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버스 제작사인 에디슨모터스의 모회사 에너지솔루션즈가 반도체·디스플레이 검사장비 업체 쎄미시스코를 인수한다. 에너지솔루션즈는 쎄미시스코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발굴한 경형 전기차 사업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에너지솔루션즈는 오는 6월부터 11월 사이에 총 다섯 차례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쎄미시스코의 신주 563만7675주를 취득한다고 2일 밝혔다. 투자 금액은 348억원이다. 신주 발행가를 최근 주가에 10%의 할인율을 적용한 6172원으로 책정한 결과다. 에너지솔루션즈는 이를 통해 50%의 쎄미시스코 지분을 확보, 최대주주에 등극하게 된다.
쎄미시스코의 최대주주 이순종 대표와 특수관계인 5인은 5월 30일 자신들이 보유한 쎄미시스코 지분 전량(3자 배정 유증 전 기준 37.8%)을 314억원에 매각한다는 내용의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매도자 측은 계약 당일 거래 대금의 10%인 31억원을 계약금으로 수령했으며, 오는 30일 잔금을 받은 뒤 주식 이전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구주 매수자는 민법상 조합인 디엠에이치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이다. 컨소시엄에는 디엠에이치 외에도 에스엘에이치, 아임홀딩스, 스타라이트, 노마드아이비, 메리골드투자조합 등이 참여한다. 컨소시엄 구성원들은 많게는 53만주, 적게는 17만주의 쎄미시스코 주식을 각각 취득하게 된다. 구주 거래가는 주당 1만4750원으로 책정됐다.
이순종 대표 측은 에너지솔루션즈에 경영권을 넘기게 된다. 에너지솔루션즈는 쎄미시스코의 전기차 사업에 대한 기대감에서 인수·합병(M&A)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쎄미시스코는 '스마트 EV 제타(SMART EV Z)'라는 브랜드의 경형 전기차 사업을 벌이고 있다.
에너지솔루션은 버스와 트럭 등 상용 전기차 분야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에디슨모터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에디슨모터스 입장에서는 쎄미시스코와의 협업을 통해 상용차 위주인 자사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승용 분야로 진출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