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 TSMC 이후 '퀀텀점프' 중책
삼성 DSP 맞춤 시스템 구축 진두지휘
하반기 독자고객 유치 등 사업 활기 기대
전기차·자율주행 첨단 시장 공략 고삐
국내 최대 반도체 디자인하우스인 에이디테크놀로지가 1일 박준규 총괄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에이디테크놀로지가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디자인솔루션파트너(DSP)'에 합류한 후 회사 인프라 확충과 체질 개선을 주도했다. 창업주인 김준석 대표이사와 각자 대표 체제로 회사를 운영한다.
디자인하우스는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팹리스와 제조를 맡는 파운드리 간 가교 역할을 담당한다.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지난해 TSMC 디자인하우스 파트너인 'VCA' 지위를 내려놓고 삼성 파운드리 생태계에 진입했다.
박 대표는 1992년부터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에서 반도체 개발 경험과 전문성을 쌓았다. 2005년부터 10년간 에이디테크놀로지 영업 총괄을 맡았으며 2020년부터 총괄 부사장을 역임하며 삼성전자 DSP 합류를 추진했다.
[박준규 에이디테크놀로지 대표 인터뷰]
“앞으로 인공지능(AI)·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서버·네트워크 등 첨단 미세공정이 필요한 칩 고객사에 선택과 집중을 할 계획입니다. 삼성 DSP 생태계 안에서 내실을 다져 제2의 도약에 나설 준비를 마쳤습니다.”
박준규 에이디테크놀로지 신임대표는 회사를 '퀀텀점프' 시켜야 할 중책을 맡았다.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지난해 대변혁의 시기를 맞았다. 수년간 국내에선 손꼽히는 TSMC 협력 디자인하우스였다. 지난해 삼성전자 DSP에 가세하면서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지금까지 경험과 노하우를 삼성 파운드리에 맞춰야 했다. 약 1년 반 동안 이 작업의 중심에 있던 인물이 박 대표다.
박 대표는 “기존 생태계 안에서는 회사의 성장과 도약에 한계가 있다고 파악했다”면서 “삼성 파운드리 생태계에서 있는 회사로 새로운 역할을 담당하며 '빅다이' 고객사의 요구에 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빅다이(BigDie)'는 AI·ADAS·서버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 되는 칩을 의미한다. 칩 크기뿐 아니라 집약된 기술이 최첨단이라 '빅'이라는 별칭을 가진다. 박 대표는 이런 빅다이 회사와 협력하려면 최첨단 칩 디자인 기술과 경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기준 국내 1위 디자인하우스인 에이디테크놀로지 입장에서는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게 박 대표 의견이다.
이를 위해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삼성과 초미세공정 디자인 설계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박 대표는 “삼성 파운드리 생태계를 강화해 팹리스 고객사에 부가가치를 제공할 것”이라며 “하반기부터는 독자적 고객 유치 등 사업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이디테크놀로지 회사 내실도 탄탄히 다질 계획이다. 연말까지 대규모 인력 채용도 진행할 예정이다. 유럽과 미국, 중국 등 해외 지사 설립을 추진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박 대표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반도체 업계가 들썩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기회를 잘 활용해 전기차, ADAS, 자율주행용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영역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