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집콕' 영향으로 음식물 처리기 시장이 초호황기를 맞았다. 음식물 처리기 시장은 2006년 처음 형성됐다. 초기에는 냄새, 과한 에너지 소모, 소음 등 문제로 크게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제품력이 크게 개선됐고 코로나19 영향으로 편의성이 부각되면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음식물 처리기 시장이 '필수가전' 대열에 들어서기 시작했고. 렌털 비즈니스가 활성화되면서 시장 확대에 불을 붙였다. 현재 음식물 처리기 시장은 중소기업 위주로 시장이 형성 돼 있다. 그러나 올해 중견업계에서 가세했고 조만간 삼성전자, SK매직을 비롯한 대기업도 글로벌 시장 공략을 목표로 음식물 처리를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Photo Image

◇ 2023년까지 1조원 시장 형성...삼성 가세할까

음식물처리기 시장은 2023년까지 1조원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이 1조 5000억~2조원 규모인 것을 감안하면 음식물처리기 시장은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모습이다.

유통업계에서도 소형 가전 중 가장 '뜨거운 감자'는 음식물 처리기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보다 올해 홈쇼핑 판매 성장률이 가장 높은 소형 가전은 단연 음식물 처리기다.

오래 전부터 시장이 형성돼 왔지만 최근 출시된 제품의 사용성과 제품력이 크게 개선됐고, 업체들이 가수 이승기, 배우 김남주, 손호준 등 유명 연예인을 내세우며 '스타 마케팅'에 힘을 실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홈쇼핑 업계에서 음식물 처리기 방송 시간 배정을 대폭 확대하면서 제품 자체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29일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8월 23일까지 판매한 음식물 처리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증가했다.

김진호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잠실점 지점장은 “올해도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 요리를 자주 하면서 음식물을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는 음식물처리기에 대한 고객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랜드는 5월 1일부터 8월 23일까지 판매한 음식물처리기 대수가 전년같은 기간 대비 227%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반복되는 고온다습한 여름 날씨와 코로나19 여파로 '집밥족'이 늘면서 주방 위생 관리를 돕는 음식물처리기 판매량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앞으로도 가전시장에서 생활에 편의를 가져다 준다면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소비 경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시장에서도 음식물 처리기 판매가 크게 확대됐다.

Photo Image
<음식물 처리기 사진=박지호 기자>

가격비교 사이트 에누리닷컴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8월 22일까지 판매한 음식물처리기는 전년대비 86%증가했다.

국내 음식물 처리기 시장은 중소기업이 주도한다. 주로 음식물 처리기 단일 제품을 위주로 사세를 키워온 전문업체들이다.

대표 기업으로는 스마트카라, 에코체, 웰릭스, 프리맘, 황금맷돌, 루펜, 한미플렉시블 등이 있다. 특히 올해는 신일전자, 쿠쿠, 캐리어에어컨 등 국내 중견기업이 음식물처리기 시장에 뛰어들어 시장 확대 속도를 높였다.

신일전자 관계자는 “신제품 출시 한달여 밖에 되지 않았지만 사용해 본 분들의 긍정적 후기 덕분에 제품 인기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자사 제품은 고온 건조 맷돌 분쇄 방식으로 음식물 쓰레기 처리에 대한 불편함을 눈에 띄게 해소해줘 주방가전에 비해 만족도가 확실히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Photo Image
<배우 김남주가 모델로 나선 음식물처리기 에코체>

업계 관심은 대기업의 진출 여부에 쏠려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음식물 처리기 시장 진출 여부를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특허청에 '더 제로'라는 상표권을 출원했다. 삼성전자는 '더 제로'에 설정한 상표 설명과 지정상품에 가정용 전기식 음식물 쓰레기 발효기, 음식물 쓰레기 미생물 처리기라고 부연했다.

잔여 음식물 처리는 세계적 문제인 만큼 글로벌 시장 공략을 목표로 삼성전자는 음식물 처리기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추측된다.

수년 전 음식물 처리기 시장에 진출했다가 철수한 SK매직도 재진출을 저울질하고 있다. 빌트인 가전 분야 강자 SK매직이 음식물 처리기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장을 할 가능성이 높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현재 음식물 처리기 시장은 압도적 1~2위 업체가 없이 수많은 중소기업이 뛰어들어 마케팅 출혈 경쟁을 벌이는 형국”이라면서 “중견기업에 이어 대기업이 가세하면 시장이 어느 정도 교통정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분쇄 VS 건조 VS 미생물 발효” 세 가지 음식물 처리 방식…장단도 뚜렷

음식물 처리기는 크게 독립형과 설치형으로 나뉜다. 독립형은 싱크대에 설치하지 않고 일반 가전제품처럼 단독으로 세워 사용하는 방식이다. 설치형은 싱크대에 연결해 음식물 처리기를 쉽게 배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형태다. 독립형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약 60% 이상으로 높다.

중요한 것은 음식물 처리 방식이다. 음식물 처리 방식에 따라 큰 틀에서 분쇄형(디스포저형), 건조형, 미생물 발효형으로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업체별 경쟁력과 제품별 장단점이 여기서 뚜렷하게 갈린다.

Photo Image
<신일 음식물 처리기>

분쇄형(디스포저형)의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다. 분쇄 방식은 음식물을 갈되 2차 처리기를 필수로 탑재해 한번 더 음식물을 걸러내는 것이 특징이다. 현행법상 분쇄형 제품은 갈아낸 음식물의 20%만 하수도에 흘려보낼 수 있다. 나머지는 2차 처리기로 걸러내야 한다. 1차 처리기와 2차 처리기를 일체형으로 만들어야만 하는 규제도 있다.

업체별로 분쇄와 건조 기술을 섞기도 한다. 이 방식을 택하는 대표 기업으로는 에코체, 루펜, 신일전자 등이 있다. 분쇄 건조 방식 음식물처리기는 수분을 제거해 냄새가 덜나는 대신 전기 소모가 많고 가격대가 비싸다.

단순히 음식물을 완벽히 건조하는 방식도 있다. 건조 방식은 열풍 등으로 음식의 수분을 완전히 제거하는 단순한 방식으로 비교적 가격대가 저렴하다. 그러나 작동중 소음과 냄새 문제가 있다. 루펜 등이 이런 방식의 제품을 출시했다.

중견 업체들은 미생물 발효 방식 음식물 처리기에 힘을 싣는다. 이 방식은 배양한 미생물이 음식물 쓰레기를 분해하는 자연 친화적 방식이다. 다만 미생물 배양 시간이 필요해 음식물을 완전히 분해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린클, 쿠쿠, 캐리어에어컨 등이 이 방식을 택했다. 삼성전자가 상표권을 출원한 제품도 미생물 발효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Photo Image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잠실점에서 모델들이 제품을 선보이는 모습. 사진 제공=롯데하이마트>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