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끊이지 않는 내홍…"말 바꾸기에 직원들 회사 못믿겠다 규탄"

올해 초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출범하며
승진율 보장-인력교류 규모 확대 약속
분사 후 '승진율 30% 적용 못해' 통보
인력교류 15명 수준...과도한 업무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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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제판분리(제조·판매분리)를 한 한화생명 내부에서 내홍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화생명의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출범하면서 당초 내세운 약속에 대해 말 바꾸기를 하면서 내부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노동조합은 전날 한화생명 사옥에서 회사 측 약속이행을 촉구하는 삭발식을 진행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분사 당시 임직원에 약속한 승진율 보장이나 인력교류 규모가 지켜지지 않고 미흡해 약속이행을 촉구하는 삭발식을 했다”면서 “과도한 업무 부담을 줄이겠다는 약속도 사실상 방관하면서 직원들 상당수가 과도한 업무강도에 놓였다”고 토로했다.

한화생명은 분사 당시 한화생명금융서비스로 이동하는 직원에 대해 분사 전 사무직에 적용하던 승진율 30%를 보장했다. 본사와 현장을 오가던 인력교류도 동일한 규모로 진행할 것을 약속하고, 업무시간 이상 과도한 일을 하던 조직문화를 개선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분사 후 이런 약속은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화생명은 새로운 회사와 새로운 직급에 대해선 약속한 승진율을 적용할 수 없다고 최근 통보했다. 또 한화생명의 인력교류 프로그램인 'Job Market 지원'에 따르면 올해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인력교류는 금융서비스 직원에 한해 15명 내외 수준이다. 한화생명의 인력교류가 매년 50명 수준이라는 점을 볼 때 30% 수준이다. 지점장이 업무시간 이상 과도한 업무를 하는 일도 빈번하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기존에 약속한 계획에 대해 모르쇠를 일관하고 있고, 인력교류도 크게 감소해 이런 부분을 개선해달라고 회사 측과 논의하고 있다”면서 “기존 업무시간 외에 과도한 업무를 하던 조직문화도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회사 말 바꾸기가 이어지면서 분사 때 했던 고용안정, 자회사 합병 또는 매각 시 본사로 복귀할 권리 등도 지켜지지 않을 것이라는 불신이 확산일로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 관계자는 “사측에서 약속했던 사안들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고용안정 등 약속도 믿을 수 없다는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이렇다 보니 내부에서 고용안정 등을 우려하는 직원들도 상당수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의 무리한 제판분리가 빚은 참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분사 이후 내부 직원, 노조, 설계사 등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설계사 증가와 상품 확대 등 외연을 넓혀야 하지만, 잦은 설계사 이탈 등으로 홍역을 겪고 있다.

보험업계 고위 관계자는 “한화생명 규모 조직이 제판분리한 만큼 내부에서 풀어야 할 문제가 상당하다”면서 “다수 문제 제기에도 제판분리를 강행하다 보니 여러 운영 과정에서 잡음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12월 판매 전문회사인 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설립을 선언, 올해 4월 출범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한화생명의 100% 자회사 형태로 한화생명 내 전속 판매 채널이 물적 분할로 분사하는 형태다. 물적 분할 방식을 선택한 만큼 영업 관리인력도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 그대로 이동했다. 올해 초 출범 당시 한화생명서비스 규모는 설계사 2만여명, 임직원 1400여명, 총자본 6500억원으로 업계 1위 규모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 관계자는 “A5라는 새로운 직급에 대해서 승진율 30%를 반영하는 것은 노사 협의가 되지 않은 사안이라, 검토해야 할 문제”라면서 “출범한 지 5개월 된 회사에 기존과 같은 규모 인력교류를 요구하는 것은 업무 연속성 차원에서 현재론 어렵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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