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고부가가치 시스템 반도체 육성이 대한민국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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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규 한국시스템반도체포럼 회장

최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 산업의 확실한 자국화를 천명했다. 이는 결국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대변화를 예고한다.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 산업으로 나뉜다. 메모리 반도체는 정부와 기업이 혼연일체가 돼 30년 이상 인력 양성과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가 세계 시장 점유율 70%를 확보했다.

그러나 시스템 반도체는 시장점유율 3% 미만으로 고전하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는 정보기술(IT) 산업의 근간이 되는 하드웨어(HW)다. 앞으로 인공지능(AI) 기술 및 미래 기술과 결합해 다양한 고부가가치 시스템 반도체 칩이 개발될 것이다. 인류 생활을 윤택하게 할 핵심 요소다.

왜 우리나라는 이렇게 중요한 시스템 반도체의 경쟁력이 약한 것일까. 정부가 시스템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오랫동안 투자했지만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를 나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전문인력 부족이 심화하고 있다. 급속히 발전하는 IT 산업 및 반도체 산업에서 전문인력 공급은 산업계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반도체 관련 대학교수가 자율 과제 형식으로 연구 활동을 하도록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첨단 기술 분야 교수가 확충된다. 그로 인해 우수 인재도 모일 것이다.

다양한 전문인력이 있어야 시스템 반도체 사업이 비로소 성장할 수 있다. 팹리스 업체에 필요한 인력은 아날로그 회로 전문가, 디지털 회로 전문가, 고급 알고리즘 전문가, 시스템 아키텍처 전문가, 레이아웃 전문가 등 특정 분야 전문가들이다. 이렇게 다양한 우수 전문인력이 협업해야 제대로 된 시스템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 또 칩을 쉽게 운용하도록 하는 소프트웨어(SW) 전문가가 있어야 비로소 제품이 상용화된다.

불행하게도 국내 팹리스 업체는 이런 전문인력을 구하는 데 한계가 있다. 대기업도 고급 전문인력이 과부족 상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단기적 시스템 반도체와 각 분야 우수 전문인력 대상으로 가칭 시스템 반도체 아카데미를 설립·운영해야 한다. 그래야 4차 산업혁명과 산업 융·복합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장기적 시스템 반도체 특화 대학·대학원을 확대 추진, 우수한 전문인력이 많이 나오도록 교육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둘째 완성품(세트) 업체와 팹리스 업체 간 상생 협력이 활성화돼야 한다. 국내 완성품 업체는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 경쟁력과 시장 지배력을 갖추고 있다. 최근 국내 팹리스 업체 가운데 매출 1조원 이상 업체가 생겨났다. 그 성과는 모회사인 세트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달성할 수 있었다. 이는 국내 팹리스 업체에 좋은 발전 방향을 제시한다. 차별화 기술로 세트업체의 다양한 요구에 맞는 시스템 반도체를 개발하고, 다시 세트업체가 반도체를 통해 부가가치를 올리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 결국 생태계 문제로 귀결된다.

마지막으로 파격적 정부 지원책과 세제 혜택으로 IT 기업 간 인수합병(M&A)을 활성화해야 한다. 기업 간 M&A가 활발해지면 중소기업으로 분산된 우수 전문 인재를 한곳에 모을 수 있다. 또 제품 개발 능력을 더욱 효율적으로 향상할 수 있다. 합병회사는 새로운 기술 융·복합화로 고부가가치 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 기술이 있는 곳에 자금이 모이고, 자금이 있는 곳에 인재가 모인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겨야 한다.

정부는 오는 2030년 종합반도체 강국 달성을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반도체 특별법도 제정한다고 한다. 대한민국은 저출산과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 것이다. 결국 고부가가치 미래 산업 사회에서 많은 사람이 양질의 일자리를 가져야 사회를 유지·발전시킬 수 있다. 대한민국의 백년대계를 위해 각 분야 전문인력을 어떻게 양성하며 산업계가 원하는 미래 핵심 전문 인재를 어떻게 기를 것인지 정부·국회·교육계·산업계가 다 함께 혜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이서규 한국시스템반도체포럼 회장 / 픽셀플러스 대표 lsk@pixel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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