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예고한 인앱결제 강제 시한이 10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국회는 플랫폼 기업의 특정 결제수단 강요를 막기 위한 법안을 발의한 상태지만 여·야 이견이 존재하는데다 과방위 일정마저 조율이 안 되며 법안 처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콘텐츠 업계는 인앱결제가 강제되면 이용자 요금이 상승하는 등 부작용이 크다고 주장한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지난 14일 “구글 인앱결제 의무화는 도서정가제 취지를 훼손하고 디지털출판 생태계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출판문화협회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네이버 시리즈, 리디북스, 교보문고, 예스24 등 전자책 유통사들은 구글 인앱결제가 강제되면 최저 20%에서 최고 40%까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소형 웹소설·웹툰·전자책 유통사들이 받을 타격은 극심할 전망이다. 한국웹소설산업협회와 한국웹툰산업협회도 이용료 상승, 국내 콘텐츠 시장 잠식을 우려했다.
15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하 인기협)에서 '인앱결제 강제가 좌초되어야 하는 이유' 간담회에서도 이런 지적이 쏟아졌다. 콘텐츠 업계는 생태계 위축을 우려했다.

◇콘텐츠 업계 “이제야 산업 형태 갖추기 시작했는데…”
간담회에 참석한 패널들은 창작 기반 콘텐츠 생태계 자체가 위축되는 것을 공통적으로 우려했다.
조영기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국장은 “정부는 중소 규모 콘텐츠 기업을 중견기업까지 올리고자 지원하고 있는데 수수료 등을 제하고 나면 실제 개발자 이익이 얼마 남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특히 웹툰, 웹소설은 이제 막 풀뿌리를 내리고 산업 모습을 갖춰가고 있는 단계여서 앞으로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웹툰산업협회를 이끌고 있는 서범강 회장 역시 “웹툰이 지금 주목받는 산업으로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제 막 무료에서 유료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강제적으로 수수료를 인상한다면 이용자들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고 소비자가 부담을 느끼면 산업 자체가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서 회장은 산업 현실을 묻는 질문에 “아직 걸음마를 뗀 단계”라면서 “지금까지 웹툰 산업 좋은 소식들은 성장 과정에서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하며 더 클 가능성이 높은 산업이기에 주목받을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인앱결제 강제 시행 시, 웹툰 등 콘텐츠 산업 생태계가 위축되는 부분을 공통적으로 우려했다.
창작자가 기반이 되는 산업이 이제 막 자라나기 시작했는데 수수료 인상이 그 싹을 자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장은 “현재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있는 기업은 수수료에 맞춰 이용금액을 높일 수도 있겠지만 일부 기업은 이용금액 인상 대신 콘텐츠 창작자에게 책임을 돌릴 수 있다”면서 “이는 (콘텐츠) 중소기업 도태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국장은 “(이미 30% 수수료는 내고 있는) 게임은 문화적 장벽이 낮아 글로벌 원빌드로 출시할 수 있지만 웹툰은 이제 형태와 규모를 갖춰가고 있는 상황으로 30% 수수료를 일괄 지급하게 되면 타격이 크다”면서 “젊은 콘텐츠 창작자들이 먼저 피해를 볼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 국장은 “정부가 산업진흥 정책과 인재 양성을 한다고 하더라도 창작자들이 결과를 냈을 때 노력과 시간을 보상받지 못한다면 소용이 없다”고 덧붙였다.
◇핀테크 산업 활성화도 위협…인앱결제 막는 입법 “지금 이 순간 필요”
결제 수단을 강제하는 것에 대한 새로운 부작용도 언급되었다.
조 국장은 “핀테크라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로 다양한 결제 수단이 만들어졌다”면서 “구글, 애플이 이야기 하는 '안전' 부분도 10년 전이면 동의하겠으나 현재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국내에서는 공인인증서를 탈피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정부도 핀테크 산업 활성화를 꾀하는 상황 속에서 구글 인앱결제 강제는 가장 큰 모바일 시장에서 접근을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국장은 “핀테크 업계가 기회를 잃게 되면 정부가 추구하는 방향과도 맞지 않다”면서 인앱결제 강제가 핀테크 산업의 기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 시점에서 구글 인앱결제 강제를 막을 수 있는 입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정종채 법무법인 정박 변호사는 “구글 정책이 시행되는 10월 이후 규제가 가능하지 않냐는 이야기를 하는 데, 법적으로는 문제는 없지만 정책이 시행된 뒤 법안을 처리한다고 하면 부작용을 살펴보고 이야기하자고 할 수 있다”면서 “이에 대해 반박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시행되기 이전에 무조건 통과되어야 한다”고 입법 시점 중요성을 강조했다.
법안 시행 후 부작용을 따지기 위해선 객관적인 데이터가 공개되어야 하는데 이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용희 숭실대 교수 역시 “모니터링하고 결정하자는 것은 결국 그들(구글)이 주장하는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과 같다”고 동의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