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에셋·디지털자산수탁·카르도
3개법인, 금융위 FIU에 신고접수 마쳐
구체 시행령 제정 안돼 운신의 폭 좁아
업무 준칙·규제 방향 마련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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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시중은행이 외부 기업과 합작 투자해 별도법인으로 신설한 디지털자산 커스터디(보관관리업) 기업 4곳 중 3곳이 금융당국에 가상자산 기타업자로 신고접수를 마쳤다. 이들 대부분이 법인신설과 지분투자를 마친 지 수 개월이 흘렀지만 아직 은행과 시너지를 내는 구체 사업이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수탁·거래 관련 법령을 좀 더 명확히 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 커스터디 사업을 영위하는 합작법인인 한국디지털에셋(KODA, 국민은행),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 신한은행), 카르도(농협은행)가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접수를 마쳤다.

우리은행이 투자한 디커스터디는 신고접수를 하지 않아 은행권 커스터디 법인 중 유일하게 FIU 신고접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디커스터디는 블록체인 기업 코인플러그와 협력해 지난 7월 신설한 합작법인이다.

우리은행은 “디커스터디는 아직 고객사가 없어 신고접수를 하지 않아도 당장 서비스에 영향이 없다는 점에서 신고접수 처리가 후순위로 밀렸다”며 “당국 일정에 맞춰 추후 신고접수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은 신사업 일환으로 블록체인 기업들과 손잡고 별도 합작법인 형태로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사업에 뛰어들었다. 은행들이 각 법인에 투자한 금액은 10억원 안팎 수준으로 크지 않다고 알려졌다.

은행이 직접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사업을 추진하지 않고 별도 법인을 이용하는 것은 디지털자산, 가상자산에 대한 금융당국 규제가 아직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금법 전면 시행에 따라 기타업자 신고접수가 마무리됐지만 커스터디 업무 가이드라인 등이 없어 아직도 소극적으로 사업 가능성을 살펴야 하는 분위기가 여전하다.

은행권은 디지털자산에 투자하려는 기관 투자자를 커스터디 법인 고객사로 확보하는 것이 우선 목표다. 이미 일부 기업이 기업 등 기관 투자자를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고객사로 확보했다.

현재 커스터디 기업의 주 서비스는 가상자산을 비롯한 디지털자산 보관·매매다. 추후에는 디지털자산 결제·정산과 운용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 은행 고유업무 중 하나가 금융자산을 보관·관리해주는 커스터디 서비스임을 감안하면 기존과 유사한 형태로 디지털자산 분야에서도 커스터디 서비스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

대체불가토큰(NFT)을 이용한 다양한 가상경제 관련 서비스도 커스터디 법인의 먹거리가 될 수 있다.

다만 아직 특금법 관련 구체 시행령이 제정되지 않아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 투기 위주로 성장한 가상자산에 대해 금융당국 시각이 아직 부정적인 것도 신뢰와 안정성이 핵심 가치인 은행에는 큰 부담이다.

한아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미국, 독일 등 은행이 직접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의 제도 기반을 살펴 규제 방향을 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특금법 개정 이후 구체 시행령이 아직 제정되지 않은 만큼 커스터디 업무 준칙과 가이드라인을 사업자에게 제공하는 방안도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