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냉난방기 유지보수 사업을 아프리카, 유럽까지 확대한다. 자사 냉난방기 판매가 늘면서 유지보수 수요 대응이 목적이다. 고객 밀착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현지 시스템 에어컨 판매 시너지를 노린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공조시스템 유지보수 자회사인 하이엠솔루텍은 최근 이집트와 폴란드에 법인을 설립했다. 기존 동남아 시장을 주력으로 하던 LG전자 냉난방 유지보수 사업이 아프리카와 유럽까지 거점을 확대했다.
하이엠솔루텍은 LG전자 시스템에어컨과 칠러(냉각장치) 등을 유지보수 하는 자회사다. 올 초 렌털 상품 유지보수 부문을 분할해 하이케어솔루션을 신설하면서 냉난방 공조시스템 유지보수 만 전문으로 한다.
이번에 법인을 설립한 이집트는 아프리카 권역 경제 중심지로 최근 건설경기가 살아나면서 공조시스템 수요가 급증한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현재 이집트에서는 만수라 신도시, 신행정수도, 무크타발 신도시 등 4500억 달러(약 528조원)에 이르는 거대 건설 사업이 진행 중이다. 콘크리트, 창문, 세라믹 등을 포함해 냉난방 공조시스템 수요가 가파르게 성장하는 지역이다.
동유럽 중심인 폴란드는 LG전자 TV 등 생산기지가 있어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곳으로 꼽힌다. 시스템 에어컨 등 냉난방기 판매가 매년 늘고 있어 판매와 함께 유지보수 서비스까지 강화해 유럽시장 공략 거점으로 삼는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집트, 폴란드 지역에서 공조 장비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유지관리 서비스 강화차원에서 신규 법인을 설립했다”면서 “특히 이집트는 신행정수도 등 신도시 건설붐에 따라 건설 서비스와 기자재 수요가 지속된다”고 말했다.
하이엠텍솔루션은 2016년 3월 아랍에미리트(UAE)에 첫 해외 법인을 설립한 이후 그해 6월 필리핀, 2017년 3월 베트남에 추가로 법인을 세웠다. 무더위로 인해 시스템 에어컨 수요가 높은 중동과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거점을 마련, 유지보수 사업을 강화했다.
베트남 이후 5년 만에 신규 법인 설립은 시장 환경 변화와 고객 중심 가전 판매 전략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와 폴란드는 기본적으로 시스템 에어컨 수요가 지속되는 데다 LG전자 브랜드 인지도도 높은 지역이다. 유지보수 수요도 많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시스템 에어컨 시장에서 도약하기 위해서는 채널이나 마케팅 강화도 필요하지만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LG전자 시스템 에어컨은 국내에서는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지만 세계 시장에서는 미국 캐리어, 일본 다이킨 등에 밀린다. 통상 유지보수 사업이 제품·브랜드 만족도를 평가하는 주요 잣대인 동시에 강력한 고객 접점을 이용해 간접 영업까지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해외법인 확대는 의미 있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 관계자는 “시스템 에어컨 판매와 유지보수 서비스는 함께 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영업은 물론 소비자 만족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유지보수 서비스 강화는 시스템 에어컨 판매에도 시너지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