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반도체용 헬륨 공급망 안정화 착수…이란 전쟁 장기화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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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폭격한 카타르 LNG 및 헬륨 생산 거점 라스라판 산업단지(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제조용 헬륨 공급망을 강화한다. 이란 전쟁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기존 중동 지역 외 공급 가능 국가를 추가 발굴하고 수입 물량 비중을 조정해 안정적 공급망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란 전쟁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반도체 공정용 헬륨 공급망 관리에 착수했다.

삼성전자는 중동 지역 외에서 헬륨을 수입할 수 있는 국가 리스트업 작업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수입 중인 헬륨의 중동 비중이 높은 만큼 추가 공급처를 발굴하려는 시도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헬륨을 가장 많이 수입한 국가는 카타르로, 수입 중량 비중 64.7%에 달한다. 미국(27.1%), 러시아(6.2%), 중국(1.7%)이 뒤를 잇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국가를 추가 헬륨 공급처로 검토하고 있다. 이번 헬륨 공급 불안이 이란 전쟁에 기인한 만큼, 향후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최소화하려는 시도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전쟁 중인 러시아나 무역 갈등 우려가 있는 중국 비중을 늘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서 공급 받는 물량을 늘리거나 알제리 등 주요 생산국으로 공급처를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실제 삼성전자는 전쟁 등 분쟁 국가로부터 헬륨을 공급받는 방안은 초기부터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업계 최초로 생산라인에 적용한 헬륨 재활용 기술을 최대한 활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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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라인

SK하이닉스도 안정적 헬륨 공급망을 위해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국가 별 수입 비중을 조정하는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역시 분쟁 국가의 헬륨 도입은 최소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헬륨은 반도체 공정에서 극저온 냉각이나 고순도 세정을 하는데 쓰인다. 웨이퍼를 차갑게 식히고 불순물을 제거, 반도체 수율을 높이는 필수 가스다.

이란 전쟁으로 한국이 헬륨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카타르가 타격을 받으면서 국내 반도체 제조사 공급망에도 적신호가 들어왔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6개월 안팎의 헬륨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란 전쟁이 장기화 될 경우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어 사전 대응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주요 헬륨 공급 기업과 확정 계획을 공유하며 본격적인 대응 태세를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글로벌 산업용 가스 기업 린데·에어프로덕츠·에어리퀴트 등과 일부 국내 기업을 통해 헬륨을 공급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란 전쟁으로 헬륨 가격 상승 등 일부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지만, 이미 공급망이 다변화돼 있는 만큼 당장 반도체 제조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공급망 변화 역시 중장기적 대응을 위한 사전 대비 차원”이라고 평가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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