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플랫폼 '좌불안석'…기재부는 "직접알선 아니면 문제 없다"

Photo Image
11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세무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세무사법 개정안을 두고 세무플랫폼 사업자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직접 알선이 아니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스타트업이 대다수인 플랫폼 사업자들은 사업 영역을 축소하거나 무료로 전환하는 방안 등을 고민 중이다.

14일 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국회를 통과한 세무사법 개정안에는 '세무대리의 소개·알선 금지' 조항이 신설됐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현행 제도 운영에서 나타난 일부 미비점을 개선보완하기 위해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소개 및 알선 금지 조항은 변호사법과 관세사법 등 전문자격사제도법 상당수에 포함돼 있다.

그러나 세무플랫폼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개정안으로 인해 사업 운영이 사실상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졌다. 세무플랫폼 시장이 성장하면서 기존 세무사업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법이 개정됐기 때문이다.

세무플랫폼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자비스앤빌런즈가 운영하는 인공지능(AI) 세무플랫폼 '삼쩜삼'은 상반기 누적 방문자 1700만명, 총 환급액 1200억원을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9월 기준 누적 가입자도 500만명을 돌파했다.

기존 사업자와 갈등도 적지 않다. 한국세무사회와 한국세무고시회는 자비스앤빌런즈 등 세무대리 플랫폼 운영사를 세무사법 위반으로 고소한 상태다. 세무사업계는 플랫폼 사업자들이 기존 시장에 무임승차하는 것은 물론 시장을 혼탁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세무사법 소관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사업자들의 우려가 기우일 뿐이며 직접 알선이 아니면 법 위반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소개·알선 금지 규정을 위반하려면 '특정 납세자'를 '특정 세무사'와 연결해주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경우여야 한다. 어떤 세무사가 어느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납세자는 광고를 보고 개별적으로 세무사와 계약하는 경우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기재부의 판단이다.

황인웅 기재부 조세법령운용과장은 “세무사법 개정으로 인해 세무플랫폼이 모두 소개·알선 조항을 위반한다고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면서 “어떤 형태의 서비스를 하고 어떤 식으로 대가를 받느냐를 케이스별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과장은 “앞서 법무부가 로톡에 대해 변호사법 위반이 아니라는 유권해석을 내린 것을 고려하면 직접 소개와 알선이 아니라면 문제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부분 스타트업들인 세무플랫폼 사업자들은 좌불안석이다. 이들은 사업 영역을 축소하거나 일부 서비스를 무료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로톡도 주무부처가 법 위반이 아니라고 했고 변협의 고발도 검찰에서도 수차례 기각됐지만 제대로 된 사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세무사법을 개정하면서 변호사의 세무대리 영역에 대한 논의에 집중하느라 소개 및 알선 금지로 인한 영향력을 논의했는지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다”고 말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