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가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IT서비스 기업 브랜드 가치 평가에서 글로벌 Top 10에 선정됐다. 영국에 본사를 둔 브랜드 컨설팅 기관 브랜드 파이낸스는 지난 1월말 발표한 ‘글로벌 IT서비스 브랜드 가치 평가’에서 삼성SDS 브랜드 가치를 36.9억 달러(4조 1천억 원), 세계 10위로 평가했다. 뿐만 아니라 삼성SDS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의 IT 투자가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연매출 11조원을 상회하는 견조한 실적을 올렸다. 작년 4분기 실적은 매출액 3조 465억 원, 영업이익 2,838억 원으로 기대치를 크게 웃돌았다.
이런 분위기 가운데 삼성SDS의 자체 솔루션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는 삼성SDS의 RPA 솔루션 '브리티 RPA',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브라이틱스 IoT' 등이 가트너의 매직 쿼드런트에 등재되며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 받았다. 특히 최근 '브리티 RPA'의 약진이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사실 삼성SDS는 RPA 개발 전부터 RPA 솔루션 벤더로서의 복합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랫동안 축적해온 자동화 기술과 수십 년 간의 ITO 사업 경험을 통해 확보한 다양한 업종별 지식, 프로세스에 대한 높은 이해도, 소프트웨어 개발에 특화된 조직, 스스로 개발하고 스스로 레퍼런스가 될 수 있는 자기충족형 조직 역량, 수준 높은 인공지능 기술력 등...
그런데 최근 RPA 솔루션 개발을 총괄하는 AI 사업부 수장에게 R&D, 솔루션 개발과 상품 및 사업 기획 모두를 총괄하는 역할을 부여했다. 즉 고객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가장 빨리 센싱해서 가장 빨리 솔루션에 반영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개발(Development)과 운영(Operation)이 합쳐지는 '데브옵스' 조직보다 지능적으로 더 확장된 개념으로 보이기도 하는 이번 조치 때문일까, 삼성SDS 브리티 RPA는 근래 시장의 피드백에 더욱 날렵해지고, 고객과의 소통에 더 따뜻해졌으며, 차세대 RPA 핵심 기술인 코그니티브 오토메이션 개발의 속도도 더 빨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혁신적 조직의 경우, 수장의 역할과 책임이 막중하기 마련이다. [류지영이 만난 사람]은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삼성SDS AI 사업을 총괄하는 양재영 상무를 만나 보기로 했다. 전형적인 외유내강 스타일에 겸손이 몸에 벤 양재영 상무는 인공지능 분야 세계 3대 인명사전 모두에 이름을 올려 주목을 받았고, 삼성SDS 입사 이후 18년 동안 줄곧 인공지능 연구를 수행해온 인공지능통이자, 삼성SDS 코그니티브 플랫폼 (Cognitive Platform) 개발 주역이기도 하다.

- 최근 시장에서 삼성SDS 브리티 RPA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감사한 말씀이다. 삼성SDS가 2019년에 브리티 RPA 정식 출시한지 3년이 채 안 되었지만, 기존에 저희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자체 자동화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솔루션이다 보니, 기본 기능이 탄탄하면서 쉽고 빠르게 쓸 수 있는 RPA 솔루션이라는 평가를 해주는 것 같다. 하지만 아무리 기능이 좋더라도, 저희와 함께 최선을 다해 세일즈, 딜리버리를 도와주는 국내외 70여 개의 파트너사들과,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주는 고객이 없었다면, 현재의 브리티 RPA는 없었을 것이다.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는 고객이 브리티 RPA의 좋은 점과 개선되어야 할 점에 대해 신속하게 피드백을 준다. 또 한 몸처럼 일하는 파트너사들도 컨설팅, 구축, 기술지원 등 각자의 전문 영역에서 역량을 십분 발휘해준 덕분에, 빠른 시간 내에 브리티 RPA를 업무에 활용하기 편한 솔루션으로 만들어 올 수 있었다."
- 워커의 유형이 지식워커에서 플랫폼워커로 그리고 퓨처워커로 발전한다고 언급했다. 삼성SDS에서 만들어 가는 퓨처워커란 무엇인가?
"산업과 기술의 발전에 따라 시대를 대표하는 워커(Worker)의 유형이 변화하는데, 미래의 워커들은 빅데이터, AI, 로봇 등 사실 이미 익숙하지만 실제 사용하기에는 아직 낯선 기술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크게 두 가지의 유형으로 구분하면, 먼저 AI가 결합된 하드웨어를 활용하는 모습이다. 인간의 근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엑소스켈레톤(Exoskeleton) 기술이나, 아마존이 창고의 물류 관리에 사용하는 키바(Kiva) 로봇, 드론 등 로봇과 협업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제조 현장의 '로봇 팔'처럼, 이제 오피스 환경에서도 AI가 결합된 소프트웨어 형태의 '로봇 팔'을 사용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 분야가 바로 삼성SDS가 가장 주목하고, 또 가장 많은 역량을 보유한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삼성SDS는 사무 업무를 지원하거나, 일부 영역에 대해서는 사람 대신 AI 기술이 적용된 '디지털 워커(Digital Worker)'를 구현하고자 한다.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는 디지털 워커에게 맡기고, 사람은 판단하고 추론하는 창의적인 업무에 집중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다."
- 브리티 RPA는 디지털 워커 구현을 위한 최적의 솔루션을 지향한다. 핵심은 무엇이고 현황은?
"디지털 워커가 다소 먼 얘기로 들리실 수도 있겠지만, 우리와 협업할 수 있는 수준의 퓨처워커를 구현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기술은 '자동화'이다. 정형화된 반복 업무는 이미 현 수준의 RPA로 충분히 자동화할 수 있는데, 여기에 챗봇이나 OCR(광학문자인식) 등 다양한 AI 기술을 결합해 한 단계 더 고도화된 업무를 자동으로 수행하는 '코그니티브 오토메이션(Cognitive Automation)'을 실현하는 것이 다음 과제이다. 브리티 RPA는 빠르게 변화하는 AI 신기술들을 유연하게 탑재하기 위해 플러그인(Plug-in) 아키텍처로 설계했고, ERP, SCM 등의 기간계 시스템과도 밀접하게 연계할 수 있어, 프로세스 전체를 심리스(Seamless)하게 자동화할 수 있는 RPA 솔루션이라고 말할 수 있다."
- 첨단 기술을 리드하는 삼성SDS이지만, 현장 중심 업무 자동화를 위한 사람 냄새 나는 따뜻한 기술과 프로그램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그중 '쓰기 쉬운 RPA',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서 설명해달라.
"지난 수 년 간 국내를 포함해 중국, 브라질, 베트남 등 다양한 국가에서 RPA 사업을 수행해오면서, 기업이 RPA를 도입하는 형태 또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RPA 도입 초기에는 전사 사무국과 같은 중앙 추진 조직 중심의 톱다운 형태로, 중소형의 정형화된 업무를 중심으로 RPA 도입이 많이 이루어졌다. 이후에는 전문 역량을 보유한 CoE(Center of Excellence) 조직을 통해 AI 신기술을 결합해서 보다 복잡한 업무를 자동화하였고, 최근에는 현장의 임직원들이 주도적으로 본인의 업무를 스스로 자동화하는 '현장 중심 업무자동화'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렇게 업무와 프로세스를 가장 잘아는 '시민 개발자(Citizen Developers)'들이 직접 자동화를 개발하고 활용할 경우, 자동화 도입 효과가 극대화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래서 삼성SDS는 브리티 RPA의 버전 업그레이드 시, 최대한 사용하기 쉬운 RPA를 위한 기능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고객들 역시 브리티 RPA의 직관적인 개발 인터페이스, 업무를 녹화해서 자동화를 의뢰하는 스텝 레코더 등의 손쉬운 사용성에 높은 점수를 주는 편이다. 개발에 익숙지 않은 사용자도 큰 어려움 없이 바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현장 인력 눈높이에 맞춘 수준별 맞춤형 온/오프라인 교육과 체험용 라이선스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 현장 중심 업무 자동화에는 '기술지원(트러블슈팅/공방)', 'RPA 포털'도 있다.
"삼성SDS는 브리티 RPA를 활용해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현장 중심의 자동화를 3년째 추진해 오고 있는데, 이를 통해 느낀 중요한 교훈(Lessons Learned) 중 하나는 성공적인 현장 중심 업무 자동화를 위해서는, RPA 포털과 기술지원 전담 조직이 필수라는 것이다. 자동화된 시나리오나 좋은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환경과, 담당 조직을 통해 현장에서 어려운 부분을 적극적으로 지원 받을 수 있는 체계가 갖춰지면, 자연스럽게 RPA에 대한 전사적 공감대 형성과 함께 시너지 효과가 창출된다. 실제로 전사적으로 RPA를 도입하려는 고객들이 우리의 RPA 공방, CoE 조직, 포털 구축 등을 벤치마킹 해, 성공적인 자동화 여정을 추진하고 있다."
- 이제 RPA는 초기 단계에서 하이퍼 오토메이션을 거쳐 코그니티브 오토메이션(cognitive automation) 단계에 와있고, 진정한 자동화는 코그니티브 오토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코그니티브 오토메이션이란 무엇이고 삼성SDS의 코그니티브 오토메이션 추진 전략은?
"삼성SDS가 지향하는 코그니티브 오토메이션의 모습은 자동화 기술에 업종 전문 지식을 학습한 머신러닝, 딥러닝 등의 AI가 결합되어 사람처럼 스스로 추론, 판단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규모가 큰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강소 기업, 일반 개발자, 학생들까지 자유롭게 디지털 워커를 제작하고 운영할 수 있는 플랫폼 제공의 미션을 가지고 2021년 이후의 로드맵과 전략을 수립했다. 브리티 RPA 솔루션을 중심으로 대화형 AI 어시스턴트 솔루션(브리티 어시스턴트), 고객들이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에 AI 기술을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모듈화된 AI 요소기술을 제공하는 '코그니티브 AI 서비스', 태스크 단위 이상의 자동화를 위한 '오토메이션 플랫폼' 등을 통합 연계해, 기업에서 운용중인 핵심 프로세스들을 '심리스(Seamless)'하게 수행하는 디지털 워커라는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운영 체계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 올해와 내년 브리티 RPA의 목표 그리고 RPA 수장으로서의 포부는?
"앞서 설명한 '코그니티브 AI 서비스'와 '오토메이션 플랫폼'은 현재 준비 중인데, 올해까지 개발을 마쳐 연내 오픈하고자 한다. 이를 기존의 브리티 RPA와 API 기반으로 긴밀하게 연계해서 다양한 업무 분야 관련 시스템에서 엔드-투-엔드(End-to-End) 자동화할 수 있게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삼성SDS의 AI 사업 총괄 책임자로서 솔루션 개발과 상품 및 사업 기획을 모두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의 필요한 부분을 가장 빨리 센싱해서 이를 솔루션에 즉각 반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우리가 가진 자동화 기술과 수십 년 간의 ITO사업 경험을 통해 확보한 업종별 지식, 프로세스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기업 고객의 디지털 워커 활용을 위해 필요한 컨설팅, 개발, 운영까지 이르는 모든 과정을 진정성을 가지고 최대한 지원할 것이다."
[삼성SDS 양재영 상무는?]
삼성SDS의 양재영 상무는 RPA 솔루션 '브리티 RPA', AI 챗봇 솔루션 '브리티 어시스턴트(Assistant)' 등 삼성SDS의 AI 솔루션 사업 기획과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한양대학교와 카네기멜론대학교에서 AI 분야(Bayesian network, Information extraction)를 전공한 양재영 상무는 AI 분야 세계 3대 인명사전 모두에 이름을 올리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양 상무는 삼성SDS 입사 이후 AI 연구를 지속 수행해왔으며(Context Awareness, Intelligent search, Human-activity prediction 등), 18년 동안의 AI 분야 경험을 바탕으로 삼성SDS의 코그니티브 플랫폼 (Cognitive Platform)을 개발했다.
류지영 전자신문인터넷 기자 (thankyou@etnews.com)