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송출수수료도 평균 20%대 증가...TV홈쇼핑·T커머스 부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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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산업 구조(자료:한국TV홈쇼핑협회)

TV홈쇼핑과 T커머스업체들이 IPTV 등 유료방송사업자에게 내는 송출수수료가 올해도 평균 20%대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2조원을 돌파한데 이어 올해도 가파른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면서 홈쇼핑 사업자들의 부담이 커졌다. 특히 지난해는 오프라인 유통시장이 코로나19로 열세를 보여 홈쇼핑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었지만, 올해는 오프라인 유통시장이 살아나면서 취급고도 지난해보다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IPTV사업자인 KT 올레TV와의 송출수수료 협상이 마무리 단계다. 인상률을 보면 황금채널인 5~12번대 S급(지상파 인접 채널) 채널은 10% 중반대, A급은 20%대, B급은 20% 후반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레TV는 가입자가 900만명이 넘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여서, 다른 IPTV 사업자들도 이와 비슷한 인상률을 보일 전망이다.

SK브로드밴드는 협상이 절반 이상 마무리됐고 LG유플러스도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대부분 TV홈쇼핑사는 인상률이 10%대 중후반이며, 지난해 가파른 성장세를 거둔 T커머스의 경우 20% 중후반까지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다.

IPTV 3사 중에는 KT의 송출수수료 인상폭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부 채널 변경도 이뤄졌다. KT 올레TV에서 28번인 CJ온스타일플러스와 38번인 GS마이샵이 자리를 맞바꾼다. 두 채널은 CJ온스타일과 GS리테일이 운영하는 T커머스 채널이다.

또 K쇼핑이 2번에서 12번으로, NS홈쇼핑이 12번에서 2번으로 자리바꿈이 이뤄졌다. 올해 KT엠하우스와 합병해 KT알파로 출범한 K쇼핑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황금채널인 10번대 진입이라는 강수를 뒀다. NS홈쇼핑은 2번으로 내려오는 대신 모바일을 강화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라이브커머스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SK브로드밴드는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채널 변경은 없을 것으로 점쳐진다. LG유플러스는 CJ와 GS, 롯데가 황금채널 자리를 놓고 치열한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다. 홈쇼핑사는 IPTV와 송출수수료 협상이 마무리되면 내달 중순부터 LG헬로비전과 SKB티브로드 등 케이블TV 사업자와도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송출수수료는 지난해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TV홈쇼핑·T커머스 12개사가 지난해 유료방송사업자에 지불한 송출수수료는 2조234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송출수수료는 1조8394억원으로, 2조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2014년 1조원을 돌파한지 6년 만에 두 배로 커졌다.

홈쇼핑업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처음 절반을 넘어섰다. 홈쇼핑사가 지난해 방송사업을 통해 거둔 매출액은 총 4조6103억원으로, 그 중 53.1%를 송출수수료로 지불했다.

홈쇼핑사는 유료방송사업자에 지불하는 송출수수료 부담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TV홈쇼핑 7개사의 영업이익은 8150억원, T커머스 5개사는 789억원으로, 총 영업이익 8939억원의 두배를 넘는 금액을 송출수수료로 냈다. 특히 유료방송시장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IPTV의 수수료 인상률이 가파르다. 지난해 IPTV가 거둔 송출수수료는 2022억원 늘어난 1조1086억원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로 홈쇼핑업체들이 반짝 특수를 거뒀지만, 올해는 백화점, 대형마트 등으로 다시 고객이 몰리려 수익 확보에 적신호가 켜졌다”면서 “판매수수료를 낮춰 납품업체와 상생하는 노력만큼 송출수수료도 과도한 인상을 막아줄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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