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개발 'ccOS' 활용해 계기판·AVN 통합 제어
엔비디아 드라이브로 복수 시스템 각각 구동
현대차그룹이 제네시스 'G90'에 처음으로 콕핏(Cock pit) 시스템을 적용한다. 디지털 계기판과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을 통합 제어하는 방식이다.
제네시스부터 현대차·기아로 확대 적용하고 있는 자체 개발 운용체계(OS) '커넥티드카 오퍼레이팅 시스템(ccOS)'을 활용했다. 실시간 성능과 높은 신뢰성을 요구하는 계기판에 적용할 수준으로 OS 완성도를 높였다는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G90에 현대차그룹 최초로 콕핏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콕핏 시스템은 LG전자가 납품한다. 현대차그룹은 연구개발(R&D)에 있어 엔비디아와도 오랜 기간 협업했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AVN과 계기판에 별개의 OS를 적용했다. 계기판의 경우 실시간 성능과 높은 신뢰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해당 분야에선 블랙베리 OS 'QNX'가 압도적 점유율을 갖고 있어 현대차그룹뿐 아니라 다수 완성차 업체가 사용해왔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 G90의 경우 미래차 시대를 대비해 개발하고 확대 적용하는 ccOS로 계기판까지 제어하도록 했다. 엔비디아의 고성능 정보처리 반도체 '엔비디아 드라이브'가 계기판과 AVN 제어를 모두 관장한다.
여러 개 시스템 구동을 위해선 하이퍼바이저 기술을 활용한다. 하이퍼바이저는 엔비디아 드라이브로 복수 시스템을 각각 구동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주행 안전에 영향을 직접 주는 계기판의 안정성도 담보할 수 있다. AVN에 오류가 생기더라도 계기판이 영향받지 않도록 하는 게 가능하다.
일부 유출된 G90 스파이샷에 살펴보면 계기판과 내비게이션은 하나의 와이드스크린에서 함께 구동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계기판 좌우에 화면을 분할하는 물리적 경계선이 있어 운전자에게 분리감을 줬다.
현대차그룹은 G90을 시작으로 고급차 위주로 콕핏 시스템 적용을 확대할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내년부터 6세대 AVN을 적용할 예정으로 제네시스에 우선 적용이 예상된다. 납품사도 LG전자에서 현대모비스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모비스도 차세대 통합 콕핏 시스템 'M.VICS'를 공개한 바 있다.
G90은 현대차그룹이 미래차 기술을 집약해 선보일 핵심 차량이다. 레이더, 카메라뿐 아니라 프랑스 발레오의 2세대 라이다 두 대를 추가 장착해 레벨3 자율주행 기술을 처음으로 양산차에서 구현한다. 라이다 탑재 시 인식 정확도 향상뿐 아니라 정지된 장애물까지 잡아낼 수 있어 주행 안정성이 높아진다.
무선 업데이트(OTA) 기능도 추가 지원한다. 기존 내비게이션 데이터베이스(DB) 업데이트를 넘어 차량 콕핏 시스템뿐 아니라 전자제어장치(ECU)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를 통한 차량 성능 개선까지 가능하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콕핏 시스템을 적용한 차량은 아직 없다”면서 “아직 출시되지 않은 G90 사양에 대해선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