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털이 수법 진화"…에스원, 휴가철 침입범죄 분석결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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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휴가철 침입범죄 발생비율. 에스원 범죄예방연구소 제공

빈집털이 범죄 수법이 더욱 교묘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빈집털이범들은 빈집을 알아내기 위해 계량기 수치를 확인하고 온라인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한다.

에스원은 여름 휴가철 침입범죄 데이터를 분석해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에스원 범죄예방연구소는 휴가가 집중되는 7월 넷째주부터 8월 둘째주까지 최근 5년간(2016~2020년)의 침입범죄 데이터를 분석했다.

빈집털이는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는 7월 넷째주가 휴가철 전체 침입범죄의 28%를 차지, 발생률이 가장 높았다. 8월 1주차와 광복절 연휴가 포함되는 8월 2주차가 25%, 7월 5주차 21% 순이었다.

지난해 월별 침입범죄 발생율을 보면 7월부터 차츰 증가한 뒤 8월에 급격히 높아졌다. 특히 금·토·일요일 주말 3일간 침입범죄가 집중됐다. 휴가철 주말 3일간 침입범죄 발생 비율은 전체 범죄의 46.1%를 차지했다. 에스원은 올해 역시 휴가철 성수기가 본격 시작되는 7월 4주차 금·토요일인 23일과 24일에 빈집털이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휴가철 침입범죄는 주간 시간대에 범죄 발생율이 높아진다는 특징이 있다. 비휴가철 오후 시간대 침입범죄 발생 비율은 5%에 그쳤지만 휴가철에는 17%나 높은 22%로 증가했다. 침입경로는 창문이 45%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출입문 33%, 베란다 22% 순이었다. 주거시설에 침입하는 절도범들은 주로 귀금속(60%)과 현금(40%)을 노렸다.

과거 빈집털이범들은 인기척을 통해 빈집을 확인했다. 최근에는 계량기 수치를 확인하며 적극적으로 빈집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계량기 수치가 크게 변하지 않는 집을 빈집으로 특정하고 범행대상으로 삼는다.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설치되는 무인택배함도 확인한다. 무인택배함이 물건 보관 후 보통 48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LCD 화면에 '장기보관'이라는 메시지를 표시한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빈집털이범들은 무인택배함 화면에 장기보관이 표시된 세대를 빈집으로 특정하고 범행 장소로 삼고 있다.

집 주변을 탐색하던 방식에서 나아가 온라인상에서 범행 대상을 찾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휴가 게시글을 모니터링해 빈집을 파악하고 작성자의 과거 게시글을 일일이 검색, 집 주소를 찾아내 범죄를 저지른다.

우유 투입구는 빈집털이 범죄에 악용되는 주요 수단이었다. 빈집털이범들은 우유 투입구에 소형 카메라를 투입해 빈집임을 확인하거나 긴 막대기를 넣은 후 도어락의 열림 버튼을 눌러 침입을 시도했다. 최근 우유 투입구가 있는 가구가 점차 사라지면서 최근에는 도어락 비밀번호를 직접 알아내는 수법들이 등장했다. 도어락 키패드에서 숫자가 지워진 번호를 조합하거나 유리재질 도어락 표면에 남아 있는 지문을 채취해 비밀번호를 알아낸다. 초소형 몰래카메라를 디지털 도어락 주변에 설치, 비밀번호를 알아내는 경우도 발견됐다.

에스원 관계자는 “과거에는 범죄 예방을 위한 전문적인 대응 방법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아 범죄 피해 예방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최근에는 에스원 범죄예방연구소와 같은 전문가들이 분석한 데이터를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교묘해진 범죄 수법에 현명하게 대처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다인기자 ohda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