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사가 주최하고 과학소설(SF) 전문 출판사 아작이 주관한 '2021 문윤성 SF 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슈뢰딩거의 아이들'(공모작 제목:지금, 여기, 우리, 에코)이 출간됐다.
최의택 작가 첫 장편소설인 슈뢰딩거의 아이들은 '가상현실 학교'라는 독특한 과학 소재를 중심으로 유령, 비밀의 방 등 초자연 현상과 판타지 요소를 배합해 '기술을 통한 격리와 배제'라는 문제의식을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
2050년대 근미래 대한민국, 세계 최초 완전 몰입형 가상현실 중고교 '학당'이 문을 열고 학생은 모두 자신만의 '아바타' 모습으로 실제 학교와 똑같은 모습의 '학당'에 등교한다. 그런데 학생들 사이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유령 같은 모습이 종종 목격되고 그 유령의 정체는 '학당'의 두 번째 입학식 날 한 사건과 함께 밝혀지게 된다.
최 작가는 이 과정에서 첨단 미래기술이 포용하지 못하는 사회적 소수자 문제를 제기한다. 학당·홍문관·육조거리 등 조선시대 용어나 게임 용어를 차용해 독특한 분위기를 끌어냈으며 장애인 등 차별받는 소수자에 대한 깊은 관심을 시종일관 유지한 점이 특징이다.
김초엽 작가는 “다양한 정체성을 띠면서도 정체성만으로 환원되지 않는 입체적 인물 조형이 매우 인상적”이라면서 “뛰어난 SF는 세계의 가려진 뒷면을 드러내 독자의 인지적 확장을 유도하는데 '지금, 여기, 우리, 에코'는 우리 현실을 달리 바라보게 만드는 SF로서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민규동 감독은 “섬세하게 세공된 글을 삼키고 씹어 보는 원초적인 소설의 맛과 함께 SF가 그려 주는 새로운 세계의 묘한 멋이 이음 선 없이 포개졌다”고 평했다.
이다혜 작가는 “기술이 발전해도 해결되지 않는 소수자 배제라는 이슈와 맞서려는 학생들의 이야기가 학원물의 경쾌한 톤과 어우러졌다”고 했다.
1991년생 31살인 최 작가는 고교 자퇴 이후 독학으로 글쓰기를 배웠으며 단편소설로 2019년 제21회 민들레문학상 대상 및 예술세계 신인상을 수상했다.
'2021 문윤성 SF 문학상'에 '지금, 여기, 우리, 에코'를 출품, 100대 1이 넘는 경쟁을 뚫고 만장일치로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