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CEO]윤성국 클로버게임즈 대표 "게임·문화 역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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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국 클로버게임즈 대표

“게임이 산업 측면에서 많이 발전했지만 문화 역량을 잃었습니다. 이를 고민하고 연구해서 콘텐츠로 풀어낼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윤성국 클로버게임즈 대표는 31일 게임이 산업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 가치도 함께 추구하려면 공감을 끌어내는 문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로 윤 대표는 클로버게임즈 설립 첫 게임인 '로드 오브 히어로즈'로 증명했다. 지난해 3월 출시한 '로드 오브 히어로즈'는 캐릭터 뽑기 없이도 2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2020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최우수상(국무총리상)도 받았다. 규모가 크지 않은 신생기업이 거대 게임사들 틈바구니에서 게임성과 상업성 모두 인정받았다.

게임은 Z세대의 지지를 받았다. 인간의 가치·개성 등에 대한 존중을 담은 스토리가 공감을 끌어냈다.

윤 대표는 “게임이 엔터테인먼트 업종에서 수익성이 좋은 분야가 됐지만 K-팝 아이돌처럼 정말 팬들의 사랑을 받는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면서 “한국 이용자 사이에서 '한국 게임은 하지 않겠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게임이 문화로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표는 “방탄소년단(BTS) 노래를 들으면서 위안을 받는 것처럼 문화의 역할은 젊은 세대에게 교과서에 없는 경험, 사회가 알려주지 않는 가치를 전하고 공감하는 것”이라면서 “이 게임이 얼마나 좋은 문화이고 즐길 만한 문화인지에 대해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의 책임이 필요한 시대”라고 역설했다.

공감을 중요시하는 윤 대표의 지론은 회사 구성이나 개발, 서비스 문화에도 드러난다. 클로버게임즈는 문과생 채용을 선호한다. 인문학이 인간 행동과 선택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윤 대표는 “역사·경제학·철학도 결국 인간의 선택 관련 인문학”이라면서 “생각의 다양성을 녹여 기능이 아닌 문화 차원에서 게임을 바라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속작 '잇츠미'도 마찬가지다. '잇츠미'는 새로운 공간에서 생활을 표방하는 게임이다.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어울린다. 가상 세계에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 여행을 할 수 있다. 지난해 포커스그룹테스트(FGT) 성과는 긍정적이었다. 올해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전작처럼 소비자 수용도가 높은 비즈니스모델(BM)을 적용한다.

윤 대표는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보다 과시할 수 있는 BM을 적용한다”면서 “넷플릭스, 왓챠 같은 가족공유 모델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클로버게임즈는 '잇츠미' 출시 후 결과를 보고 상장에 나선다. 창립 때부터 회계 시스템을 정립하며 기업공개를 준비했으며, 지난해 9월 한국투자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클로버게임즈는 자체 지식재산권(IP)으로 콘솔, 가상현실(VR) 등 플랫폼 확장은 물론 실물 상품으로 확대할 계획도 세웠다. 윤 대표는 “종합 구즈를 만드는 회사와 계약했다”면서 “생명력이 긴 IP를 만들고 연령대가 다양한 팬층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