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아프론테크, PTFE 나노 멤브레인 개발
에버켐텍, 대전 방지용 나노 코팅액 국산화
씨아이에스케미칼, 이차전지 분리막 코팅 소재
수입에 의존했던 다양한 산업 소재도 우리 나노 기술과 결합해 국산화한 사례가 부쩍 늘었다. 나노코리아 2021에서는 독자 나노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재 기술 독립에 성공한 기업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다. 나노 기술이 우리 산업을 지탱하는 한축임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상아프론테크, 미국 고어 소재 대체할 PTFE 나노 멤브레인 개발
상아프론테크는 '폴리테트플루오로에틸렌(PTFE) 나노 멤브레인'을 국산화했다. PTFE 나노멤브레인은 미국 고어사가 시장 대부분을 잠식한 소재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상아프론테크가 개발한 PTFE 나노 멤브레인은 내화학성과 내열성이 우수한 PTFE 원재료를 확장시켜 20마이크로미터 수준 얇은 막을 만들었다. 막을 당겨서 펴기 때문에 나노 수준의 미세한 기공이 생기는데 공기는 드나들 수 있지만 수분은 통과하지 못한다. 이를 통해 공기 청정기용 필터나 차량용 통기(벤트) 부품에서 활용할 수 있다.
가령 차량용 램프는 결로가 발생해 램프 내부에 물방울이 맺히기도 한다. 램프와 차량 체결 부위에 PTFE 나노 멤브레인 소재를 적용한 부품을 결합하면 이러한 결로 현상을 해소할 수 있다.
의료용으로도 PTFE 나노 멤브레인 소재 활용성은 매우 높다. 치과에서 발치 후 잇몸이 빈 공간을 파고들지 못하게 막아주는 유착 방지 소재나 체내 삽입 보형물로 쓰인다. 의료용 역시 대부분 미국이나 일본에서 상당 부분 수입하는 실정이다.
상아프론테크는 의료용 PTFE 나노 멤브레인 소재를 개발,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상아프론테크 관계자는 “PTFE 나노 멤브레인은 전기 전자, 수처리, 공기 필터, 기능성 의류, 의료용 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하다”면서 “이번에 개발한 3차원(3D) 다공성 PTFE 나노 멤브레인 소재 국산화로 수입 의존도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상아프론테크는 PTFE 나노 멤브레인을 유럽 등 해외에도 공급하고 있다.
◇에버켐텍, 대전 방지용 나노 코팅액 국산화로 디스플레이 보호
에버켐텍은 보호·이형필름용 대전방지 코팅액을 선보였다. 기존에는 일본 수입에 의존했던 소재다.
액정디스플레이(LCD)나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는 대전으로 인한 정전기를 막아야 한다. 화면 주파수 간섭 등으로 인해 왜곡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디스플레이 보호·이형 필름은 두께가 매우 얇고 쉽게 떼어낼 수 있으며, 오염과 마모에 강해야한다.
에버켐텍은 이형 필름의 대전을 방지하고 오염과 마모를 막을 수 있는 고기능성 대전 방지 나노 코팅액을 국산화해 수입 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에버켐텍 나노 코팅액은 기재와의 부착력이 뛰어나고 얇으면서 내마모성과 내화학성, 방오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에버켐텍 유·무기재료 개질 기술과 배합·분산기술이 나노 코팅액 성능 향상에 한몫했다. 회사는 제조 공정 최적화로 뛰어난 코팅액 광학 특수성을 구현했다.
에버켐텍은 필름을 제조하는 국내 화학 대기업에 대전 방지 코팅액을 공급해 상용화했다. 에버컴텍 관계자는 “TV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디스플레이가 적용되는 많은 분야에 대전 방지 나노 코팅액이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씨아이에스케미칼, 일본 수입 의존했던 이차전지 분리막 코팅 소재 '알루미나' 국산화
씨아이에스케미칼은 이차전지 분리막 코팅용 '알루미나'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차전지용 고분자 분리막은 강도가 약하고 열에 의해 변형될 수 있다. 100도 이상 온도에서는 분리막이 수축돼 기능을 상실할 가능성도 있다. 취약한 고분자 분리막을 기계·열적으로 보완하는 것이 알루미나다.
분리막을 튼튼하게 하기 위해 세라믹 입자인 알루미나 분말로 코팅한다. 이 코팅막이 분리막의 기계적 수축을 막아 안정적 성능을 유지시킨다.
분리막 자체가 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얇기 때문에 이를 코팅할 알루미나 분말은 나노미터 급으로 작아야 한다. 씨아이에스케미칼은 알루미나 분말 중간 크기를 100나노미터 수준으로 줄였다. 회사의 나노 단위 미세 공정 기술 덕분이다. 씨아에에스케미칼은 나노 크기 알루미나 분말을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하는 기술도 확보했다.
씨아이에스케미칼이 분리막 코팅용 알루미나 분말을 국산화하면서 해외 의존도가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차전지 분리막 코팅용 알루미나는 지금까지 스미토모화학 등 일본으로부터 전량 수입해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