수준이다. 작년 대비 32% 성장했다. 2030년까지 12조2800억원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의 SiC 채택률은 5년 안에 현재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전 이사는 “8인치 웨이퍼 전환으로 작고 가벼우면서 효율적인 전력 장치를 구현, 혁신 반도체 기술 시장에서 ST마이크로 주도권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