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이준석, MZ세대 대선에서 큰 역할..."2030 잡아야 집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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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자신문 창간 39주년 기념 인터뷰를 서울 영등포구 전자신문 스튜디오에서 가졌다.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MZ세대로 통칭되는 2030세대가 내년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바라봤다.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40~50대,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60~70대 사이에서 캐스팅보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어느 정당도 2030세대의 마음을 잡지 못하면 집권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 과정에서 '공정한 경쟁'이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학벌, 부모, 주변환경에 따라 시작부터 불공정한 경쟁이 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대선주자가 각광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회가 막힌 사회보다는 어려워도 '사다리'가 남아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모호한 사탕발림 공약은 젊은세대에 외면받을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이고 현실적 공약을 통해 내년 대선을 승리로 이끌겠다고 자신했다.

특유의 직설화법으로 무장한 MZ세대 대표 정치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전자신문 영등포사옥 TV스튜디오에서 만났다.

대담=조정형 전자신문 정치팀장

-제1야당 대표 취임 100일이 다 돼간다. 그동안 대표로서의 성적은 100점이라고 표현했다. 지금도 100점이라고 생각하는가.

▲야구에 WAR이라는 수치가 있다.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ins Above Replacement)인데, 보통에 비해 얼마나 잘했느냐를 측정하는 수치다. 저는 대표로서 받은 기대치가 있다면 그만큼은 해냈다고 보고 싶다.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게 숙제다. 그게 중요한데, 대표 취임 초기에 했던 많은 개혁과제나 이런 것이 지금에 와서는 사실 반대 의견에 좀 부딪히기도 하고 난항을 겪고 있다. 하지만 결국에는 그러한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본다.

다들 기억하겠지만 대변인 토론배틀 같은 새로운 시도도 추진했고, 당의 노선이라는 것도 사실 대표의 탈권위라고 하는 행보가 이어지면서 좋은 흐름을 탔다. 처음에 더불어민주당 경선과 같이 당 여론조사가 진행되면서 지지율이 출렁이기도 했지만, 대표 취임 이후 30% 후반대에서 40% 초반대 지지율에 안착했다. 의미를 부여하자면 전통적 지지층인 60~70대와 함께 20~30대 지지도 안착됐다. 2030세대의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율이 어느 때보다 견고해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준석 현상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 정치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었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많은 사람이 이준석 현상을 이야기하는데, 솔직히 10년 동안 이 위치까지 오기 많이 힘들었다. 많이 고생했다. 원래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의해서 정치를 시작하게 된 케이스다. 솔직히 주류 인생을 살려고 했으면 저만한 성골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와서 보면 그렇게 하지 않은게 지금의 가치를 만들었고 국민에게 조금 인정받는 것 같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정치 분야도 조금은 개성있는 정치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여의도 문법이라던지 아니면 정치인이 이래야 한다는 관념, 지금 대표가 된 이후에도 많은 사람이 내게 가르치려 한다. 대표는 이래야 돼, 저래야 돼. 이런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고민이 많다. 많은 국민이 이준석의 '이준석 다움'을 보고 제1야당 대표로 뽑아주셨다. 당의 많은 구성원은 대표라면 이래야 돼 라는 선입견을 주입하려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내 색깔대로 가보려고 한다. 그에 대한 국민의 평가를 받아보고 싶다.

-당내 경선이 시작됐다. 젊은 대표가 있다보니 새로운 시도가 있지 않을까 기대감도 크다. 당 경선이 과거 정당 경선과 차별화되거나 달라지는가.

▲경선에서 2대2 팀 토론 배틀도 도입하겠다고 공언했다. 당 선관위 논의도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 아마 지금까지 후보끼리 둘러앉아 한마디씩 하고, 질의응답 한 번 했던 모습과는 다른 토론을 준비하겠다. 1대1 맞수 토론도 예정하고 있다. 경선 과정에서 많을 볼거리를 제공하려 한다.

-대표가 바라보는 2021년 9월 현재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공정한 경쟁의 가치를 세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2000년대 초반 교육분야에서부터 '경쟁은 나쁘다'는 조류가 생겨났다. 항상 경쟁이라는 단어 앞에는 '과도한' '불필요한' '무의미한' 이러한 수식어가 붙었다. 경쟁이 없는 사회를 겪다보니 그것도 불공정하다는 인식을 젊은세대가 하기 시작한 것 같다. 그래서 이제는 경쟁이 다시 한 번 공정함의 가치를 불러올 수 있도록, 경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시대정신이 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한다. 학벌 때문에 그 뒤에 삶이 결정되는 문제라든지 이런 불공정 요소는 사라져야 한다. 사람을 측정하는데 기준을 세세하게 따지기 어려우니 한가지 연관성이 높아보이는 것으로 사람을 평가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방송시장에서 그런거 중요하지 않다. 지금은 하루하루 실시간으로 조회수로 평가된다. 하다못해 내가 활동하던 방송패널 업계도 시청률로 사람이 평가된다. 실력 하나만으로 버틸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이러한 상황에 적응해 나가는 게 시대정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당내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사법고시 부활 등을 언급했다. 대입 정시비중 확대도 이뤄지고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은.

▲보통 두 가지 가치를 한 번에 추구하려다보면 둘 다 놓치는 경우가 있다. 대학 입시를 놓고 이야기하면 대학 입시는 누구보다 공정해야 한다. 대학에 들어가서는 다양성을 추구하는 문화가 있어야 한다. 다양성과 공정성을 동시에 잡는 입시제도라는 것은 만들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경험했던 미국의 입시제도, 주립대나 공립대는 공인성적을 바탕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사립대는 각 대학의 건학 이념에 맞는 다양한 인재를 받아들이는 문화가 있다. 우리도 공정성과 다양성을 각기 다른 주체가 추구하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우리는 한 학교 내에서도 공정성을 위한 정시제도와 다양성을 위한 수시제도를 함께 운영하다보니 분란이 생기는 것 같다. 대학의 자율성을 강화해서 대학이 무한 책임에 따라 다양성이나 공정성과 같은 가치를 추구했으면 좋겠다고 본다.

-정부조직 관련해서 여성가족부 폐지를 언급했다. 교육부는 어떠한 방향으로 가야하는가.

▲대학부터는 공정성과 다양성을 다르게 추구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기초 교육에 해당하는 초중등 교육까지는 굉장히 엄격하게 결과의 평등을 만들어야 한다. 공교육에선 한 번 트랙에서 벗어나면 도태될 수 밖에 없게 수업이 진행된다. 가진 사람은 사교육을 통해 보충하기에 뒤떨어지지 않는 것일 뿐이다. 여건이 안되는 학생은 계속 뒤처진 상태로 가게 된다. 그래서 미국 부시 행정부, 오바마 행정부에서도 '낙오 방지법'을 만들었다. 어느 학생도 뒤에 남아있게 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우리도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졸업한 학생이라면 적어도 일정 수준까지 교육받았다는 것을 국가가 책임지고 만들어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오히려 교육부 역할이 있다면 대학에는 최대한 자율성을 주고 초중등 교육에선 경쟁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본다. 학생들이 조금 더 공부를 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 그래서 적어도 사회에 나올 때는 학생이 최소한의 직업을 찾고 사회인으로서 기능을 하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만드는게 국가의 책무라고 본다. 그래서 책임교육제를 시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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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자신문 창간 39주년 기념 인터뷰를 서울 영등포구 전자신문 스튜디오에서 가졌다.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사회 문제로 넘어가자. 코로나19로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전환 이야기가 더 많아졌다. 총선이나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사실상 야외선거 유세활동이 줄었다. 광장정치보다는 온라인정치가 부각되는데 어떻게 바라보는지.

▲우리 정치는 지금까지 지역구도 특성 때문에 조직선거, 동원선거가 정치의 주류문화였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 재보궐 선거부터 메시지 선거로 변화하고 있다. 어떻게 미디어에 비춰지느냐에 따라 판세가 달라지기도 한다. 우리 당은 그 부문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고, 합격점을 받았기에 서울시장, 부산시장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나는 재보궐 선거 때도 SNS를 활용한 선거운동에서 주역 중 한 명이었다. 여당에 비해 우수한 모습을 보였다는 생각도 든다. 무엇보다 유세차라는 공간을 재설계해 젊은 세대가 유세차의 주력이 된 것, 이런 부분은 우리 당이 변화에 빠르게 적응한 결과라고 판단한다. 앞으로 대선에서도 이러한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재보궐 선거 때 유세차에 젊은이들이 올라타 발언했다. 기획된 것인가. 아니면 자연스럽게.

▲처음에는 담당이 아니었는데 자원했다.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 후보가 단일화하는 과정이 워낙 정신이 없었다. 원래는 뉴미디어 담당이었다. 유세차를 담당하고 나서 새로운 시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전직 의원이나 중진의원이 유세차에 올라타고 유세차 앞에 모인 대중을 내려다보며 가르치는 듯이 연설하는 공간보다는, 누구든지 오겠다고 하면 선착순으로 그 공간을 열어주는 기획을 해보자고 했다. 그게 큰 성공을 거둔 것이다.

-MZ세대 대표 정치인으로 불린다. 대표가 대학교 재학시절에는 통상 어떤 별칭으로 불렸는가. 우리 때는 X세대였다.

▲정작 대학을 외국에서 다녔기 때문에 어떤 세대로 귀속되지는 않은 그런 특별한 상황이다. MZ세대라는 말이 최근 정치권에서 유행처럼 번지는데, 거꾸로 그 세대 나이대에 해당하는 분들은 자신을 MZ세대라고 스스로 규정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X세대, Y세대 할때는 변화와 개방 속에서 어떤 흐름을 거부한다는 것만으로 동질성이 생겼다. 지금 MZ세대로 통칭되는 2030세대는 개성이 뚜렷하다. 개성이 다양해서 어떤 하나로 묶일 그런 상황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MZ세대라 불러달라고 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정치권에서 계속 MZ세대라고 부르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2030이라는 표현을 더 선호한다. 정체성이 모호한 MZ세대라는 표현을 잘 안 쓴다.

-그럼 2030세대를 대표하는 대표가 20대였을 때와 지금 20대는 사회 환경 등에서 어떠한 차이점이 있다고 보는가.

▲20대 초반 때만 해도 스마트폰이나 이런 문화가 아직 발달하기 전이었다. 예를 들어 방송 같은 경우도 당시에는 주류방송이 지상파였고 방송의 헤게모니를 다 잡고 있었다. 지금은 굉장히 다원화된 세대라고 느낀다. 예전에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보는 대하드라마가 있었다. 다들 보는 예능프로그램이 있었다. 지금은 각자 자기 취향을 너무 개성있게 드러내면서 방송 콘텐츠를 소비한다. 그러다보니 굉장히 다원화되고 관심사가 다양해 질 수밖에 없다. 문화가 다르다. 내가 20대 초반 때는 다 같은 게임을 했다. 스타크래프트를 했고, 모든 사람이 무한도전을 봤다. 이렇게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점이 많았다. 지금은 가치는 공유하지만 어떠한 특정 결과물을 공유하기에는 어려운 다원화된 사회가 됐다고 본다.

-청년세대가 정치권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청년세대 어려움 중 하나가 세대격차다. 가정에서부터 직장, 사회 모든 곳에서 세대간 갈등이 많다. 대표도 당에서 젊은 주자다보니 중진들과 세대격차를 해소해야 할 것 같은데. 정치권에 몸을 담은 뒤 이러한 갈등을 어떻게 극복했는가.

▲정치에 입문한 뒤 당의 어떠한 회의를 가도 항상 평균 연령을 다섯 살 정도 떨어뜨리는 주범이었다. 그런데 이제와서 결국에는 젊은세대 표가 아니고서는 어느 당도 집권할 수 없다고 본다. 60~70대는 보수정당, 40~50대는 진보정당을 지지하는 세가 강했다. 2030세대를 잡는 쪽이 집권을 계속하는거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권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경쟁적으로 방금 전 언급했던 MZ세대라는 신조어를 통해 그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려 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점에서 우리 보수정당이 갖는 탁월한 우위는 바로 젊은 당 대표가 선출됐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해본다. 결국은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갖는 지점은 '내 문제를 내가 생각하는 관점에서 나의 언어로 다뤄줬을 때'라고 본다. 최근 다양한 이슈, 예를 들어 젠더 이슈 등을 정치권에서 가장 먼저 꺼냈던 것이 우리 보수정당이기 때문에 오히려 굉장히 익숙하고 친밀하게 느끼는게 아닌가 하는 분석을 해본다.

-MZ세대, 2030세대로 인해 정치권 변화가 시작됐다. 5개월가량 남은 대선에서 변화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지.

▲젊은세대는 공약이나 정책에서 굉장히 현실적인 것을 바란다. 서울시장 선거를 되돌아보면 우리 당의 상대 후보였던 박영선 당시 민주당 후보가 정치인으로서 휼륭한 이력을 갖고 계셨고, 중기벤처부 장관까지 지내셨는데도 공약이 너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을 젊은세대에게 많이 받으셨다. 새로운 아이디어지만 수직정원과 같은 공약을 이야기했을 때 젊은세대는 굉장히 의아하게 받아들였다. 현실적이지 않다고 본 것으로 해석한다. 그래서 젊은세대에게는 모호한 이야기로는 표를 얻을 수 없다라는게 명확해지고 있다. 논리적이고 구체적 대안을 바라는게 2030세대, MZ세대 특성이 아닐까 싶다. 예를 들어 정치권에서 완곡어법을 쓰면 끝이 없다. 대충 두루뭉실하게 이야기하는 것인데, 나는 굉장히 직설적 화법을 많이 쓴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 것들이 공약에서도 그렇고 정치적 선언이나 연설 속에서도 녹아난다. 전당대회 당시 나를 아꼈던 많은 정치인이 대구에 가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 말라고 조언을 많이 했다. 하지만 젊은세대한테 그냥 당당하게 내 생각과 주장을 이야기했고 오히려 탄핵 이후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것이라 각광 받았다. 정책에 대한 부분도 마찬가지다. 정책도 명쾌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게 중요한데, 지금까지는 좋은게 좋은거다, 아니면 사탕발림식 공약이 많았다. 그래서 차별화를 하는 것이다.

-정치적으로 뜨거운 감자를 만질 줄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인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젊은세대가 관심을 갖는 주제를 건드려야 한다고 본다. 젠더이슈를 보자. '다같이 손잡고 잘살면 된다'라는 식의 두루뭉수리한 답변보다는, 할당제가 문제라던지 등의 정확한 문제를 짚어내고 구체적으로 풀어낼 수 있어야 한다. 그 안에서 많은 비판을 받는다 하더라도 자신의 입장을 논리적으로 전개할 수 있어야 된다. 내 생각에는 이러한 모습에서 젊은세대가 상당히 호감을 느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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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자신문 창간 39주년 기념 인터뷰를 서울 영등포구 전자신문 스튜디오에서 가졌다.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취업준비생 문제, 일자리 문제 심각하다. 만약 대표가 10년 전 모습으로 지금의 취준생 위치에 서 있다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나갈 것인가.

▲나 역시 취준생이었다면 말 그대로 취업을 위한 통상적인 노력을 하고 있을 것이다. 정치인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자면, 지금 청년 실업 문제라던지, 젊은세대에 대한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고 이것을 너무 특화해서 '갈라파고스화' 시키면 안된다. 일자리 문제는 경제가 활성화되면 노년층도, 젊은층도, 중장년층도 일자리가 생기는 당연한 수순을 겪게 된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시작부터 젊은세대 일자리 문제를 특별하게 해결하겠다는 이야기를 계속 했다. 그러다보니 경제는 활성화되지 않는데, 젊은세대 일자리를 만들려고 하니까 결국에는 공공일자리와 공무원 수를 늘리고, 이런 것들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문재인 정부를 경험하며 많은 사람이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일자리 문제도 그렇고 각종 젊은세대 고민을 너무 청년만의 문제로 묶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의 관점에서 보자면, 젊은세대에게 창의적 방안이 많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저작권법도 개정을 좀 해야 한다. 내가 미국에 있을 때도 미국은 공유와 개방, 2차 저작물을 통한 부가가치 형성 같은 것들을 잘 해왔다. 우리나라를 보면 KBS 같은 경우에 엄청나게 많은 영상을 축적해 놓고 있다. 이것들을 디지털아카이브하는 작업도 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2차적 활용이 불가능한 상태로 놔두고 있다. 유튜브 같은 채널이 많이 활성화돼 있는데 KBS가 축적했던 고품질의 영상과 같은 자료를 합리적 비용을 지불하는 콘텐츠 제작자에게 제공하거나, 아니면 국민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면 많은 2차 저작물이 나오고 또 가치가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영역을 정치권에서 확 뚫어내는게 굉장히 중요하다. 대한민국 공공데이터 기반이 될 수 있는 자료는 굉장히 많은데 그것을 어떻게 열어주느냐에 따라 민간이 가공하고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게 지금 전혀 되지 않고 있다. 보통은 책임지지 않으려고, 귀찮은 일을 만들지 않을려고 공공기관에서 싸매고 있다. 적극적인 공유와 개방을 시도했을 때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는 부가가치가 형성될 수 있다.

-공공데이터 공유는 예전 정부 때도 나왔던 이야기다. 이번 정부도 데이터댐을 추진 중이다. 그런데 활용이 계속 안되는 부분이 있다. 이 난맥을 어떻게 풀어내야하는가.▲이렇게 보면 된다. 데이터 거래, 데이터댐도 이야기가 나왔지만,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금융산업이 발달하기 위해 기본이 돼야 하는게 주식거래나 증권거래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 코스콤이 이러한 정보를 관리하는데 코스콤 같은 준공공기관에 대학생이 개발을 위해 데이터를 활용하고 싶다고 한다면 비용이 수천만원부터 시작한다. 금융 관련해 새로운 벤처사업에 도전하고 싶은 젊은이들은 시작조차 어려운거다. 증권사 API를 활용해 개발하기에는 시스템규모가 부족하다.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해선 국가가 과감하게 공공데이터 개방 정책을 가져가야 한다. 암호화폐거래소의 경우 적극적으로 API를 풀어 많은 트레이딩 전략 등을 테스트해볼 수 있도록 개방해야 한다. 젊은세대가 충분히 경쟁해 볼 수 있는 분야인데 너무 데이터 개방에 인색하다는 생각이다.

-청년들은 일자리가 너무 없다보니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미래를 꿈꾸기에 감도 안 잡히는 상황 같다. 향후 산업발전 등을 예상했을 때 청년들이 어떤 직종이나 꿈을 가지면 좋을 것이라고 보는지.

▲젊은세대의 가장 큰 무기 중 하나는 여러 가지를 도전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에선 처음 입사하는 회사에서 사실상 급여와 커리어가 결정된다는 인식이 퍼져있다. 기업 공채나 공무원 합격 준비 과정은 매우 길다. 그래서 기업 채용 프로세스 자체가 변해야 한다. 훌륭한 인력이 중소기업에서도 훈련받고 이를 바탕으로 대기업도 진출하고 이러한 계단식 툴이 형성돼야 한다. 지금은 태생부터 신분이 갈라지는 형태다. 급여 차이가 많고 근로조건도 다르다. 아무리 자기개발을 해도 그 차이를 메우는 게 어려운 경우가 많다. 지금은 좋은 직장이라고 불리는 선망받는 직장에 취업하는 사람이 고연봉과 안정성을 동시에 가져가고 경쟁에 뒤처지는 사람은 덜한 안정성과 그다음 낮은 보수를 받게 된다. 이런 몰아주기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 사이 간극을 메꾸기 위한 노력을 정책적으로 해야한다.

-교육 문제로 넘어가자. 대표는 한때 엄마친구아들, 이른바 엄친아로 불렸다. MZ세대와 현 교육 시스템간 괴리도 있다. 변화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10년 전 방송을 처음 시작할 때만하더라도 주요 방송을 가보면, 어릴 적 방송 일에 특별한 교육을 받지 않다가 대학교 때 좋은 대학 신문방송학과 등을 가서 그 때부터 교육받고 주요 방송국 PD로 커리어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이러한 과정이 불필요해졌다. 왜냐하면 이제는 웹캠 하나만 있으면 자기가 방송을 해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기획부터 편집 등 방송제작과정을 경험해 볼수 있는 시기가 됐다. 속된 말로 방송이 잘 되면 다양한 투자를 받아 젊은나이에 '빵 터지는' 경우도 있다. 방송의 중심이 지상파 채널 위주에서 유튜브로 옮겨간 변화 같이, 교육도 방향성을 조금은 다르게 가져가야 한다는 것을 이제는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직업 교육이나 직업 선택에 대한 부분도 좀 더 시점을 당겨야 한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지금 당에서 하는 여러 프로그램에 고등학생이 참여하기 시작했다. 조금 일찍부터 자신의 재능과 적성을 실제 현장에서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게 중요하다. 과거에는 좋은 학벌, 좋은 교육 환경을 가진 사람이 공채나 입사 시험에 우위를 보임으로써 그들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지금은 그런 평가 없이도 대중에게 직접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왔다. 교육도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규제 이야기를 해보자. 인터넷뱅킹이나 타다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메타버스, 암호화폐 규제 이슈가 계속된다. 매번 제도가 없다. 법령이 준비돼 있지 않다고 한다. 산업계에서 항상 나오는 말이 기술은 빠르고 제도는 느리다는 말이다. 이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보통 신기술은 메타버스처럼 기존 시장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것과 기존 시장과 파이를 나누는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메타버스 같은 경우는 약탈자적 관계가 아니라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경우에는 규제가 많이 관대한 편이다. 반면 규제가 많아 문제됐던 것은 소위 O2O(Online to Offline)라는 온·오프라인이 결합돼 전통산업 역할 일부분을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생겨났다. 그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일자리를 잃거나 사업 영역을 잃는 사람이 있다. 예를 들어 배달의민족과 같은 앱이 활성화되면서 전단지 배포하는 사람, 음식점 홍보하는 사람들의 영역이 사라졌다. 카카오T가 생겨나면서 대리나 콜택시 서비스를 중계하는 사람들의 영역도 사라졌다. 이러한 경우에 규제에 대한 문제가 나온다. 특히 O2O 앱 같은 경우 특성상 한 번 주류로 자리잡으면 독점적 지위를 가지게 된다. 과거에는 주유소 시장을 독점하려면 적어도 전국에 주유소를 개설해 다 펼쳐야 했다. 독점이 어려웠다. 지금은 앱스토어 앱 하나만으로도 시장 지배적 독점 사업자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기업의 도덕적 윤리나 적정 이윤도 강제되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교통수단 이용률도 떨어지고 택시는 30~40% 매출이 줄어들었는데, 카카오모빌리티는 거꾸로 내년 상장을 앞두고 수수료 등을 올리려는 시도를 했다. 이러한 모습이 지속 가능할지는 업계에서도 같이 고민해야 한다. 결국 플랫폼 사업자가 돈을 빨아올리는 구조 속에서 플랫폼 사업자가 적정선을 지키지 않으면 일자리 감소 형태로도 나타날 수 있다. 지금 당장 카카오모빌리티 같은 경우에는 택시기사에게 9만9000원을 더 내면 배차를 더 받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가가 택시기사한테 9만9000원 과세하는거 정말 어렵다. 그런데 지금 택시기사는 울며겨자먹기식으로 플랫폼 사업자에 돈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울며겨자먹기라고 표현한 것이 불만으로 누적되고 있고 이것이 지속되면 또 많은 사람이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당 차원에서 공약으로 가져가려 한다거나 하는 이러한 계획이 있는지.

▲민주당은 시장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가 나오면 자꾸 공공앱을 만들려고 한다. 공공앱을 만들어서 상황을 개선하려 하는데, 우리 당 같은 경우에는 경쟁을 통해 오히려 이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 통신 3사를 예로 들면, 개통자 수가 50%를 넘으면 사업자에 여러 규제가 뒤따랐다. 규제를 바탕으로 경쟁이 살아나고 소비자 편익이 증대된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금 카카오택시를 보면 택시콜의 89~90% 가까이를 독점한다. 독과점이다 보니 수수료를 기업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상황까지 왔다. 소비자 편익을 위해서라도 플랫폼 기업에 대해선 규제까진 아니더라도 과도한 독과점을 방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경쟁 사업자가 나와야 한다고, 강제로 키울수는 없지 않은가. 과거 특성 통신사 지분이 높아지면 과도한 판촉 마케팅을 하는 것을 방지했던 것처럼, 배달앱도 할인행사를 좀 제약한다거나 그런 정도의 규제를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대표는 암호화폐 투자로 수익을 남기기도 했다. 현 정부가 암호화폐를 바라보는 시선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당장 이달 말 특금법, 거래소 폐쇄 등으로 시장 혼란이 올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되돌아보면 코스닥 시장이 활성화되고 벤처붐이 일어날때도 그랬다. 코스닥 시장 불안정성이 상당한데도 벤처업계의 자금줄로 역할을 잘 하고 있는 것처럼,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우리가 원화라는 한계성 때문에 금융시장에서 시도하지 못한 것들을 시도할 수 있다고 본다. 암호화폐와는 기술적으로 다르기는 하지만, 각국의 중앙은행이 발행을 검토 중인 디지털화폐(CBDC)와 같이 새로운 시도에서 한국이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만 지금 일부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있었던 임의상장을 통한 조작행위 등은 엄격하게 다뤄야 한다. 그래서 이번에 거래소에 대한 요건을 강화하면 암호화폐의 긍정적 측면이 부각되고 산업화도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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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자신문 창간 39주년 기념 인터뷰를 서울 영등포구 전자신문 스튜디오에서 가졌다.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MZ세대가 이번 대선에서 가장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는 무엇이라 보는지.

▲'적어도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자유를 달라'가 아닐까. 당에서 대변인을 뽑는데 564명이 지원했다. 4명 뽑는데 141대 1의 경쟁률이었다. 지금까지 정당에서 경험하지 못한 경쟁률이다. 다들 그 경쟁을 선호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기회가 막혀있는 것보다는 어려워도 사다리가 남아있는 것이 좋다. 그래서 그 길을,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들이 제시해야 할 길이라고 본다.

-MZ세대와 국민에게 응원의 한 말씀.

▲전당대회 준비하며 내내 썼던 슬로건이 '내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이 당신을 빼놓지 않도록'이라는 문구였다. 지금 대한민국 정치권은 2030세대, MZ세대를 주목하고 있다고 본다. 그래서 대선 과정에서도 절대 우리 당은 국민들도, 2030세대도, MZ세대도 빼놓지 않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꼭 참여해주시고 다 같이 머리를 맞대었으면 좋겠다.


정리=안영국기자 ang@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 동영상 촬영·편집=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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