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 액션 어드벤처 '도깨비'
한국적 요소 그래픽·액션성 호평
컴투스 '서머너즈 워:크로니클' 공개
소환수 시스템 이식...북미·유럽 공략
독일 쾰른에서 지난 25~27일 사흘간 온라인으로 열린 '게임스컴(GC)'은 미국 E3, 일본 도쿄게임쇼(TGS)와 더불어 세계 3대 게임쇼로 꼽히는 유럽 대표 게임쇼다. E3가 신작 발표와 비즈니스에 집중한다면 GC는 시연과 체험으로 독보적 영역을 구축했다.
지난 몇 년간 프랑스 파리게임위크(PGW)와 영국 유로게이머엑스포(EGX)가 급속도로 세를 불리며 GC를 위협했지만 GC는 온라인 전환에 성공하며 세계 3대 게임쇼 타이틀에 걸맞은 위용을 뽐내고 있다.
올해 GC에는 액티비전, 에픽게임즈, 반다이남코, 일렉트로닉아츠(EA), 엑스박스 등 주요 글로벌 기업이 참가해 신작 정보를 공개했다. 국내 게임사 가운데서는 펄어비스, 컴투스, 넷마블, 스마일게이트, 썸에이지, 네오위즈가 참가해 유럽 이용자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GC는 한국게임이 유럽을 공략하는 교두보다. 2016년 '검은사막', 2017년 '배틀그라운드'가 GC에 참가해 유럽에서 지금까지 유의미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GC에는 가장 많은 국내 게임사가 참가했다. 코로나19로 게임을 알릴 기회가 줄어든 데다 온라인으로 전환해 참가가 쉬워진 영향이다. 게임쇼가 적어진 만큼 이용자 관심도도 높아졌다.
펄어비스 '도깨비'는 GC 2021에서 베일을 벗었다. 실제 게임플레이 장면으로 구현한 트레일러를 공개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대성공을 넘어서 유명 개발사 AAA급 프랜차이즈 후속작 발표 수준으로 반응이 뜨거웠다. 사실적 캐릭터 움직임과 아기자기한 전투로 게임 이용자 시선을 사로잡았다. 배경음악으로 쓰인 K-팝음악 '락스타' 리믹스 버전도 덩달아 인기를 끌 정도다.
도깨비는 펄어비스 차세대 엔진으로 구현한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김대일 펄어비스 의장을 비롯해 김상영 리드 프로듀서와 남창기 디자이너 등이 개발에 참여했다. 대형 오픈월드를 탐험하면서 '포켓몬스터'처럼 도깨비를 길들여 보스들과 싸우는 내용을 담았다. 순우리말로 지어진 이름과 GTA와 포켓몬스터를 합쳐놓은 듯한 새로운 장르에서 펄어비스만의 개성이 묻어난다.
도깨비는 중세 판타지풍이 난무하는 한국 게임 가운데 독특하게 한국적 요소, 한국의 미를 게임에 담았다. 세계 게임 팬의 호기심과 관심을 자아냈다. 솟대, 석등, 돌탑쌓기, 기와, 돌담, 연풍등 날리기, 해태 그리고 우리나라에만 있다는 특유의 붉은 어린이 보호구역까지 구현했다. 그래픽은 더할 나위 없다. 세계 최고 수준이다.
도깨비 주요 콘텐츠는 탐험과 전투다. 탐험 무대인 오픈월드는 상당한 규모로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스케이트보드나 카트, 롤러스케이트 등을 타고 지상을 누비거나 우산을 타고 활강한다. 수상 운송 수단도 존재한다. 전투는 다양한 특성이 있는 도깨비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는 형태다. 실시간 기반의 전투 시스템, 보스 몬스터와 다이내믹한 전투 등 뛰어난 액션성과 높은 자유도를 보여준다. 공중전도 구현돼 있다.
펄어비스는 차세대 엔진으로 구현한 그래픽과 높은 수준의 자유도로 메타버스 세계를 선사한다. 고도화된 커스터마이징으로 아바타를 꾸밀 수 있다. 게임 특성상 병렬콘텐츠를 무한으로 덧댈 수 있는 형태다. 기반 사항만 갖춰진다면 장기 서비스를 넘어 하나의 가상세계를 구축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김상영 리드 프로듀서는 “도깨비라는 유니크한 소재와 애니메이션 풍의 그래픽으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며 “펄어비스의 새로운 도전인 만큼 많은 분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북미·유럽 이용자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컴투스 '서머너즈 워' 시리즈 차기작 '서머너즈 워:크로니클'은 GC에서 콘텐츠를 최초 공개했다. 크로니클은 서머너즈 워 핵심 콘텐츠인 소환수 시스템을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에 맞게 이식한 게임이다. 사막, 빙하지대 등 여려 콘셉트를 그린 대륙을 배경으로 파티플레이와 기믹이 가득한 던전을 공략할 수 있다.
컴투스는 크로니클로 북미·유럽 시장을 공략한다. 효자 작품인 '서머너즈 워:천공의 아레나'를 비롯해 상반기 선보인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 그리고 e스포츠대회로 지식재산권(IP) 경쟁력과 수익성을 확보한다.
로얄크로우는 오픈월드 슈팅게임 '크로우즈' 플레이 영상을 공개했다. 실제 플레이 2분 50초가량을 담았다. 현실감, 현장감을 중요시하는 게임답게 고증을 통해 만들어진 총기와 개인장구, 탑승 장비가 주목을 받았다. 나무 흔들림, 물방울 움직임 등 수준 높은 물리효과와 총구 화염 광원 등 기술력으로 텐센트가 왜 관심을 뒀는지 증명했다.
개발사 로얄크로우는 '서든어택' 개발 총괄이었던 백승훈 전 썸에이지 대표가 설립한 스튜디오다. 백 대표는 서든어택과 '데카론'을 개발해 흥행시켰고 이후 모바일 게임 '영웅'까지 성공시키며 썸에이지 상장까지 이끌었다. 백 대표의 흥행 이력에 텐센트는 크로우즈를 인수했다. 글로벌 퍼블리싱은 2대 주주인 썸에이지가 맡는다.
네오위즈는 인디게임 '산나비'를 출품했다. 산나비는 원더포션이 개발하고 네오위즈가 유통하는 PC 인디게임이다. 네오위즈는 작년 GC에서 8개 인디게임을 선보이면서 새로운 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대한민국게임대상 인디상을 받은 '스컬' 발굴을 시작으로 산나비, '블레이드 어썰트' '언소울드' 등 기대감 높은 라인업을 확보했다. 스컬의 성공 이후 네오위즈 PC·콘솔 게임 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342억원을 기록했다. 네오위즈는 인디게임을 콘솔로도 확장한다.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X'의 새로운 멀티플레이 영상을 선보였다. 크로스파이어 IP 하나로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스마일게이트의 콘솔 게임이다. AAA급 게임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겠다는 권혁빈 비전제시 최고책임자(CVO)의 숙원을 풀어줄 게임이기도 하다.
크로스파이어X는 GC에서 새로운 액션 '인베이전'을 공개했다. 몸을 투명하게 만들어 적을 덮치는 시스템이다. 이와 함께 1인칭슈팅(FPS) 특유 진영전과 수중전을 비롯한 다양한 맵도 공개했다.
크로스파이어X는 싱글 캠페인을 별도로 제공한다. 싱글 캠페인은 '맥스페인' '앨런 웨이크' 1티어 개발사로 꼽히는 레메디 엔터테인먼트에서 개발한다. 스마일게이트는 올해 크로스파이어X를 출시할 계획이다.
스마일게이트는 로스트아크도 GC를 통해 유럽 이용자에게 알렸다. 로스트아크는 아마존을 통해 북미와 유럽에 출시된다.
'데드 스페이스'의 아버지 글렌 스코필드는 '칼리스토 프로토콜' 정보를 일부 소개했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크래프톤 산하 스트라이킹디스턴스 스튜디오에서 개발한다. 이 게임은 SF 호러와 우주 특유의 공포감을 전달한다. 데드 스페이스로 쌓은 노하우와 기술로 더욱 정교한 광원을 표현하는 동시에 내면의 불안과 공포를 드러내는 내적 묘사까지 한다.
글렌 스코필드는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긴장감이나 공포감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훌륭한 이야기를 가졌다”며 “데드 스페이스 개발 당시보다 더 큰 규모, 기술력과 함께 새로운 시스템, 콘솔 지원을 받아 오디오, 라이팅 등 게임 주요요소를 더욱 정교하게 구현해 더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은 '마블 퓨처 레볼루션' 홍보에 나섰다. 마블 퓨처 레볼루션은 마블 퓨처 파이트를 성공시킨 넷마블몬스터가 마블 IP를 활용해 만드는 두 번째 게임이다. 마블 IP 최초로 오픈월드 MMORPG 장르를 선택해 주목받는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