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기준 전국 보급률 65% 그쳐
전동모터·반도체 등 수급 문제로
주요 제조사 생산일정 크게 지연
정부 계획에 차질…'로드맵' 비상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전국 지자체별 전기차 보급 현황 9월 기준 올해 우리나라 전기차 보급률이 목표 대비 6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기아 등 신차 열풍으로 보조금의 조기 소진이 예상됐지만 주요 제조사의 차량 생산이 크게 지연되면서 정부의 목표 달성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서울시는 신차 출시에 대비해 개별 보조금을 200만원 줄이며 보급 대수를 늘렸지만 결과는 보급률 46%로 전국 최하를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서울시민은 서울시의 수요예측 실패로 전기차를 최소 200만원 비싸게 산 셈이다.
전자신문이 전국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의 전기차(승용 부문) 보급실적을 조사한 결과 13일 현재 65.3%로 나타났다. 올해 환경부 계획 물량 5만9951대 가운데 3만9153대만 차량 등록을 마친 것으로 조사됐다. 다수의 전기차 신차 출시로 보조금 조기 소진을 예상한 것과 정반대 상황이다.
배경은 현대차와 기아가 최신형 전기차를 출시했지만 전동모터와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 문제로 생산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테슬라가 8월부터 국내 판매 1위 모델인 '모델3'(롱레인지) 판매를 중단하면서 전기차 구매 시점을 올해에서 내년으로 미룬 잠재고객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전국에서 전기차 보급률이 높은 곳은 울산(87%), 부산(84%), 경기(81%), 광주(81%), 세종(80%) 순이었다. 경기와 부산을 제외하면 목표 보급량이 1000대 안팎의 지자체다. 전국에서 보급률이 가장 저조한 곳은 서울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1만4506대 분의 정부 예산을 선점했지만 보급률은 46.3%(6730대)로 전국 꼴찌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은 올해 하반기부터 전기차 추가 지원금을 4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줄였다. 개별 보조금 단가를 줄이는 대신 전체 보급 물량을 늘리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추경예산을 통해 보급 목표를 연초 5000대 수준에서 1만4506대로 늘렸지만 개별 보조금이 줄면서 경기 등 다른 지자체에 크게 밀렸다.
올해도 전기차 보급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면서 내년까지 43만3000대의 전기차를 누적 보급하겠다던 정부 로드맵에도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2013년부터 매년 1200만~3000만원 수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지원했지만 2018년을 제외하고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표】전국 지자체별 전기차 보급 현황(9월13일 기준, 자료 환경공단)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