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지자체 반발에 지역언론까지 가세
5년 내 LNG발전소 8기 준공 계획 삐걱
기간 촉박할수록 무리한 공사 우려 커
LNG 전환 불발땐 '전력수급 공백' 위기

Photo Image

석탄발전에 이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건립도 몸살을 겪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동의하더라도 일부 지역 주민이 LNG 발전소 건설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면서 갈등이 커지는 모양새다. 사회적 수용성 확보가 늦어지면 발전사가 LNG 발전소를 건립할 때 공사 '속도전'을 벌일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는 석탄발전을 감축하고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브리지 전원'으로 LNG 발전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석탄발전량 감축을 시행하는 상황에서 LNG 발전소마저 건립이 늦어지면 전력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마치 '다리가 끊기는 상황'이 연출 될 수도 있다.

Photo Image
<ⓒ게티이미지뱅크>

◇LNG도 “싫다”…지역주민·지자체 반대에 곳곳서 몸살

발전업계에 따르면 발전공기업은 향후 5년 안에 석탄발전을 대체할 LNG발전소를 8기 준공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2024년 폐지가 예정된 삼천포3·4호기(한국남동발전)와 2025년 폐지가 예정된 보령5·6호기(한국중부발전), 태안1·2호기(한국서부발전), 2026년 폐지될 예정인 하동1호기(한국남부발전)를 LNG 발전소로 대체해야 한다. 한국동서발전은 충남 당진에 건설하려던 석탄발전소를 LNG연료를 활용한 발전소로 전환해 건설해야 한다.

정부는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탄소를 감축하기 위해 2034년까지 석탄발전소 30기를 폐지하고 24기를 LNG로 대체한다고 밝힌 바 있다. 노후 석탄발전소가 탄소를 다량 배출하지만 LNG는 상대적으로 오염물질과 탄소 배출량이 적고, 최근 생산원가 경쟁력도 향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발전업계 한 관계자는 “석탄발전에 개별소비세 비중이 커지면서 LNG발전도 생산원가 경쟁이 가능한 수준”이라면서 “LNG를 직수입하는 민간 에너지기업에서는 LNG발전을 기저발전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LNG 발전소 건설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주민이 반대하면서 발전소 건설이 난항에 부딪히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발전공기업은 폐쇄되는 석탄발전소를 대신해 대체 부지를 모색했지만 지자체와 주민이 거세게 반대하면서 대체 부지를 다시 찾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발전공기업 발전소 입지 확보 못해 전전긍긍

남동발전은 대구광역시 국가산업단지 내에 삼천포3·4호기를 대체하기 위한 LNG복합발전소를 건립할 예정이었지만 지자체와 주민 반대로 무산됐다. 대구 달성군 구지면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LNG 발전소에 반대했다. 대구시마저 지난 3월 LNG 발전소 건립 반대 입장을 정했다. 남동발전은 대체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다른 후보지들을 물색하고 있다. 삼천포화력발전 3·4호기도 2024년 폐지될 예정이다. 남동발전은 3년 안에 이를 대체할 LNG 발전소를 준공해야 한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LNG 발전소 유치를 원하는 지자체에 공문을 보냈고, 지난달 30일 제안서 접수를 마감했다”면서 “지역 수용성 평가와 건설 세부효과 평가 등을 거쳐 다음달 안에 입지를 선정하고 지자체와 협약을 맺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부발전은 태안1·2호기를 대체하기 위해 각각 경북 구미·충남 공주에 대체 발전소를 건립할 계획이다. 경북 구미시와는 협의했지만 지역 언론을 중심으로 발전소 건설에 대한 반대의견이 나오고 있다. 충남 공주시와도 LNG 발전소 건립에 대해 협력하고 있지만 일부 지역 주민이 반대의견을 표하고 있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지자체와는 아직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동서발전은 충남 당진시에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려던 계획을 폐지하고 대안으로 충북 음성군에 LNG발전소를 건립해야 한다. 충북 음성LNG발전소 1호기는 2024년까지, 2호기는 2026년까지 준공해야 한다. 하지만 충북 음성LNG발전소도 발전소가 건설될 부지 근처 주민이 발전소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 동서발전은 지난해 10월 지역 16개 주요 사회단체장이 참여하는 '음성읍 상생발전협의체'를 구성해 지역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남부발전은 하동화력발전 1~6호기를 단계적으로 폐쇄하고 LNG로 대체해야 한다. 당장 2026년과 2027년에 하동화력발전 1·2호기 가동을 중단하고 LNG 발전소로 대체해야 하는데 아직 대체부지는 최종적으로 조율하고 있다.

남부발전 관계자는 “하동화력 발전 부지에 그대로 LNG 발전소를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 또한 지역 주민 동의를 얻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Photo Image
<ⓒ게티이미지뱅크>

◇발전소 준공까지 5~6년 소요…부지 확보 늦어지면 건설 '속도전' 벌여야

발전업계는 LNG 발전소는 발전사업 변경허가 취득부터 준공까지 통상 5~6년이 소요된다고 본다. '발전사업 변경허가 취득→정부 예비타당성 조사→건설기본계획수립(이사회 의결)→공사계획 인가'까지 약 3년이 소요된다. 이후 LNG 발전소 건설에 착공해 준공할 때까지 2~3년이 걸린다고 보고 있다. LNG 발전소 건설 전 단계에서 부지를 확보하는 과정이 늦어지면 LNG 발전소 건설 공사에서 무리한 '속도전'을 벌여야 한다.

발전공기업 한 관계자는 “LNG 발전소 건설을 빠르면 1년 6개월까지 단축하기도 하지만 통상적으로는 2년 이상은 건설 기간으로 잡아야 한다”면서 “보수적으로는 건설기간을 3년까지 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LNG 발전소 건설이 늦어지면 무엇보다도 정부 전력수급계획에 차질이 발생한다.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정부는 2034년까지 폐지되는 석탄발전 30기 중 24기를 LNG 발전으로 전환해야 한다. 2024년 이후로는 각 연도별로 석탄발전이 폐지되는 시점에 맞춰 LNG 발전소로 단계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내년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인 석탄발전 상한제로 인한 추가 석탄발전량마저 제약하는 상황에서 LNG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담당해야 사실상 기저 전원 역할을 해야 한다. 전력수급기본계획 상 예정된 일정이 어그러지면 노후 석탄발전소 수명을 연장해야 하거나 최악의 경우 전력수급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박호정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LNG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대폭 상향했지만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나 탄소중립을 반영하지는 못했다”면서 “NDC 상향이나 탄소중립을 반영하면 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믹스로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