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최고 수준 보상안에도 '정년 연장' 압박

현대차 노조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회사의 2차 제시안에도 정년 연장 등을 고집하며 3차안을 추가로 제시하라고 압박했다. 노사가 목표했던 여름휴가 전 타결을 성사시키려면 이번 주 협상을 마무리해야 하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16일 열린 16차 교섭에서 기본급 월 5만9000원 인상, 성과금 125%+350만원, 품질 향상 격려금 200만원, 무상주 5주, 복지 10만 포인트 등을 포함한 2차 제시안을 내놨다. 회사는 1차 제시안에 무상주 5주와 기본급 9000원, 성과금 25%포인트+50만원 등을 추가했다. 1차안 총액(1114만원)보다 299만원 늘어난 1413만원 규모로 총액 기준으로 2017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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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사 임단협 교섭 모습.

그러나 노조는 정년을 늘려 달라고 요구하며 제시안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 노조는 국민연금 수령이 시작되기 직전인 만 64세까지 정년을 연장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부품 수가 적어지고 공정 과정이 줄어드는 미래차 전환 시대에 접어드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회사가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노조는 국내 일자리 유지를 위한 미래산업 협약과 관련한 구체적 내용도 회사가 제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본급 9만9000원 인상과 순이익 30%를 성과금 지급 등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20일까지 집중 교섭을 벌인 후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중앙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열어 향후 투쟁 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다만 업계는 노조가 파업을 결정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부정적 국민 여론을 의식해서다. 회사가 제시안을 보완하면 여름휴가 전 임단협 타결을 끌어낼 가능성도 남아 있다. 휴가 전까지 임단협을 마무리하려면 노사는 이번 주 중 타협안을 마련하고 다음 주 찬반 투표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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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차량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차도 노사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지엠은 이번 주 결론 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쟁의 조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앞서 노조는 지난 1∼5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파업을 가결한 상태다.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릴 경우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한국지엠 노조는 인천 부평 1·2공장과 경남 창원공장 미래 발전 계획 확약을 비롯해 월 기본급 9만9000원 인상, 성과급과 격려금 등 1000만원 이상 일시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는 추가 생산 물량을 배정 계획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현재 생산성으로는 본사를 설득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르노삼성차는 작년 임단협조차 타결하지 못했다. 앞서 노조는 5월 총파업을 벌였고 회사도 직장폐쇄로 맞서며 강대강 대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XM3 물량 확보가 시급해진 회사가 직장폐쇄를 풀고 노조도 파업을 중단하며 2교대 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노조원 다수가 여름휴가 전 타결을 원하고 있어 극적 타결 가능성도 열려있다. 노사는 반도체 부족으로 공장 가동이 재개되는 21일 이후 교섭을 재개할 계획이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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