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스톡옵션 절반 이상 임원 10명에 '몰빵'…자사주 배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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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신사옥 전경. <사진=케이뱅크>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그룹 등에서 촉발된 임직원 간 사업 성과배분 불균형 문제가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로 확산하고 있다. 올해 임직원에게 부여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총 300만주 중 서호성 대표를 포함한 임원 10명에게 절반 이상이 집중됨에 따라 내부에서는 일반 직원들의 박탈감이 커지고 사내 위화감이 조성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26일 케이뱅크 사업공시에 따르면 이달 임직원에게 부여된 총 210만주의 스톡옵션 중 이풍우 사내이사를 포함해 장민, 차대산, 한진봉, 권선무, 양영태, 김기덕, 권영종, 윤형로 등 임원 9인에게 총 85만주가 부여됐다.

이보다 앞서 스톡옵션 90만주를 부여받은 서 대표를 제외하면 올해 4월 케이뱅크에 합류한 김기덕 이사가 18만주로 가장 많은 스톡옵션을 받게 됐다. 나머지 임원들은 8만주와 10만주 사이로 고르게 분포됐으며, 스톡옵션 300만주 중 59%(175만주)가 서 대표를 포함한 10명에게만 집중됐다. 나머지 직원 311명에게는 총 125만주가 부여돼 직원당 평균 4000주를 받게 된다.

이와 상반되게 오는 9월 출범하는 토스뱅크는 이달 입사 1주년을 맞은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스톡옵션 68만주를 부여했다. 이에 따라 홍민택 대표와 박준하 최고기술책임자는 각 6만주, 그 외 임직원에게는 2만주씩 고르게 부여됐다. 은행 설립에 기여한 임직원에게 주식 보상 시스템을 통해 사업 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누겠다는 취지다. 이달 기업공개(IPO)를 개시하는 카카오뱅크 역시 윤호영 대표에게 스톡옥션 52만주를 부여했다.

이와 같은 인터넷전문은행 업계의 관행을 고려할 때 케이뱅크의 소수 임원에게 집중된 이번 스톡옵션 배분은 직원 사기에 크게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케이뱅크 임원 상당수는 올해 합류한 인력인 만큼 큰 보상을 책정할 정도로 성과를 보여 주지 못했다는 측면에서도 불만이 크다.

이와 관련해 케이뱅크 측은 △최대한 많은 직원에게 보상이 돌아가게 하게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점 △지금까지의 성과 보상보다는 이후 동기 부여에 중점을 둔 조치였다는 점 △이번 스톡옵션 부여 외에도 추후 이에 준하는 성과 보상이 마련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표 및 임원에게 회사 성과가 집중된다는 불만은 최근 SK하이닉스 사태를 시작으로 전 산업에 걸쳐 확산되는 추세다. 올해 2월 SK하이닉스는 호실적에도 경쟁사 절반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논란을 촉발, 최태원 회장의 연봉 반납 선언으로 이어졌다. 현대자동차그룹 등에서도 같은 논란이 일었다. 코로나19 상황 등을 근거로 직원 성과급을 줄이면서 정의선 회장 연봉은 인상, 직원들 불만이 고조됐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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