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이 다가오면서 본격적으로 주요 가전 업체들이 김치냉장고 신제품을 출시했다. 올해 김치냉장고 시장은 코로나19 '집콕' 영향으로 작년보다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디자인을 강조한 김치냉장고가 주목받는 가운데 업체들은 김치 맛을 극대화하는 기본기도 충실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김치냉장고 라인업을 확대하며 젊은 층 공약에 힘을 실었다. LG전자는 식품 회사와 협업을 강화해 김치 숙성 알고리즘을 강화했다. 위니아딤채는 와인 보관 기능에 힘을 실어 '집콕족'을 집중 겨냥했다.
◇ 경쟁력은 '기본기'로 판가름...삼성·LG·위니아딤채 김치맛 극대화 기술 경쟁
올해 김치냉장고 주요 제조사는 김치 고유의 맛을 극대화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뒀다. 최근 김치냉장고가 다양한 멀티 기능으로 인기를 끌지만 결국 소비자가 김치냉장고를 선택하는 가장 큰 유인책은 '최상의 김치맛 구현'이기 때문이다. 국내 김치냉장고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 위니아딤채 등 3파전이다. 업체별 시장 점유율 격차가 크지 않아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김치플러스는 설정한 온도에서 ±0.3도 이내 편차를 유지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김치는 온도편차가 낮아야 최상의 맛을 유지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아삭한 김치 맛을 만들어주는 '초정온 메탈쿨링' 기술을 적용해 차별화를 꾀했다. 메탈 소재는 냉기 유지에 최적화됐다. 메탈 소재는 일반 플라스틱 소재보다 단가가 높아 프리미엄 가전 내외부에 주로 사용된다. 삼성전자는 식품이 닿는 범위에 메탈 소재를 택해 단열성을 높이면서도 정온 기술을 극대화해 김치맛을 높였다.
LG전자는 올해 식품 회사와 협력을 강화해 간편하게 김치를 사 먹는 소비자를 정조준했다. 소비자가 구입한 포장 김치를 김치냉장고가 인식해서 최적 온도와 시간으로 알맞게 익히는 기술이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CJ제일제당, 대상, 풀무원 등 주요 식품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최적의 김치 숙성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소비자가 LG 씽큐 애플리케이션으로 포장김치에 있는 바코드를 촬영하고 김치냉장고가 이를 인식하면 기기가 최적 보관 모드를 자동 설정하는 방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최근 김치 구매 고객이 증가하는 추세에 따라 이같은 시도를 했다”면서 “인공지능 맞춤 보관 기능을 지원하는 포장 김치를 꾸준히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 신제품은 기존 김치 보관 핵심 성능도 그대로 계승했다. LG전자 뉴 유산균 김치플러스 기능은 김치맛을 살려주는 유산균을 일반 보관 모드보다 최대 57배 가까이 늘려줘 김치를 오랫동안 맛있게 보관한다.
위니아딤채 2022년형 신제품 김치냉장고는 회사의 독보적 기술인 ±0.1도 초정밀 정온 기술을 더욱 개선했다. 저장고 자체를 직접 냉각하는 방식의 오리지널 땅속 냉각과 탑쿨링 시스템 등을 탑재했다.
김치 숙성 모드도 업그레이드했다. 숙성 김치의 항산화능(활성산소 제거 능력)을 처음 보관한 김치 대비 2배 이상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숙성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위니아딤채 관계자는 “신제품은 김치냉장고 본연의 기능에 더욱 집중했다”고 말했다.
◇ '집콕' 증가에 김치냉장고...다목적 세컨드 냉장고로 '우뚝'
제조사들은 김치 보관 고유 성능을 개선하면서도 '집콕족' 증가에 따라 다양한 식품을 최적보관할 수 있는 다양한 멀티 기능도 강화했다. 김치냉장고를 세컨드 냉장고로 활용하는 다양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변신을 시도했다.
삼성전자는 와인(15도), 음료(-1도), 간편식(-20도) 등 용도에 따라 적정 온도를 설정할 수 있는 제품 아랫칸 변온실에는 '멀티 트레이'를 추가했다. 다양한 종류의 곡물을 3개로 분리된 케이스에 총 4.5리터까지 보관 가능한 '곡물 디스펜서'도 도입했다. 곡물 디스펜서는 4도어 제품 윗칸 도어 중 원하는 위치에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 버튼을 눌러 필요한 양만 꺼내 담을 수 있다.
LG전자는 김치냉장고의 위쪽·가운데·아래쪽 각각의 칸은 김치는 물론 다양한 식재료 보관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LG전자는 신제품 김치냉장고 위쪽 칸 좌우 공간을 분리했다. 공간마다 온도 설정을 별도로 가능하게해서 식품별로 구분, 보관하도록 했다.
위니아딤채는 국내 업계에서 처음으로 와인을 종류별로 최적 보관할 수 있는 기능을 김치냉장고에 탑재한 프리미엄 모델을 출시했다. 신제품은 레드와인, 화이트와인, 스파클링와인을 종류별로 선택 보관하거나 맥주와 소주까지 전문적으로 보관한다. 막걸리와 과일청을 직접 만들어 보관까지 가능한 발효 숙성모드도 새롭게 추가했다. 이유식 재료와 샐러드의 맞춤 보관과 고기 감칠맛을 살리는 빙온 숙성모드 등 김치뿐 아니라 다양한 음식 재료를 보관하는 '멀티냉장고'로서의 기능을 극대화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김치냉장고는 김치뿐만 아니라 다양한 식자재를 보관할 수 있는 세컨드 냉장고로 사용되며 계절에 상관없이 꾸준한 수요를 보인다”라면서 “최근에도 김장을 앞둔 추석 전에 조금 더 잘 팔리는 경향이 있어 이번 가을 역시 스탠드형 김치냉장고를 중심으로 판매가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