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3회 국제 e모빌리티 엑스포에서 가장 주목하는 것은 e모빌리티에 대한 '규제 혁신'과 '산업 생태계 간 협력 모델'입니다.”
국제e모빌리티엑스포 공동조직위원장을 맡은 오종한 법무법인 세종 대표 변호사는 오랜 기간 모빌리티 등 규제 산업 법률 자문을 수행해왔다. 그는 이를 토대로 볼때 기술 혁신만큼이나 이를 뒷받침하는 법률적·제도적 기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자율주행,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 신기술 분야에서는 과도한 규제를 완화하고 기술과 제도가 함께 발전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 샌드박스 확대, 네거티브 규제 방식 도입 등을 통해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이 시장에서 검증될 기회를 보다 많이 제공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국내 기업에 이번 엑스포는 어떤 기회로 작용하나.
△유럽과 북미 선진 모빌리티 기업들 참여가 예상된다. 이들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기술 혁신과 제도 정착을 동시에 이뤄낸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기술이 사회에 안착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규제 당국, 소비자, 산업계가 협력해 왔는지에 대한 노하우는 우리에게도 시사점을 줄 것이다.
국내 기업들은 이러한 해외 기업들과 교류를 통해 글로벌 규제 준수 전략을 벤치마킹하면서, 보다 실효적이고 안전한 규제를 마련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다. 또 해외 진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모색하는 동시에,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R&D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자동차 기업이 시급히 강화해야 할 역량은.
△현재 국내 자동차 기업은 전기차 및 e모빌리티 시장에서 우수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후발주자들의 추격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통적 기술력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급변하는 규제 환경에 선제 대응하는 새로운 역량 확보가 필수다.
첫째, '글로벌 규제 대응 역량'이다. EU의 사이버보안법(UNECE R155), 미국의 NHTSA 자율주행 가이드라인, 중국의 데이터안전법 등 각국의 규제가 빠르게 강화되고 있다. 사후적 기술 준수를 넘어, 규제 변화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조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둘째, '소프트웨어 중심의 사고방식 전환'이다. 자동차 산업이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기반 서비스 산업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는 기술 역량을 넘어, 기업 문화와 조직 구조, 인재 구성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한다.
셋째, '지속가능성 입증 역량'이다. 탄소배출 추적, ESG 공시, 배터리 재활용 등 환경 규제가 글로벌 시장 진입의 필수 요건으로 자리잡고 있다. 앞으로는 얼마나 친환경적인지를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증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기업만이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이번 엑스포는 국가 산업정책과도 맞물려 있다. 민간 산업계가 이 부분에 선도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정부가 큰 틀의 정책 방향을 제시한다면, 산업계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개발하고 검증해야 한다. 민간 기업들이야말로 현장에서 실제로 기술을 적용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가장 실현 가능한 해법을 찾아낸 경험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탄소중립 분야에서는 산업계가 실질적이고 검증 가능한 탄소 감축 방법론을 개발하고, 이를 공급망 전체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와 환경부가 배터리 단위의 전주기 이력관리 및 순환이용과 관련해 구체적 제도와 시스템 구축을 예고하고 있다. 민간에서도 배터리부터 완성차에 이르는 전 과정의 환경 영향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입증하는 시스템을 함께 구축한다면, 이는 국제 사회에서 우리 산업의 신뢰도를 높이는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다.
아울러 산학연 협력을 통한 실무형 인재 양성과 스타트업 생태계 지원도 민간이 담당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다.
-중장기적으로 모빌리티 생태계가 '이동수단' 중심에서 '서비스·플랫폼·생태계'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이에 대한 업계 대응 방안은.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개방형 플랫폼' 전략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 체계 구축' 역량이 핵심이다.
전통적 자동차 제조사는 차량 판매로 수익을 창출했지만, 앞으로는 차량을 플랫폼으로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차량 공유부터 자율 주차, 차내에서 즐기는 각종 콘텐츠까지 새로운 가치 창출의 기회가 열리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서비스 제공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개방적 생태계를 조성하고, 구독 기반의 새로운 수익 모델을 개발하며, 축적되는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량이 요구된다.
법률적 측면에서는 플랫폼 운영자로서 책임 범위, 서비스 제공자들과의 공정한 거래 관계, 개인정보와 데이터의 적법한 활용 등 새로운 규제 환경에 대한 선제적 준비가 필요하다.
-국제e모빌리티 엑스포가 국내 산업계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 위해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면.
△우선 '법률·규제 트랙'을 강화하기를 바란다. 기술과 제품 전시뿐 아니라 각국의 규제 동향, 인증 절차, 법적 쟁점 등을 심층적으로 다루는 전문 세션을 확대한다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들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다음으로 '1:1 비즈니스 매칭 프로그램'을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참가 기업들의 니즈를 사전에 파악하고 최적의 파트너를 연결해주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후속 관리 체계' 구축도 중요하다. 엑스포에서 시작된 논의와 협력이 실제 계약이나 협업으로 이어도록, 행사 종료 후에도 지속적인 네트워킹과 후속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아시아 허브로서의 위상'을 강화하였으면 한다. 한국을 아시아 모빌리티 산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동남아·중동 등 신흥시장 모빌리티 기업들의 참여를 적극 유치하고 한국 기업들의 해당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확대하기를 바란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